단독보도

전광훈 일가의 '기업 제국' 실체 드러났다

13개 기업 통해 개인정보 무차별 수집...3곳은 여론조사업 영위

2025-02-12 02:15:45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 일가가 13개 기업을 통해 개인정보를 무차별적으로 수집하고, 일부 기업의 사업목적에는 여론조사 연구 자문 및 조사정보 데이터베이스업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뉴탐사가 등기부등본과 사업자등록증, 기업 약관, 내부 자료 등을 분석한 결과다.


기업명대표이사이사/감사주요 사업목적비고
㈜리앤준전한나박00(감사)콜센터, 부동산 개발, 광고대행전광훈 딸
㈜퓨리턴퍼블리싱전한나이00(감사)출판업, 콜센터 운영전광훈 딸
㈜더엔제이전한나이00(감사)콜센터 대행, 서비스업전광훈 딸
㈜광화문온김대안전한나여론조사, 연구자문, 홈쇼핑전광훈 딸
㈜퓨리턴김바울-음향기기, 조명, 무대장치
㈜뉴퓨리턴양메리이영한(감사)출판업, 콜센터 운영전광훈 며느리
㈜더피엔엘김성용
(前 전한나)
-알뜰폰, 여론조사, 콜센터전 대표: 전광훈 딸
㈜리더스프로덕션이영한전한나여론조사, 유튜브 채널 관리전광훈 딸
선교은행전광훈전한나카드모집, 전자화폐, 신용정보처리부녀 공동경영
㈜원어스박0백김대안(감사)콜센터, 부동산
자유일보전한나-언론사전광훈 딸
리더스픽처스
(2020년 해산)
전한나김바울(감사)영화 제작, 배급전광훈 딸
엔제이브릿지박0은전한나(감사)유가증권·파생상품 투자, 부동산, 콜센터, 꽃배달, 인력파견전광훈 딸
엔제이어스조0영박0백(감사)콜센터, 꽃배달, 신용정보처리, 인력파견


족벌기업의 본산, 장위동 건물


서울 장위동의 한 건물 1~3층에는 전광훈 일가가 운영하는 9개 기업이 집중 입주해 있다. 딸 전한나씨는 ㈜리앤준, ㈜퓨리턴퍼블리싱, ㈜더엔제이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으며, ㈜광화문온과 (주)선교은행의 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또한 ㈜리더스프로덕션과 (주)엔제이브릿지의 감사직과 자유일보 대표까지 맡아 사실상 전광훈 일가의 기업 운영을 총괄하고 있다.


등기부등본 분석 결과, 이들 기업은 콜센터, 알뜰폰, 출판, 광고대행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대부분 콜센터 운영을 사업목적에 포함하고 있어 대규모 개인정보 수집이 가능한 구조를 갖추고 있다.


무차별적 개인정보 수집의 실태


알뜰폰 사업체인 ㈜더피엔엘(퍼스트모바일)의 이용약관을 보면 "휴대폰 주소록, 차량 운행정보, 휴대폰 사용실태, 접속로그, IP 정보"를 비롯해 "쿠키, 접속 IP, 통계 데이터, 홈페이지 설정 정보"까지 광범위한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더욱 주목할 점은 수집된 개인정보가 제3자 정보제공 동의 조항을 통해 계열사인 ㈜어스와 ㈜NJ브릿지와 공유될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 것이다. 이는 개인정보보호법상 '목적 외 이용' 논란을 야기할 수 있는 부분이다.


 ㈜광화문온의 약관에는 "쿠키 수집을 거부할 경우 웹 사용이 불편해지고 로그인이 필요한 일부 서비스 이용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 이는 이용자들의 실질적인 선택권을 제한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여론조사업 등록한 3개 기업의 실체


㈜더피엔엘, ㈜광화문온, ㈜리더스프로덕션 등 3개 기업은 등기부등본상 '여론조사 연구 자문 및 조사 정보 데이터베이스업'을 사업목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이들 기업이 알뜰폰 사업을 통해 수집한 개인정보를 여론조사에 활용했을 가능성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알뜰폰 가입자 정보 악용 가능성 드러나


특히 우려되는 점은 알뜰폰 사업을 통해 수집된 개인정보의 활용 방식이다. 알뜰폰 이용자의 통화 기록, 문자 내역, 데이터 사용 패턴 등을 분석하면 해당 이용자의 정치 성향과 소비 패턴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이렇게 수집된 정보는 맞춤형 여론조사 대상을 선별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런 방식으로 선별된 대상자들에게 여론조사를 실시할 경우, 의도한 방향의 결과를 도출하기가 용이하다는 점이다. 


이는 명태균이 국민의힘 당원들의 성향을 분석해 맞춤형 여론조사를 실시했던 방식과 유사한 구조다. 개인정보를 기반으로 응답자의 성향을 미리 파악하고, 특정 성향의 응답자들을 중심으로 여론조사를 진행하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명태균이 당원 성향까지 분석해 관리​해온 증거(출처 : 신용한)
▲명태균이 당원 성향까지 분석해 관리​해온 증거(출처 : 신용한)


신학교를 통한 영향력 확대


전광훈의 아들과 며느리 양메리씨는 현재 장로회신학대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이다. 양메리씨는 ㈜뉴퓨리턴의 대표를 맡고 있으며, 부부는 '에녹메리선교회'를 통해 매년 장학생을 선발해 1인당 100만~150만원의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장학금 지급 조건에 선교회 프로그램 참여가 필수로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이때문에 향후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교단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해 한국사회에 더 큰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자금의 집결지, 선교은행?


전광훈이 직접 대표를 맡고 있는 선교은행은 모든 계열사 자금이 모이는 핵심 기업으로 의심된다. 등기부등본상 '재휴카드 및 신용카드 모집업, 선불카드 및 전자화폐 판매업, 신용정보 처리 수탁 사업'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선교카드 발급자 수가 2019년 1,300장에서 현재 4만여장으로 급증했다는 사실이다.


선교은행의 신용카드 수수료는 본인이 직접 대표로 있는 선교은행으로 흘러가는 구조로 보인다. 이는 전광훈이 2023년 인터뷰에서 "자유일보에 매달 3천만원씩 지원하고 있다"고 밝힌 것과 같은 맥락으로, 교회 자금이 계열사를 통해 순환되는 것으로 의심된다. 


의심스러운 부동산 자금 흐름


전광훈 일가는 2023년 310억원 규모의 재개발 예정지 사우나 건물을 매입하는 등 부동산 자산 확대에 적극적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매입 자금의 출처다. 교회 헌금으로 부동산을 매입한 뒤 자녀 명의로 이전하는 방식으로 재산을 증식해온 정황이 포착됐다.


뉴탐사가 2023년 만난 부동산 중개인 A씨는 "전광훈 목사가 교회 자금으로 매입한 부동산을 자녀들 명의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30채가 넘는 물건이 거래됐다"고 증언했다. A씨는 "5천만원에서 6천만원 정도 전세를 끼고 투자용으로 매입하는 방식이 반복됐다"며 "교회 헌금으로 산 물건을 자녀 명의로 돌리는 게 반복됐다"고 밝혔다. 


또 투자금에 대한 이익이 발생할 경우, 자신과 어떻게 수익을 나눌 수 있는지도 상세히 설명했다. 


A씨는 2023년 인터뷰에서 전광훈 목사가 사역자들에게 교회 자금으로 사 준 집과 관련해 설명하면서 "안 세어봤지만, 30채는 넘을 것"이라고 직접 인정한 바 있다. 그러면서 "집을 받기 싫어하는 사람까지도 설득해 받게 했다"며 집을 받기 싫어하는 이유는, 어차피 교회에 다시 헌금해야 하기 때문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개인정보 수집·악용 의혹...수사 불가피


전광훈 일가의 기업들이 알뜰폰 사업을 통해 수집한 개인정보를 여론조사에 활용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여부에 대한 수사가 불가피해 보인다. 특히 종교단체가 신도들의 개인정보를 상업적으로 활용하고, 이를 정치적 목적의 여론조사에 사용했다면 이는 중대한 불법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


또한 다수의 계열사를 통한 매출 분산과 교회 헌금으로 매입한 부동산의 증여 과정에서 조직적인 탈세 의혹도 제기된다. 310억원대 사우나 건물 매입 자금의 출처와 함께, 30채가 넘는 부동산의 증여 과정에서 세금 탈루가 있었는지도 철저한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러한 의혹들에 대해 뉴탐사는 전광훈 측에 해명을 요청했으나, 취재 시점까지 답변을 받지 못했다. 개인정보 불법 수집과 세금 탈루 의혹이 겹치면서 검찰과 국세청의 전면적인 수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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