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섭 충주 공장 헐값 매입, 도촌동 땅 투기와 판박이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씨의 고모 김혜섭 목사가 충주 공장을 헐값에 인수한 과정이 최은순 씨의 도촌동 땅 투기 사건과 놀랍도록 유사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드러난 저축은행의 특혜성 대출과 검찰 수사 시기가 맞물린 점이 주목받고 있다.
무자본 인수와 대규모 대출의 수상한 공식
뉴탐사의 심층 취재 결과, 김혜섭 목사는 2019년 7월 69억 원 상당의 충주 공장을 22억 원에 낙찰받았다. 주목할 점은 김 목사가 사실상 자기 자본 한 푼 들이지 않고 이를 인수했다는 점이다. 김 목사는 전 소유주의 20억 원 채무를 승계하고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에서 2억 원을 추가 대출받아 공장을 손에 넣었다.
이는 최은순 씨의 도촌동 땅 투기 수법과 거의 동일하다. 최 씨 역시 175억 원대 땅을 40억 원에 인수하면서 신안저축은행으로부터 특혜성 대출을 받았다. 두 사건 모두 저축은행이 60억 원 이상의 부동산을 담보로 한 채권을 헐값에 넘기고, 오히려 추가 대출을 해준 점이 의심을 사고 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인수 후 대규모 대출이다. 김 목사는 공장 인수 5개월 만에 동서울신용협동조합에서 46억 원을 추가 대출받았다. 최 씨도 도촌동 땅 인수 후 38억 원을 추가로 대출받은 바 있다. 이를 통해 두 사람 모두 실질적으로 '공짜'로 부동산을 취득하고 막대한 현금을 확보한 셈이다.
특히 김 목사는 이 공장에 대해 "하나님이 100억짜리 공장을 주셨다"고 주장해 논란을 더욱 키웠다. 이는 김 목사가 실제 투자 금액과 공장의 실제 가치를 정확히 인지하고 있었음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의도적인 헐값 매입 의혹을 더욱 강화시키는 요소다.
신탁회사를 경유한 다음 소유권 이전
더욱 의혹을 증폭시키는 것은 공장 소유권 이전 과정이다. 김혜섭 목사는 공장을 직접 인수하지 않고 우선 신탁사로 소유권을 이전했다. 등기부등본을 보면, 2019년 7월 26일 국제자산신탁주식회사로 소유권이 이전됐다. 그러다 5개월 후인 2019년 12월 20일 비로소 김혜섭 목사와 장진호 씨가 지배하는 가희산업으로 등기가 변경되었다. 이러한 우회적인 소유권 이전 방식은 실제 소유주를 숨기거나 자금 출처를 은폐하려는 의도로 해석될 수 있다.
하나님의 은총인가, 검찰과 은행의 묵인인가
김혜섭 목사가 "하나님이 100억짜리 공장을 주셨다"고 주장한 발언은 이제 새로운 의미로 해석된다. 실제로 60억 원대 공장을 22억 원에 인수하고, 추가로 38억 원가량을 대출받아 총 100억 원대의 자산을 확보한 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하나님의 은총'이라기보다는 은행의 특혜성 대출과 검찰 수사의 묵인이 만들어낸 결과로 보인다. 전 소유주에 대한 검찰 수사,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의 수상한 대출, 그리고 동서울신용협동조합의 파격적인 추가 대출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이는 마치 검찰과 금융기관이 '하나님'의 역할을 대신한 것 같은 인상을 준다. 결국 김 목사의 '100억짜리 공장'은 권력과 금융의 유착이 만들어낸 특혜의 산물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하나님'은 곧 '검찰'과 '은행'을 뜻하는 것은 아닌지, 그리고 이들이 누구를 위해 일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의문의 공매 절차와 수상한 연결고리
충주 공장 인수 과정을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원래 48억 원이었던 공매 시작가가 하루 만에 22억 원으로 떨어졌다는 점이 석연치 않다. 공매 기록에 따르면, 10분 간격으로 다섯 차례나 유찰을 반복하며 가격을 낮췄다. 이는 일반적인 공매 절차와는 거리가 먼 행태로, 특정인을 위한 맞춤형 공매라는 의혹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특히 주목할 점은 김 목사가 대출받은 동서울신용협동조합이 최은순 씨의 ES빌딩 바로 옆에 위치해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단순한 우연으로 보기에는 석연치 않은 부분으로, 김 목사와 최 씨 사이의 연결고리를 의심케 한다.
검찰 수사와 맞물린 의문의 타이밍
검찰 수사 시기와 공장 매각 시기가 맞물린 점도 의문이다. 2019년 6월, 전 사업주가 밀항하다 구속되자 검찰은 수사를 확대했고, 한 달 뒤 김혜섭 목사가 공장을 인수했다. 이는 최은순 씨의 도촌동 땅 매입 과정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난 패턴이다. 도촌동 땅 매입과정에서 최은순의 동업자 안모씨가 구속됐던 일도 기시감이 들게 한다.
더불어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에 대한 검찰 수사도 의문을 키운다. 2020년 4월, 해당 은행은 저축은행법 위반 혐의로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기관 경고에 그쳤고, 대표는 직무 정지 처분을 받는 데 그쳤다. 이는 대장동 사업과 관련된 부산저축은행 수사를 연상케 한다.
전 대표의 수상한 횡령 무혐의 처분
충주 공장 매각 과정에서 또 다른 의문점은 전 대표 김상진 씨의 횡령 혐의에 대한 검찰의 신속한 무혐의 처분이다. 김상진 씨는 경남제약의 경영 지배인으로 재직하던 중 2019년 4월 25억 원 횡령 혐의로 고소당했다. 그러나 불과 5개월 만인 2019년 9월, 검찰은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주목할 점은 고소 직전 김 씨가 20억 원을 경남제약에 반환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마치 수사를 피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로 보이며, 검찰의 신속한 무혐의 결정과 맞물려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더욱이 이 시기는 김혜섭 목사의 충주 공장 인수 시점과 맞물린다. 20억 원이라는 금액이 충주 공장 매입 가격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두 사건의 연관성에 대한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한동훈 장관 취임 후 금융합수단의 수상한 첫 성과
충주 공장 매각과 관련된 또 다른 주목할 점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 취임 후 출범한 서울남부지검 금융합수단의 첫 성과가 에스마크 관련 수사였다는 사실이다. 2022년 7월, 금융합수단은 에스마크 전 대표 등 4명을 기소했다. 이들은 무자본 인수합병을 통한 주가 조작 혐의를 받았다.
특히 금융합수단은 이례적으로 에스마크 기업 사냥에 동원된 21개 법인에 대해 해산 명령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는 기존 수사 관행에서 벗어난 적극적인 조치로 평가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김혜섭 목사의 충주 공장 인수에 대한 의혹은 전혀 다뤄지지 않았다.
대선 개입 의혹까지 번지는 자금 출처
한편 김 목사는 2022년 대선 당시 극우 유튜버 관리에 1억 원을 썼다고 밝힌 바 있어, 이번 의혹으로 그의 자금줄에 대한 의문이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김 목사가 운영하는 교회를 2년간 닫고 컴퓨터 다섯 대로 유튜브 활동을 했다는 증언도 있어, 대선 과정에서의 여론 조작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또한, 김 목사가 인수한 공장은 현재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주변 경비원의 증언에 따르면, 공장은 여러 차례 소유주가 바뀌었고, 마스크 공장으로 운영된다는 소문만 있을 뿐 실제로는 가동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이는 김 목사가 실제 사업 목적이 아닌 투기 목적으로 공장을 인수했다는 의혹을 뒷받침한다.
김 목사와 윤석열 대통령 측은 아직 이 의혹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향후 수사기관의 움직임과 함께, 이 사건이 윤석열 정부에 미칠 정치적 파장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김건희 특검법 재의결을 앞둔 시점에서 이러한 의혹이 불거진 만큼, 정치권의 반응과 후속 대응도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