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아산시 탕정면 주민들은 자신들의 동의도 없이 졸속으로 진행된 산업단지 개발 사업으로 인해 삶의 터전을 잃어가고 있다. 2013년부터 시작된 탕정테크노 산업단지 개발은 당초 고분묘지로 인가받은 곳을 환경평가 1등급임에도 불구하고 산업단지로 변경해 강행됐다. 주민들은 이 과정에서 충분한 보상은커녕 의견 개진의 기회조차 받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산업단지 1공구와 2공구는 무려 23분(직선거리 4.6km) 떨어져 있음에도 별도의 타당성 검토나 심의 없이 하나의 산업단지로 묶여버렸다. 전문가들은 "분리해서 개발했어야 마땅하다"는 의견을 냈지만 무시당했다. 더욱이 2공구는 아파트와 지식산업센터 위주로 개발되며 특혜 의혹마저 제기되고 있다. 실제 탕정 지역은 높은 분양가에도 청약 경쟁이 치열한 '노른자 땅'으로 꼽힌다.
뉴탐사는 산업단지 허가를 내줬을 당시 충남지사였던 양승조 씨와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양 전 지사는 "산업단지를 만들고 기업을 유치하는 것이 지자체의 최고 목표"라며 "주민 동의 없이 사업이 진행된 것은 알고 있지만, 공무원들이 추진하라 해서 그렇게 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래서 일자리도 늘고 지역 경제도 살린다"는 그의 주장과 달리 정작 현지 주민들의 삶은 파탄 나고 있다.
특혜 의혹 속에 대기업만 '노른자' 차지?
삶의 터전을 잃은 주민들과 달리 산업단지 개발의 수혜는 대기업에 집중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실제 민간기업 탕정테크노가 시행사로, 대우건설이 시공을 맡은 탕정지구에선 삼성디스플레이 공장 건설이 예정돼 있다. 주민들은 "대기업들은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지가 상승의 특혜를 누린다"며 "정작 우리 같은 소시민들은 터전을 빼앗기고 쫓겨날 처지"라고 하소연했다.
주민들과 함께 소송에 나섰던 효성그룹 역시 패소하며 논란에 휩싸였다. 대형로펌을 선임하고도 승소하지 못하자 효성 관계자가 "주민 대표의 배신 때문"이라는 식으로 책임을 회피했다.
"억울한 피해 호소하는 이들 전국 곳곳에 있을 것"
주민들은 "우리와 같은 억울한 피해 사례가 전국 곳곳에 있을 것"이라며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어 "개발 이익은 대기업과 특정인에 돌아가고 정작 우리 같은 서민들만 고통받는 현실이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전국의 산업단지나 혁신도시 등에선 비슷한 문제제기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진성 기자와 열린공감TV의 민낯
열린공감TV '진성' 기자로 활동하던 김정기는 제보자들에게 기사 1건당 홍보비 명목으로 200만원을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제보자들에 따르면 "열린공감TV에서 김정기 기자에게 취재를 맡겼고, 인터뷰 후 슈퍼챗 50만원을 쏴 달라고 해서 쏴줬다. 그런데 김정기 기자가 지속적으로 기사 1건당 금품을 요구, 김영란법 저촉 우려해 홍보업체 통해 건당 200만원 요구했다"고 한다.
뉴탐사는 제보 내용이 사실인지 확인하기 위해 제보자로 가장해 김정기 씨에게 연락해봤다. 김정기 씨는 실제로 제보 내용과 거의 비슷한 제안을 하며 홍보비와 영상 제작비 등을 요구했다.
뉴탐사는 제보자들이 알려준 홍보업체에 문의한 결과, 김정기 기자의 연락처를 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홍보업체로부터 "김정기 기자가 담당했던 아산 건의 경우 200만원 정도였다"는 답변을 들었다. 그러나 정작 김정기 씨는 지난 4월 8일 열린공감TV에서 퇴사했으며 "어떤 불미스러운 일도 없었다"고 해명했다. 심지어 그는 "자신은 기자가 아닌 홍보대행사"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정기 씨가 출연한 지난 2월 16일자 열린공감TV 영상을 보면, 정천수 씨가 방송에서 김정기를 '진성 기자'로 소개하며 "진성 기자는 탐사 취재를 위해서 얼굴 등 신원이 드러날 경우 위험이 예상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등을 지고 보도할 수밖에 없다"며 시청자들의 양해를 구했다. 더욱이 그간 김정기는 열린공감TV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정천수 편에서 수많은 기사를 써왔다. 이 모든 기사가 홍보비를 받고 작성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뉴탐사의 취재에 대해 정천수 씨는 권지연 기자와 통화를 하자마자 전화를 끊었다. 열린공감TV 대표 김희재 씨는 "김정기가 본인 의사로 그만뒀고, 금전거래가 있었는지는 몰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