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보도

원플러스 원 산업단지 개발로 땅 빼앗긴 주민들

기사 써주겠다며 돈까지 뜯어내려한 자들

2024-05-30 23:56:00

충남 아산시 탕정면 주민들은 자신들의 동의도 없이 졸속으로 진행된 산업단지 개발 사업으로 인해 삶의 터전을 잃어가고 있다. 2013년부터 시작된 탕정테크노 산업단지 개발은 당초 고분묘지로 인가받은 곳을 환경평가 1등급임에도 불구하고 산업단지로 변경해 강행됐다. 주민들은 이 과정에서 충분한 보상은커녕 의견 개진의 기회조차 받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산업단지 1공구와 2공구는 무려 23분(직선거리 4.6km) 떨어져 있음에도 별도의 타당성 검토나 심의 없이 하나의 산업단지로 묶여버렸다. 전문가들은 "분리해서 개발했어야 마땅하다"는 의견을 냈지만 무시당했다. 더욱이 2공구는 아파트와 지식산업센터 위주로 개발되며 특혜 의혹마저 제기되고 있다. 실제 탕정 지역은 높은 분양가에도 청약 경쟁이 치열한 '노른자 땅'으로 꼽힌다.


뉴탐사는 산업단지 허가를 내줬을 당시 충남지사였던 양승조 씨와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양 전 지사는 "산업단지를 만들고 기업을 유치하는 것이 지자체의 최고 목표"라며 "주민 동의 없이 사업이 진행된 것은 알고 있지만, 공무원들이 추진하라 해서 그렇게 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래서 일자리도 늘고 지역 경제도 살린다"는 그의 주장과 달리 정작 현지 주민들의 삶은 파탄 나고 있다.


특혜 의혹 속에 대기업만 '노른자' 차지?


삶의 터전을 잃은 주민들과 달리 산업단지 개발의 수혜는 대기업에 집중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실제 민간기업 탕정테크노가 시행사로, 대우건설이 시공을 맡은 탕정지구에선 삼성디스플레이 공장 건설이 예정돼 있다. 주민들은 "대기업들은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지가 상승의 특혜를 누린다"며 "정작 우리 같은 소시민들은 터전을 빼앗기고 쫓겨날 처지"라고 하소연했다.


주민들과 함께 소송에 나섰던 효성그룹 역시 패소하며 논란에 휩싸였다. 대형로펌을 선임하고도 승소하지 못하자 효성 관계자가 "주민 대표의 배신 때문"이라는 식으로 책임을 회피했다. 


"억울한 피해 호소하는 이들 전국 곳곳에 있을 것"


주민들은 "우리와 같은 억울한 피해 사례가 전국 곳곳에 있을 것"이라며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어 "개발 이익은 대기업과 특정인에 돌아가고 정작 우리 같은 서민들만 고통받는 현실이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전국의 산업단지나 혁신도시 등에선 비슷한 문제제기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진성 기자와 열린공감TV의 민낯


열린공감TV '진성' 기자로 활동하던 김정기는 제보자들에게 기사 1건당 홍보비 명목으로 200만원을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제보자들에 따르면 "열린공감TV에서 김정기 기자에게 취재를 맡겼고, 인터뷰 후 슈퍼챗 50만원을 쏴 달라고 해서 쏴줬다. 그런데 김정기 기자가 지속적으로 기사 1건당 금품을 요구, 김영란법 저촉 우려해 홍보업체 통해 건당 200만원 요구했다"고 한다.


뉴탐사는 제보 내용이 사실인지 확인하기 위해 제보자로 가장해 김정기 씨에게 연락해봤다. 김정기 씨는 실제로 제보 내용과 거의 비슷한 제안을 하며 홍보비와 영상 제작비 등을 요구했다.


2024년 5월 29일 11:00 서울 강남구청 맞은편 카페
김정기 기자
예산 600이면, 한 300정도는 변호사. 아까 얘기한 것처럼 가끔 로스쿨 갓 졸업해서 검사 임용도 안되고 판사 임용도 안되고 깝깝한 애들 있단 말이에요. 변호사 등록은 돼 있는 애들. 그런 애들을 쓰시라는 거에요. 차라리.
취재진(제보자 위장)
그럼 남은 300은요? 왔다 갔다?
김정기 기자
그 300을 가지고 홍보비용으로 쓰라는 거예요. 제 얘기는. 그거는 제가 세금계산서를 끊어서 해드릴 수도 있고 제가 프리랜서로 소속돼 있는 곳은 OOOO 이니까 OOOO 통해서 일을 보셔도 되고. 
취재진(제보자 위장)
OOOO에다가 그럼 저희가 광고비 쪽으로?
김정기 기자
광고비로 협찬하셔도 되고.
취재진(제보자 위장)
그럼 광고비 말고 또?
김정기 기자
저한테 주시면 홍보 대행료
취재진(제보자 위장)
그러면 저희가 입금시켜 드리면 홍보대행료 처리해서 세금계산서를 발행해 주신다?
김정기 기자
필요하시면 계산서 발행해 드릴 수 있고요.
취재진(제보자 위장)
계산서까지 굳이?
김정기 기자
아 왜냐면 깔끔한 게 좋으니까. 왜냐면 제가 기자로서 대표님을 만나면 그 300만원 받는 순간에 저는 빵을 가요.
취재진(제보자 위장)
600하고 300(변호사) 쓰고 300으로 홍보비를 해라?
김정기 기자
300으로 홍보대행사로 해서 일단 OOOO만 먼저 나가요. 제가 취재부터 해서 쭉 자료를 만들어놓고. 왜냐하면 다른 언론사에 던져줘봤자 얘네들이 3,4일 5일 걸리는 취재할 것 같으세요? 취재해서 자료를 딱딱딱딱딱 만들어서 애들이 쓸 세트를 딱딱딱 만들어줘야 되는 거고.
취재진(제보자 위장)
일단 예시를 줘야 되는구나
김정기 기자
그 다음에 언론보도가 나간 다음에 그거 보고 유튜브가 쫓아 들어가게 만들어야 되는거고 그때 가서 추가 비용이 들면 그때가서 또 말씀을 드리면 되는 거예요. 제가 이 건 갖고서 집을 한 채 사겠어요, 아니면 대표님한테 호구 잡았다고 해서 맨날 용돈 받고 살겠어요.
취재진(제보자 위장)
홍보대행을 맡기면 몇군데... 일단 OOOO 한 군데만?
김정기 기자
일단 그렇게만 생각하시고 더 나오면 좋다고 생각을 하세요
취재진(제보자 위장)
'건 바이 건' 이라고 하셨어
김정기 기자
그 다음에 또 중요한 건 뭐냐면 그거 갖고 유튜브들 쭉쭉쭉 해서 유튜브 애들은 얼마 줄게 해달라고 하면 안돼요. 너 이거 나가면 조회수 나올 거야. 슈퍼챗 좀 나올거야. 이런 식으로 얘기를 하라는 거예요. 제 얘기는요. 그래서 걔네들은 나가는 거 봐서 후원금을 쏴주면 되는 거예요. 무슨 얘기인지 알겠죠?
취재진(제보자 위장)
방송 나가는 중에? 슈퍼챗 같은 거? 그거는 그러면 플러스 잖아. 600으로 안되는거 아니예요?
김정기 기자
그 안에 예산에 맞추셔야죠. 제가 알아서 한다니까요. 그건.
취재진(제보자 위장)
그 600안에?
김정기 기자
네. 근데 추가될 수는 있어요. 근데 그거 제가 오픈해서 얘기하면 되는 거예요.
취재진(제보자 위장)
편집비가 그때 얘기하신게 200 얘기하신?
김정기 기자
그건 동영상을 직접 제가 만들 때는 편집비가 100, 200 나와요. 동영상을 제가 만들어서 줄 때는 그 정도 나오는거고 제가 생각하는 거는 그냥 쇼츠 비슷하게 해가지고. 그냥 제가 자료영상 줘가지고, 내용 줘가지고 그냥 올리게 하는 거고 그건 서로 부담이 없거든.


뉴탐사는 제보자들이 알려준 홍보업체에 문의한 결과, 김정기 기자의 연락처를 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홍보업체로부터 "김정기 기자가 담당했던 아산 건의 경우 200만원 정도였다"는 답변을 들었다. 그러나 정작 김정기 씨는 지난 4월 8일 열린공감TV에서 퇴사했으며 "어떤 불미스러운 일도 없었다"고 해명했다. 심지어 그는 "자신은 기자가 아닌 홍보대행사"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정기 씨가 출연한 지난 2월 16일자 열린공감TV 영상을 보면, 정천수 씨가 방송에서 김정기를 '진성 기자'로 소개하며 "진성 기자는 탐사 취재를 위해서 얼굴 등 신원이 드러날 경우 위험이 예상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등을 지고 보도할 수밖에 없다"며 시청자들의 양해를 구했다. 더욱이 그간 김정기는 열린공감TV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정천수 편에서 수많은 기사를 써왔다. 이 모든 기사가 홍보비를 받고 작성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뉴탐사의 취재에 대해 정천수 씨는 권지연 기자와 통화를 하자마자 전화를 끊었다. 열린공감TV 대표 김희재 씨는 "김정기가 본인 의사로 그만뒀고, 금전거래가 있었는지는 몰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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