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옵티머스·삼부토건 연결고리 '조성옥'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이 이재명 게이트인 양 검찰과 법원이 몰아가고 있지만, 실상은 주가조작 세력의 놀이터였던 쌍방울의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공범 이종호가 언급한 삼부토건과 조성옥. 이 두 키워드는 라임, 옵티머스 사건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뉴탐사는 조성옥이라는 인물을 심층 취재함으로써 쌍방울 대북송금, 라임, 옵티머스 사건이 별개의 사안이 아님을 밝히고자 한다. 이를 통해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의 본질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삼부토건-라임-옵티머스 연결고리
삼부토건의 지배기업인 코디엠의 1대 주주는 조성옥 가족이다. 라임 사건에는 조성옥 가족기업인 루트원플러스(후에 휴스토리로 변경)가 연루됐다. 옵티머스 사건에서는 조성옥과 특수관계에 있는 빌리언이 등장한다. 옵티머스가 무자본 인수합병한 성지건설의 2대 주주가 바로 빌리언이었다.
주목할 만한 점은 빌리언과 루트원플러스의 사무실 주소가 같다는 것이다. 더욱이 양동길이라는 인물이 두 회사에 모두 관여하고 있다. 양동길은 루트원플러스의 특수관계인으로 공시자료에 등재돼 있으며, 빌리언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루트원플러스의 양동길 대표는 "조성옥 회장을 모른다"고 했으며, 회사가 한때 삼부토건의 대주주였다는 사실조차 부인했다. 빌리언 사무실에서도 직원들은 취재를 거부했다. 조성옥 전 회장의 "수차례 압수수색" 주장과 달리, 양동길 대표는 "단 한 번도 검찰이 온 적이 없다"고 말해 의혹을 더했다.
루트원플러스의 지배구조 변화
루트원플러스의 1대 주주는 원래 조성옥의 배우자 박란희였다. 그러나 2019년, 크레센이라는 회사가 갑자기 95%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1대 주주로 등장했다. 크레센은 허원혁이 100% 지분을 가진 회사다. 허원혁은 과거 루트원플러스 조합 지분을 가졌던 에스모의 사내이사로 활동했다. 이러한 정황으로 미루어 볼 때, 루트원플러스의 실소유자는 여전히 조성옥으로 추정된다.
삼부토건 지배구조의 변화
삼부토건의 지배세력은 2016년부터 거의 매년 변화했다. 2016년까지 조남욱 회장 일가가 지배하다 2017년 디에스티로봇(조성옥+조폭세력+?), 2019년 코디엠(쌍방울 2대 주주+조성옥+?), 2020년 휴림로봇(친 이낙연 세력+조성옥+?)으로 바뀌었다. 2022년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에는 검사 출신 정창래의 디와이디(친 김건희 세력+조성옥+?)가 주도권을 잡았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이 모든 변화 과정에서 조성옥이 계속해서 관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윤대통령 당선 후인 2022년 3월~4월 휴림로봇에서 휴스토리로,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얘기가 나오기 직전인 2023년 2월 휴스토리에서 디와이디로의 최대주주 변경은 의미심장하다.
검찰 수사와 조성옥의 생존
조성옥은 문자 인터뷰를 통해 자신은 라임과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남부지검에서 10번의 압수수색을 받았고, 직원 12명 뿐만 아니라 자신의 아들까지 구속됐음에도 조성옥 본인은 무사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수사 시기다. 라임 사태는 2020년 3월에 터졌지만, 1년간 조용하다가 윤석열 검찰총장 사퇴 직후인 2021년 3월부터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됐다. 조성옥의 아들 조원일도 이때(2021.3.30) 체포됐다.
한편, 윤석열의 심복인 김유철 검사가 옵티머스 사건에서 윤석열을 불기소 처리했고, 나중에 대통령 취임 직전 공수처가 최종 면죄부를 줬다. 김유철 검사는 현재 수원지검장으로서 윤석열 대통령의 정적인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 수사에 집중하고 있다.
이처럼 복잡하게 얽힌 사건들과 조성옥의 역할, 그리고 검찰 수사의 타이밍은 많은 의혹을 불러일으킨다. 조성옥이 어떻게 이 모든 사건의 중심에 있으면서도 법망을 빠져나갈 수 있었는지, 그 배경에 어떤 힘이 작용했는지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해 보인다.
조성옥 부부, 호화 저택에서 여유로운 생활중
취재진이 찾은 조성옥의 팔당 저택은 그의 권력과 부를 여실히 보여줬다. 평당 900만원에 거래됐다는 500평 부지 위에 지어진 한옥은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룬 호화 주택이었다.
대문 앞 1억5천만원짜리 소나무는 이 집의 시작에 불과했다. 저택 내부에는 고급 정원수들이 가득했고, 인근 주민들은 조성옥이 별도의 대규모 정원까지 소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저택 외에도 양평에 또 다른 호화 주택을 소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조성옥은 원래 윤석열 대통령 측근인 김한길의 집을 매입했는데 양평 집이 강이 보이지 않아 팔당호가 보이는 곳에 저택을 지은 것이라고 인근 주민들은 전했다.
조성옥은 이 두 집을 오가며 호화로운 생활을 즐기고 있었다. 아들은 라임 사태로 20년 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지만, 조성옥 부부는 평화롭고 안락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대형 금융 스캔들의 중심에 있던 인물이 이처럼 호화로운 삶을 누리고 있다는 사실은 많은 의문을 낳는다. 라임과 옵티머스 사건, 그리고 삼부토건의 복잡한 지배구조 변화 과정에서 조성옥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어떤 세력들이 개입했는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