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사태 이후 국민의힘 의원들의 표심은 헌정질서 수호에서 윤석열 비호로 급격히 돌아섰다. 뉴탐사가 12월 3일 이후 진행된 5차례 주요 표결을 분석한 결과, 108명의 의원 중 85명이 탄핵에 반대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체 의원의 78.7%에 달하는 수치다. 마치 8.15 해방 직전까지 일제의 패망을 예측하지 못했던 친일파처럼, 이들은 끝까지 탄핵 가결을 읽지 못했다. 계엄 해제 요구안부터 김건희특검법까지, 이들의 표결 행태는 민주주의 수호에서 내란수괴 비호로 향하는 비극적 궤적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민주주의보다 윤석열"...55인의 흔들림 없는 내란수괴 비호
첫 그룹은 다섯 차례 표결에서 단 한 번의 이탈도 없었던 55명의 '확신범'이다. 이들은 12월 3일 계엄 해제 요구안 표결에서 불참했고, 이후 내란 상설특검법, 윤석열 체포동의안, 2차 내란특검법, 김건희특검법 표결에서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반대표를 던졌다. 권성동, 추경호 등 당 지도부를 중심으로 TK·PK 지역 의원들이 주축이 됐다. 윤상현의 경우 "내란은 성립되지 않는다"며 앞장서서 목소리를 높였고, 나경원, 이철규 등 윤석열의 최측근들도 이 대열에 합류했다. 이들에게 군 병력 동원이라는 내란 시도는 안중에도 없었다. 그저 '윤석열과 끝까지 함께 가겠다'는 충성만이 있었다. 민주공화국의 국회의원이라면 당연히 반대했어야 할 내란 시도 앞에서, 이들은 오히려 내란수괴를 비호하는 데 앞장섰다. 국민의힘의 민낯이자 정체성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내란 저지' 의지에서 '내란수괴 비호'로 돌아선 11인
두 번째 그룹은 처음엔 계엄 해제에 찬성했다가 입장을 180도 바꾼 11명이다. 곽규택, 장동혁, 박정하 등은 12월 3일 계엄 해제 찬성으로 군사 쿠데타 세력에 반대하는 용기 있는 결단을 보여줬다. 하지만 이들의 '양심의 시간'은 길지 않았다. 12월 10일을 전후해 돌연 입장을 바꿨다. 내란 상설특검법까지는 찬성했지만, 윤석열 체포 동의안부터는 반대로 돌아섰다. 특히 장동혁 의원의 행보가 극적이었다. 계엄 해제 찬성에서 탄핵 반대로 입장을 바꾸며 한동훈 대표와 정면충돌했고, 결국 최고위원직까지 내려놓았다. 신성범, 정성국, 주진우 의원 등도 같은 길을 걸었다. '내란 저지'에서 '내란수괴 비호'로 향한 11인의 궤적은, 권력 앞에 무너진 양심의 민낯을 보여준다.
"혹시나" 하며 기권했다가 "역시나" 반대로 돌아선 9인
고동진, 권영진, 김기웅 등 9명의 표결 행태는 정치적 기회주의의 전형을 보여준다. 처음에는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기권이나 불참을 선택했다. 내란 상설특검법 표결에서도 기권으로 입장을 감췄다. 하지만 당내 반대 기류가 강해지자 '역시나' 하며 반대로 돌아섰다. 윤석열의 탄핵이 부결될 거라는 오판이 결정적이었다. 김종양, 엄태영, 이달희 등도 비슷한 패턴을 보였다. 이들은 마치 어느 쪽이 유리할지 저울질하다가 막판에 잘못된 선택을 한 셈이다.
불참과 반대로 일관하다 탄핵 반대를 선택한 5인방
김은혜, 송석준, 조은희, 주호영, 조정훈 등 5명의 표결 행태는 특별했다. 이들은 계엄 해제 찬성도, 반대도 하지 않았다. 대신 불참을 선택했다. 이후 법안 표결에서도 반대나 불참으로 일관하다 결국 탄핵 반대를 택했다. 특히 수도권과 TK 지역 중진들이 당론 형성의 한 축을 담당하며, 자신들의 정치적 기반이 될 수 있는 보수층의 결집을 도모했다. 그들은 끝까지 윤석열과 운명을 함께 하려 했지만, 결과적으로 탄핵 가결을 막지는 못했다.
탄핵 가결의 징후를 읽지 못한 마지막 순간의 선택
배현진 의원은 끝까지 탄핵찬반 입장 표명을 거부하다 "이재명에 나라를 넘겨줄 수 없다"며 사실상 반대 입장을 시사했다. 우재준 의원은 계엄 해제 찬성과 양심선언까지 했으나, 결국 "대구 의원"이란 이유로 반대로 돌아섰다. 진종오 의원은 탄핵 찬성에 기울었다가 "추경호를 지켜야 한다"며 투표 직전 입장을 바꿨다. 본인은 기권을 주장했지만, 무기명 투표라 확인은 불가능하다.
5차례 표결을 통해 드러난 '양심의 흐름'은 명확하다. 12월 3일 계엄 해제 찬성으로 시작된 민주주의 수호 의지는 시간이 갈수록 희미해졌고, 결국 대부분이 내란수괴 비호를 선택했다. 전체 의원의 78.7%가 탄핵에 반대했다는 사실은, 이들이 더 이상 민주주의 정당이 아님을 입증하는 결정적 증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