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보도

12.3 내란의 뿌리, 부정선거 음모론 세력 실체 드러났다

윤석열과 김용현에 부정선거 망상 심어준 세력들... 황교안·극우목사·예비역장성·신천지 연결고리

2024-12-29 00:11:27

내란 음모세력의 조직적 시스템 드러나


12.3 내란의 결정적 도화선이 된 부정선거 음모론의 실체가 드러났다. 뉴탐사 취재 결과, 황교안 전 총리를 정점으로 하는 정치권과 극우 개신교 세력, 예비역 장성단, 신천지까지 이어지는 유기적 네트워크가 확인됐다. 특히 충격적인 것은 이들이 '중국 해커 90명의 선거연수원 침투설'이라는 허위 정보를 퍼뜨리며 계엄군 투입의 근거로 삼았다는 점이다.


뉴탐사 취재 결과, 계엄군은 과천 중앙선관위뿐 아니라 수원 선거연수원에도 대규모로 투입됐다. 특전사 133명, 방첩사 33명, 경찰 11명 등 총 277명의 병력이 선거연수원에 배치됐다. 이는 중앙선관위 투입 인원과 맞먹는 규모다. 주목할 만한 점은 검찰이 수원 선거연수원 침투 사실을 수사 결과로 발표한 직후인 12월 27일, 황교안이 돌연 '중국 해커 90명의 선거연수원 침투설'을 주장했다는 사실이다. 왜 선거연수원에 이례적인 규모의 계엄군이 투입됐는지에 대한 해명이 필요한 시점에서 나온 이 주장은 새로운 의문을 낳고 있다.


더욱 주목할 점은 황교안이 계엄 해제 의결 30분 전인 12월 4일 0시 28분, 우원식 국회의장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 체포를 주장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황교안이 내란 계획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음을 시사한다.

▲계엄 해제 요구안의 국회 통과 직전에 황교안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 우원식과 한동훈 체포를 주장하고 있다. 당시는 한동훈은 체포 대상에 거론되지 않았던 시점이다.
▲계엄 해제 요구안의 국회 통과 직전에 황교안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 우원식과 한동훈 체포를 주장하고 있다. 당시는 한동훈은 체포 대상에 거론되지 않았던 시점이다.


'친황교안' 라인의 실체


추경호 전 경제부총리는 이명박-박근혜-윤석열 정부를 거치며 요직을 역임했지만, 정작 그의 실체는 '친황교안 라인'이었다. 황교안 당대표 시절 총선기획단 간사를 맡았던 추경호는 올해 8월에도 국회에서 황교안과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누는 모습이 포착됐다.


황교안의 세력 과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12월 19일, 그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 수 있었던 것은 검사 출신 국민의힘 정점식 의원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는 황교안을 중심으로 한 검찰 출신 인사들의 네트워크가 여전히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대통령실까지 파고든 '부정선거' 망상


부정선거설이 어떻게 윤석열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에게 전달됐는지도 확인됐다. 뉴탐사가 단독 입수한 증언에 따르면, 부정선거 음모론의 핵심 전파자인 장재언 박사는 "김용현이 내 자료를 100% 봤다"며 "다수의 육사 선배들이 김용현에게 자료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 자료는 대통령실 고위 인사들에게도 최소 두 차례 이상 보고된 것으로 드러났다. 단순 음모론이 아닌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전파 과정을 거쳐 권력 핵심부까지 침투한 것이다.


삼각 네트워크로 퍼진 음모론


황교안 전 총리를 중심으로 한 첫 번째 축에서는 박주현 변호사가 핵심 역할을 맡았다. 박 변호사는 대통령실과 직접 소통하며 부정선거 의혹을 전달했다. 황교안의 측근은 "박주현 변호사와 변호사 두세 명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을 만나 부정선거 관련 정식 브리핑을 했다"고 증언했다. 특히 박 변호사는 자신이 작성한 보고서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최소 두 차례 보고됐다고 주장했다.


두 번째 축인 극우 개신교 세력은 전광훈 목사가 이끌었다. 전광훈은 12월 6일 한 개신교 매체와의 통화에서 충격적인 발언을 했다. "대통령실 고위 인사가 자신을 방문했다"며 "북한의 선관위 해킹 때문에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이라고 했다. 이는 부정선거설이 단순한 괴담이 아닌 정권 실세들과의 교감 속에 퍼져나갔음을 시사한다.


예비역 장성들이 만든 음모론의 온상


세 번째 축은 예비역 장성들의 모임 '대한민국수호예비역장성단(대수장)'이다. 주목할 점은 이 단체의 수장이 윤석열 대선 캠프 국방정책특보 출신인 김근태 예비역 대장이라는 사실이다. 김근태는 윤석열 대선 캠프의 '3인의 4성 장군' 중 한 명으로, 정진석 현 대통령비서실장과도 오랜 정치적 인연을 맺어왔다.


대수장은 지난 9월 27일 장재언 박사를 초청해 부정선거 브리핑을 주최했다. 이 자리에는 이후 내란 혐의로 구속된 노상훈도 참석했다. 이는 12.3 내란 세력이 이미 9월부터 조직적으로 움직였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특히 윤석열 정부의 실세인 정진석 비서실장과 가까운 김근태가 이 과정에서 핵심적 역할을 한 것으로 드러나, 부정선거 음모론이 권력 핵심부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었음을 시사한다.


신천지까지 드리운 그림자


부정선거 음모론 확산 과정에서 신천지의 개입 정황도 포착됐다. 윤석열 대선 캠프의 여론조작팀 '네트워크어게인'을 운영했던 이영수는 신천지와 정치권을 연결하는 핵심 고리로 지목된다. 주목할 만한 점은 부정선거 음모론을 집중 보도한 스카이데일리가 신천지 홍보 기사를 다수 게재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부정선거 음모론 확산에 신천지가 일정한 역할을 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망상의 현실화 과정


윤석열은 당초 2020년 총선 부정선거설에 동의하지 않았다. 변화는 2024년 4월 총선 패배 이후 시작됐다. 장재언 박사의 증언에 따르면, 과천경찰서에 제출한 부정선거 고발장이 각하되자 대수장이 그를 불러 브리핑을 요청했다. 이후 부정선거설은 예비역 장성들을 통해 군 수뇌부로 전달됐고, 결국 12.3 내란의 빌미가 됐다. 김용현 전 장관이 12월 6일 "선관위 부정선거 수사를 위해 계엄이 필요했다"고 실토한 것은 이를 입증한다.


이번 취재로 전직 고위 공직자들의 망상이 어떻게 대한민국을 위기로 몰아넣었는지 그 경로가 드러났다. 부정선거 음모론을 조직적으로 유포하고 12.3 내란의 도화선이 된 이들 세력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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