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보도

계엄 4개월 전 김건희 라인이 권력기관 장악했다... 검찰은 왜 이상민 수사 안 하나

"내란 미리 준비됐다"... 검찰·경찰·국정원 핵심 인사 8월에 일제히 교체

2025-02-23 00:10:23

탄핵 심판이 종결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내란 음모의 전모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은 이제 기정사실로 여겨지는 분위기다. 한편 12·3 계엄의 사전 준비 과정에서 김건희 씨의 역할이 점점 뚜렷해지고 있으며, 검찰과 경찰, 국정원 등 권력기관 주요 인사들이 계엄 4개월 전 일제히 김건희 측근으로 교체된 정황이 확인됐다.


대전 극우집회 인파 듬성듬성... "탄핵기각 어려울 것" 속내 드러내


대전에서 열린 탄핵 반대 집회는 이전 광주 집회보다 참석자가 크게 줄어든 모습이었다. 취재진의 현장 확인 결과, 주최 측 발표와 달리 참석자는 많아야 1만 5천 명 수준이었다. 이는 탄핵 기각이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열기가 식은 것으로 분석된다.


현장 인터뷰에서 한 참가자는 "솔직히 좀 어려울 것 같다"며 "헌법재판소 변론 내용을 봤을 때 탄핵이 기각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토로했다. 또한 참가자들 대부분이 지난주 광주 집회에도 참석했던 이들로, 전국 각지에서 동원된 인원이 대부분이었다.


집회 참가자들은 왕복 교통비 3만 원을 내고 버스를 타고 왔으며, 김밥 한 줄을 제공받는 수준의 지원을 받았다고 밝혔다. 한 참가자는 "본인도 자발적으로 버스 대절비를 내고 광주에 이어 대전 집회에도 참석했다"며 대선이 이루어지더라도 "이재명은 안 된다"고 강조했다.


탄핵 기정사실화... 여론조사서 국힘 지지율 급락


최근 한국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중도층에서 국민의힘과 민주당 지지율 격차가 22%p까지 벌어졌다. 이는 일주일 전 5%p에서 크게 확대된 것이다. 탄핵 반대 집회가 오히려 중도층의 등을 돌리게 한 것으로 분석된다.


"중도층 10% 이상 격차가 생기면 대선에서 국민의힘은 승리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왔다. 특히 민주당을 싫어하는 중도층조차 현 여당의 극우화 경향에 등을 돌리는 현상이 뚜렷하다.


탄핵에 대한 여론도 1월 둘째 주 수준으로 돌아가, 찬성 의견이 다시 크게 우세해졌다. 여론은 정권 말기 혼란에서 벗어나 원래의 추세로 돌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의 계엄 사전 준비... 권력기관 수장들 일제히 교체


지난해 8월, 계엄 4개월 전 주요 권력기관장들이 김건희와 가까운 인물들로 일제히 교체된 사실이 밝혀졌다. 심우정 검찰총장(8월 11일), 김용현 국방장관(8월 12일), 조지호 경찰청장(8월 12일), 김봉식 서울경찰청장(8월 14일), 김상민 국정원장 특보(8월 29일) 등이 거의 동시에 임명됐다.


특히 김상민 검사는 김건희 씨가 창원 의창구 국회의원 공천을 주려 했던 인물로, 명태균 게이트 관련 김건희와의 통화 복기에서도 언급됐다. 김건희 씨는 "선생님~ 김상민 검사 조국수사 때 정말 고생 많이 했어요. 김상민이 의창구 국회의원 되게 도와주세요. 김영선 의원은 어차피 컷오프라면서요. 김상민은 지난 대선 때 누가 대통령이 될지 모른다면서 집에서 놀다가 대선이 끝나니 한자리 하려고 기어 나온 기회주의자입니다. 그런 사람이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되면 되겠습니까? 윤한홍 의원도 맞다고 하면서 김상민 검사가 의창구 국회의원이 되어야 한다고 했어요. 그래서 내가 박완수 지사에게 전화해서 김상민 검사를 도우라고 했어요"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계엄 당일 조태용 국정원장은 김건희 씨와 문자를 주고받았다.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서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의 증언에 따르면, 조태용 원장은 계엄 전날인 12월 2일 오후 5시 51분경과 계엄 당일인 12월 3일 오전 0시 49분경 김건희 씨와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신원식 전 국방장관, "군이 나설 수 없다" 반대하다 교체돼


지난해 3월 말에서 4월 초, 윤석열은 삼청동 안가에서 신원식 당시 국방장관, 조태용 국정원장, 김용현 경호처장, 여인형 방첩사령관과 만찬을 했다. 이 자리에서 윤석열은 "군이 나서야 하지 않느냐"고 언급했고, 신원식 장관은 "역사적으로나 당위성 면에서 적절치 않다. 국민이 용납하지 않는다"며 반대했다. 조태용 국정원장도 "외국에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이후 8월, 신원식 장관은 국가안보실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신원식 전 장관은 인사 이유에 대해 "체코 원전 수주 관계로 좀 빨리 오늘부로 국가안보실장을 교체해야겠다"는 대통령의 말이 있었다고 증언했다.


신원식 장관은 또한 정보사령관 문상호와 여단장 박민우 사이의 갈등 문제로 문상호를 교체하려 했으나, 후임 김용현 장관이 취임 후 유임시켰다고 밝혔다. 문상호는 이후 계엄 시도에 핵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태용 국정원장, 홍장원 1차장의 보고에 "안 놀랐다"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이 윤석열로부터 받은 한동훈 체포 지시를 조태용 원장에게 보고했을 때, 조태용 원장은 전혀 놀라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홍장원은 "방첩사가 이재명, 한동훈을 잡으러 다닌다"고 보고했음에도 조태용은 "내일 아침에 얘기하자"며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또한 홍장원 전 차장이 해임된 12월 5일, 조태용 원장은 김상민 법률특보와 네 차례 통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홍 전 차장은 기조실장도 교체될 예정이었고, 후임으로 김상민이 거론됐다고 증언했다.


이상민 전 장관, 단전·단수 지시했는데 검찰은 왜 수사 안 하나


이상민 전 행안부 장관은 계엄 당일 윤석열, 김용현 국방장관, 박성재 법무부 장관과 함께 대통령 집무실에서 독대했다. 다른 국무위원들보다 늦게 대통령실을 나간 이상민은 귀청 후 소방청장에게 언론사 단전·단수를 지시했으며, 국회의원 출입 통제도 지시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계엄 당일 이상민은 경찰청장, 소방청장에게 여러 차례 전화했고, 이동기지국을 국회의사당과 대통령실 인근에 설치하도록 했다. 또한 계엄 해제 다음날인 12월 4일에는 윤석열과 두 차례 통화했으며, 저녁에는 삼청동 안가에서 박성재 법무부 장관, 이완규 법제처장, 김주현 민정수석과 회동했다.


그러나 이상민에 대한 검찰의 수사는 지지부진하다. 검찰이 이상민에 대해 칼을 빼지 못하는 이유는 이상민이 검찰 수뇌부의 계엄 개입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대선을 앞두고 있는 현재, 내란에 가담한 세력들이 여전히 주요 권력기관을 장악하고 있다는 점은 심각한 문제로 지적된다. 특히 검찰과 국정원, 그리고 이상민의 측근인 박현수가 서울경찰청장으로 임명된 상황에서, 진상 규명보다는 내란 사실 은폐가 더 우려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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