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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키운 김영삼과 닮은 윤석열, 김대중과는 대조적"

김대중 정부 청와대 행정관 출신 안원구 뉴탐사 대표 인터뷰

2024-05-17 22:02:00

영화 '길위에 김대중'이 개봉 이후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리더십이 현 윤석열 대통령과 대조를 이루며 관심을 모으고 있기 때문이다. 시민언론 뉴탐사는 김대중 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행정관으로 근무했던 안원구 대표로부터 김 전 대통령의 리더십에 대해 들어봤다.


"'길위에 김대중'을 보고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제가 청와대 시절 겪은 일들이 떠올랐죠. 김 대통령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걸 깨달았어요."


안 대표는 김 대통령의 재임기 최대 성과로 IMF 외환위기 극복을 꼽았다. 그는 당시 남대문시장을 방문했던 일화를 소개하며 김 대통령의 현장 감각을 높이 샀다.


"외환위기가 한창이던 시기에 남대문시장에 가봤어요. 절반 이상의 점포가 빈 상태더군요. 시장 상인들의 고통을 직접 목격한 거죠. 김 대통령도 이런 현장 보고를 무척 중시하셨어요. 정책을 결정할 때 늘 현장의 목소리를 귀담아들으셨죠."


안 대표는 청와대 재직 시절을 떠올리며 "처음엔 적진에 온 기분이었지만, 김 대통령의 포용력 있는 리더십에 점차 마음을 열게 됐다"고 말했다. 대구 출신답게 청와대 발령 당시만 해도 김 대통령을 '빨갱이'로 여겼다는 그는 재직하며 선입견이 깨졌다고 고백했다.


"김 대통령은 능력을 기준으로 인사를 하셨어요. 출신 지역에 상관없이 일 잘하는 사람을 등용하셨죠. 말씀드린 것처럼 전라도 출신이 다수인 청와대에서 저 같은 경상도 사람도 버틸 수 있었던 건 김 대통령의 포용 리더십 덕분이에요."


인천국제공항 개항 일화에서는 김 대통령의 결단력이 돋보였다. 개항 두 달을 앞두고 대혼란에 빠졌을 때, 김 대통령은 '할 수 있다'는 확신을 준 것. 안 대표는 이를 두고 "지금의 인천공항은 김 대통령의 결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평가했다.


안 대표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의 리더십을 비교하며 일침을 가했다. "김영삼 대통령이 경제를 잘 몰랐던 것처럼, 지금 윤석열 대통령도 그 정도로 보인다"는 것. 그는 김대중 대통령 시절 정책 결정 과정이 지금과는 확연히 달랐다고 지적했다.


"김 대통령은 정책 결정에 앞서 전문가들과 폭넓게 의견을 나누고, 관계 부처와 긴밀히 소통하셨어요. 지금은 어떤가요. 졸속으로 정책을 추진하는 게 다반사죠."


안 대표는 김대중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보다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대중 정부는 남북정상회담, IT강국의 기반 구축 등 한국 현대사에 큰 획을 그었다는 게 그의 평가다. 영화 '길위에 김대중'의 흥행과 더불어 그의 증언은 김 전 대통령의 리더십을 재조명하는 계기를 제공한다. 아울러 윤석열 정부가 귀담아들어야 할 메시지도 던진다. 시대를 관통하는 혜안과 소통, 결단력을 겸비한 리더십에 대한 국민적 열망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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