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보도

경찰, 청담술자리 알리바이 조작 드러났다

한동훈도 알고 있었나

2024-01-31 23:45:14


이른바 '청담동 술자리 게이트' 경찰 수사가 조작됐다는 정황이 뉴탐사 취재 결과 드러났다.


경찰은 지난해 10월 24일 해당 보도를 한 강진구 기자 등 기자 6명과 제보자 이 모씨를 검찰에 송치했다.

청담동 술자리 게이트 보도가 시작된 날로부터 꼭 1년 만이었다. 경찰이 오랜 시간을 들여 더탐사 별내 사무실과 기자들의 자택을 떠들썩하게 압수수색하고 강진구 기자를 두 번이나 구속시키려 했던 것에 비하면, 송치는 매우 조용히 이뤄졌다. 수사결과 발표조차 없었던 것.


경찰은 검찰송치하면서도 청담동 술자리가 있던 2022년 7월 19일 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대통령의 부재 증명을 해 줄 알리바이는 제시하지 않았다.


다만 뉴탐사는 한동훈 장관이 민사 재판부에 증거자료로 제출한 송치결정서 등을 통해, 경찰이 해당 술자리에 동석한 인물로 이세창 전 자유총연맹 권한대행과 챌리스트, 사업가 정모 씨와 밴드마스터, 윤석열 대통령 인수위에 참여했던 이성권 국민의힘 중앙위 부위원장, 변호사 채 모 씨가 있었다고 특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대한민국의 법조인 중 채 씨 성을 가진 사람을 모두 확인하고 사업가 정 씨로부터 크로스 체크하는 방식으로 채 모 변호사와 이성권 부위원장을 찾아냈다. 


그러나 이성권 부위원장은 "나는 청담동 술자리에 동석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채 모 변호사 역시 정식 인터뷰는 거절했으나, 법률 상담을 하는 자리에서 "아마 이세창 씨가 내 이름을 판 것 같다"며 당시 청담동 술자리에 참석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대수롭지 않다는 듯 넘겼다.


수사 중 허위 사실을 증언했다면 조작 수사에 가담한 셈이지만, 그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넘겼다.


채 모 변호사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 당시 법률 대리를 맡았던 이력이 있고, 윤상현 의원의 4.15총선 선거법 위반 무죄 판정을 이끈 변호사로도 알려졌다. 18대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 후보 만들기 조력자로 나섰던 친박라인 이세창 전 권한 대행과의 연결 고리는 어렵지 않게 예측할 수 있다. 이 같은 관계를 고려할 때, 이세창 전 권한대행이 허위로 지목해도 탈이 나지 않을 사람을 골랐다는 의심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한 가지 더 눈여겨 볼 점은, 경찰이 지목한 채 변호사는 김앤장 변호사가 아니다.


챌리스트가 지난해 12월 7일 권지연 기자와 만나 "윤석열과 한동훈을 (2022년 7월 19일) 청담동 술자리에서 본 적 없다"며 3일 발언을 번복하고는, "그날 참석한 변호사는 김앤장 변호사는 30명이 아니다. 김앤장 변호사 1명 있었다"고 주장했던 점을 미루어 볼 때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


서초경찰서 김 모 당담 수사관은 '술자리 동석자들을 모두 조사한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알려줄 수 없다"며 난처해 하더니, "팀장에게 물어보라"고 토스했다.


윤 모 팀장도 답변을 회피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윤 팀장은 "아직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말을 되풀이했다.


이에 기자가 '검찰에서 아직 기소 전이지만, 경찰은 수사를 종결해 검찰 송치한 것 아니냐'고 되묻자, "송치 결정서는 밖으로 나가는 것이 아니다. 알려줄 수가 없다"고 에둘러 말했다.


한편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일 오후 2시 반도체 산업 현장 간담회 참석을 위해 수원 영통구 소재 한국나노기술원을 찾았다. 뉴탐사 취재진은 이날 한 위원장에게 '청담동 술자리가 있던 22년 7월 19일 어디에 있었는지'를 물었으나, 그는 기자를 피하기 바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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