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보도

[단독/이춘발 前 기자협회장 증언] 김앤장 시니어 변호사가 털어놓은 청담술자리 진실

“尹 후원한 서울법대 모임에 김앤장 변호사들 다수 낀 것”

2024-04-30 23:48:00

이춘발 전 기자협회장의 제보, 경찰 수사에서 사라진 김앤장 변호사들


청담동 술자리 사건을 수사한 경찰의 결과 발표에서 김앤장 변호사들의 이름은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조선일보 조차 김앤장 변호사가 청담동 술자리 참석 한 것으로 보도했으나 1년 뒤 경찰 수사 결과에서 김앤장은 완전히 빠진 것이다.


대신 그자리에 이세창의 지인이자 탄핵심판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변호사였던 채명성의 이름이 들어갔다. 채변호사는 "이세창이 내 이름을 판 것 같다"며 청담동 술자리 참석 사실을 부인했다.


이 회장에 따르면, LA에 있는 김앤장 소속 시니어급 변호사가 이춘발 회장의 지인에게 "첼리스트가 나오는 그 청담동 술자리에 참석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 증언은 첼리스트가 그동안 주장해왔던 김앤장 변호사가 있었다고 말한 내용과도 일치한다.

당시에 미국의 LA 쪽에 김앤장에 있던 변호사가 자기 친구래 아주 그러니까 한 시니어급이겠지. 그 시니어급이 있는데 그 친구가 미국에서 우리 친구가 미국에 왔다 갔다 하는 친구인데 얼핏 얘기를 하면서 '그때 자기 있었다'
이춘발 전 기자협회장(2024.4.28)

강진구 기자 구속 위기의 날 제보전화


이 제보는 강진구 기자가 두 번째 구속 위기에 몰린 날 이뤄졌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을 끈다. 2023년 2월 22일 오전, 강진구 기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이 열리기 바로 직전이었다. 운명의 그 날 이춘발 회장은 강진구 기자에게 제보 전화를 걸었다.


이 통화에서 이 회장은 청담동 술자리에 윤석열 대통령 후보를 후원한 서울대 법대 출신 변호사 모임 멤버들이 다수 참석했고, 그중 상당수가 김앤장 소속이었다는 중요한 정보를 전달했다고 한다. 당시 이 회장은 강진구 기자에게 이 사실을 법정에서 변호사를 통해 진술할 것을 권유했다.

김앤장 변호사가 30명이 다 있었던 건 아니야. 그게 무슨 얘기냐. 서울법대 출신들이 선거 때 상당한 돈들을 모아서 같이 후원했던 멤버들이 있대요. 그 멤버들을 아마 위로하고 같이 엮어가지고 한, 그 사람들 있는 김앤장 변호사가 대부분이 많았고
이춘발 전 기자협회장(2023.2.22)

이춘발 회장은 윤석열, 한동훈 참석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 윤대통령 당선에 기여한 서울대 법대 출신 변호사들, 특히 김앤장 변호사들이 모인 자리에 윤대통령과 한장관이 참석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긴 어렵다.


진실 앞에 돌변한 이세창, 속내 들여다보기


방송 후반부에서는 그동안 강진구 기자를 향해 욕설을 퍼부었던 이세창이 돌연 태도를 바꾼 모습이 포착돼 눈길을 끌었다. 청담동 술자리가 있었던 날 밤 첼리스트와 함께 갔던 호텔 이름을 지목하자 이세창은 사실 여부에 대한 답변 대신 오히려 강진구 기자를 치켜세우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는 그동안 숨겨왔던 이세창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하는 대목이다. 그는 이번 총선에서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한 채 정치권에서 소외된 처지에 대한 서운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권력의 중심에서 멀어진 이세창이 변화하는 정치 판도 속에서 자신의 입지를 모색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세창은 심지어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장관만 빼고는 청담동 술자리에 있었던 사람은 모두 인정하겠다"며 그동안 전면 부인해왔던 입장을 뒤집는 듯한 모습까지 보였다. 진실을 둘러싼 이해관계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간접적으로 시사하는 대목이다.


김앤장의 청담동 술자리 흔적 지우기, 김진백 변리사의 역할


청담동 술자리 사건을 취재하던 뉴탐사는 김앤장이 사건의 진실을 은폐하기 위해 움직였다는 정황을 포착했다.


2022년 12월, 김앤장 소속 김진백 변리사는 첼리스트 지인 배득환 씨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청담동 술자리 관련 보도에 대응할 외부 변호사를 소개해 주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이 사실이 알려지자 김진백 변리사는 처음에는 이를 부인하더니 나중에는 아예 전화를 받지 않았다. 반면 배득환 씨는 결국 김진백 변리사와의 문자 내용을 시인했다.


이는 김앤장이 청담동 술자리에 관여된 흔적을 지우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음을 보여주는 단서다. 만약 김앤장이 이 사건과 무관하다면 굳이 이런 행동을 취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런 행태는 김앤장이 청담동 술자리와 밀접한 관계가 있었음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김앤장의 이런 노력 끝에 경찰 수사 결과에서는 이들의 이름이 빠지게 되었다. 하지만 이런 행보는 결국 진실을 덮기 위한 것이었다는 의혹을 오히려 키우는 결과를 낳고 있다.


검찰 수사, 진실 규명 의지 있나 의구심 들어


청담동 술자리 사건의 실체를 밝히는 데 있어 이춘발 전 기자협회장의 증언은 결정적인 단서가 될 수 있다. 이에 뉴탐사는 이 회장의 제보 내용을 검찰에 전달하고, 수사 의지만 있다면 이 회장을 설득해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검찰, 특히 사건을 맡은 유관모 검사는 아직까지 이에 대한 아무런 연락을 취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오히려 검찰은 청담동 술자리의 존재 여부보다는 당시 뉴탐사의 보도 내용이 문제라는 쪽으로 수사 방향을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사건의 본질을 외면한 채 제보자와 언론사를 압박하려는 의도로 해석될 수 있어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진실 규명을 위한 증언을 확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검찰이 스스로 걷어차고 있는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뉴탐사로서는 검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기 어려운 입장이다. 검찰의 수사 의지에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인 만큼, 이들의 소환에 응할 명분을 찾기 힘들다는 것이다.


청담동 술자리 사건은 이제 단순한 술자리 문제를 넘어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사건 규명 의지가 시험대에 오른 사안이 되고 있다. 대통령과 당시 법무부장관과 관련된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이 오히려 진실을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김앤장의 개입 정황을 밝혀냈음에도 검찰이 이를 외면하고 있다는 점은 심각한 문제로 지적된다. 김앤장이 움직이면서 수사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다. 실제로 김진백 변리사가 문자를 보낸 날(22.11.19)은 공교롭게도 경찰의 첼리스트 압수수색(22.11.21) 이틀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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