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보도

검찰, 김성태가 관리한 제우스 1호 조합원 125명 명단 덮었다

증거확보하고도 대북송금 조작수사로 방향전환한 이유는

2024-07-15 23:45:00

제우스 투자조합 의혹, 검찰·법원·언론은 왜 침묵하나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의 핵심 의혹이었던 '제우스 투자조합'이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갑자기 사라졌다. 뉴탐사 취재 결과, 검찰이 공소장에 포함했던 제우스 투자조합 관련 혐의가 1심 판결 보도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더욱 의문스러운 점은 이러한 변화가 2023년 3월을 기점으로 일어났다는 사실이다.


공소장에 있던 4500억 배임 혐의, 언론 보도서 사라져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에 대한 공소장에는 "제우스 1호 투자조합의 조합원 출자 지분 상당 부분을 임의로 감액해 김 전 회장 지분으로 변경하는 등 4500억 원 상당을 배임한 혐의"가 명시돼 있었다. 그러나 지난 7월 선고된 1심 판결을 다룬 언론 보도에서 이 혐의는 찾아볼 수 없었다. 4500억 원이라는 거액의 배임 혐의가 어떤 과정을 거쳐 사라졌는지에 대한 설명은 전혀 없다.


2023년 3월, 수사 방향의 급격한 변화


뉴탐사 취재 결과, 2023년 3월을 기점으로 검찰의 수사 방향에 급격한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시기부터 제우스 투자조합에 대한 언급이 급격히 줄어들고, 대신 '대북송금'과 '방북비용 대납' 의혹에 수사의 초점이 맞춰졌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옥중 비망록에 따르면, 지난해 3월부터 검찰이 "대북송금을 인정하면 주변 조사를 안 하고 재판받은 것도 처벌받지 않을 수 있을 것"이라는 뉘앙스를 주기 시작했다고 한다. 김성태도 "형님! 평생 징역살 수도 있어요. 이재명은 어차피 끝났어요. 검찰 말 듣고 협조해서 빨리 나갑시다"는 내용이 기록돼 있다. 이는 검찰이 피고인을 회유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한다.


언론 보도에서 사라진 제우스 투자조합


뉴탐사는 아직 김성태 전 회장의 1심 판결문을 입수하지 못했다. 그러나 주목할 만한 점은, 지난주 김성태 1심 판결 내용을 보도한 어떤 언론도 제우스 투자조합을 언급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마치 검찰, 법원, 언론이 입을 맞춘 듯한 모습이다.


125명의 조합원, 권력형 비리 의혹


제우스 투자조합은 단순한 투자 단체가 아니라 주가조작의 도구였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조합원 125명의 명단에는 전·현직 법조인과 정관계 인사들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뉴탐사 취재 결과, 이 명단에는 친윤(친 윤석열) 성향으로 알려진 이남석 변호사와 대장동 개발 의혹의 핵심 인물인 김만배의 측근 최우향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남석 변호사는 현 정부와 가까운 인물로 알려져 있어 주목된다.


수사 방향 전환의 의문점


그러나 이들에 대한 수사나 언급은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에서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이는 검찰의 수사 방향이 2023년 3월을 기점으로 급격히 변화한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당초 제우스 투자조합과 그 조합원들에 대한 수사에 집중하던 검찰이 갑자기 대북송금과 방북비용 대납 의혹으로 초점을 옮긴 것은 매우 수상한 대목이다. 이는 수사 과정에서 현 정부와 관련된 인사들이 연루될 가능성을 피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다.


사라진 4500억 배임 혐의, 침묵하는 언론


더욱 이해하기 어려운 점은, 4500억 원에 달하는 거액의 배임 혐의가 재판 과정에서 사라졌음에도 어떤 언론도 이를 문제 삼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제우스 투자조합에 대한 언급이 언론 보도에서 완전히 사라진 것은, 이 사건의 실체가 드러날 경우 현 정부와 사법부에 미칠 파장을 우려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낳게 한다.


제우스 투자조합을 둘러싼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채 사건이 마무리된다면, 이는 사법정의를 훼손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검찰과 법원은 제우스 투자조합 관련 혐의가 왜 사라졌는지, 그 과정에서 어떤 판단이 있었는지 명확히 해명해야 한다.


아울러 언론의 침묵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4500억 원 규모의 배임 혐의가 사라진 것에 대해 어떤 언론도 의문을 제기하지 않는 것은 언론의 역할을 저버리는 것이다. 이에 대한 언론계의 자성도 필요해 보인다.


김영철 검사, 의혹 해명 대신 언론플레이로 일관


한편, 장시호 녹취록과 관련하여 탄핵소추안이 발의된 김영철 검사의 행보도 주목된다. 김 검사는 현재 제기된 심각한 의혹들에 대해 정면으로 해명하지 않은 채, 언론을 통한 우회적 대응에만 치중하고 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 검사는 검사실에서 장시호 아들 생일파티를 열어줬다는 의혹과 관련해 2018년 2월 5일 서울중앙지검 특검팀에서 대검으로 인사이동했다는 점을 들어 장시호 아들의 생일인 2018년 2월 11일에 특검 검사실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장시호로부터 생일 파티 사진을 봤다는 제보자는 단순히 '검사실'이라고만 언급했을 뿐, 특정 검사실을 지목하지 않았다. 이는 김 검사의 해명이 오히려 의혹을 증폭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다.


더욱 주목할 만한 점은, 장시호 녹취록에 언급된 박주성, 강백신, 김창진 검사 모두가 2018년 2월 당시 서울중앙지검에 근무하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이는 김영철 검사가 아니더라도 다른 검사실에서 해당 생일 파티가 열렸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러한 사실들은 김영철 검사의 해명이 오히려 새로운 의문을 낳고 있음을 보여준다. 검찰은 이에 대해 명확한 해명과 함께, 당시 상황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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