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지연 기자, 탐사저널온 정정보도에 반박
더탐사에서 최근 해직된 권지연 기자는 지난주말 기자회견을 통해 열린공감TV의 정정보도에 반박하며, 울산 중구청장을 지냈던 국민의힘 현역 의원인 박성민에 대한 비리 의혹을 다시금 조명했다. 특히, 울산 중구 문화의전당 내에 설치된 '소리마당'이란 공간이 중구청장의 사적 공간 이자 룸살롱처럼 사용되었다는 비판이 제기되어, 공개적인 해명이 요구되고 있다.
통상적인 정정보도문의 경우, 맨 아래 "이 보도문은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라고 표기돼 있지만, 열린공감TV측의 해당 정정보도문에는 이런 문구가 없는 것으로 볼 때 언론중재위도 거치지 않고 박성민 의원의 요구에 따라 정정보도를 내준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8월, 권지연 기자는 박성민 의원에 대한 여러 비리 의혹을 추적 보도했으나, 정천수 씨가 회사 경영권을 장악하면서 더탐사에서 해고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열린공감TV의 탐사저널온은 지난 1월 박성민 의원을 위한 정정보도를 냈다. 권 기자는 이에 대해 강력히 반박하며 진실을 밝히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울산 문화의전당내 비밀공간에서 술판 벌여
울산 문화의전당 내부 '소리마루' 음악감상실의 사적 사용에 대한 의혹은 박성민 의원이 울산 중구청장이던 지난 2018년부터 논란이 됐다. 당시 울산 중구의회가 조사위원회까지 구성해 조사한 결과, 야간과 주말에 이 공간이 활용되었다는 증거로 박성민 당시 울산 중구청장과 비서, 그리고 박성민 의원의 측근인 울산 중구의원들의 지문 기록까지 찾아냈다. 또한, 소리마루에서 술을 마셨다고 주장하는 사람들과 부적절하게 운영해왔다는 책임자 인터뷰까지 방송해 해당 공간이 사적 모임과 유흥의 장소로 활용되었다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었다.
소리마루 내부를 들어가보면, 공공기관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화려하게 꾸며져 있고, 와인 냉장고와 와인잔 등 룸살롱에서나 볼 수 있는 집기류가 비치돼 있다. 소리마당이 공공시설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집기류를 구매한 기록은 남아있지 않다. 이에 대해 박성민 의원은 여전히 명확한 해명을 제공하지 않고 있으며, 이러한 의혹들은 의원의 공적 책임과 윤리성에 대한 질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권지연 기자의 보도는 박성민 의원의 과거 행위에 대한 투명한 해명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다.
열린공감TV 정정보도 후 취재기자 해고
이번 논란은 박성민 의원에 대한 비판을 넘어서, 총선을 앞두고 실세 정치인을 위해 정정보도를 내준 열린공감TV에 불똥이 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천수의 열린공감TV가 취재기자인 권지연 기자에게 확인조차 하지 않고 정정보도를 낸 후, 해당 의혹을 취재해온 권지연 기자를 3월 5일자로 해고해버렸다. 권지연 기자는 쥴리 재판 증인신문이 있었던 지난 5일 서울중앙지법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나온 정천수 씨를 만나 정정보도를 낸 이유를 따졌으나 정천수 씨는 자신은 모르는 일이라고 발뺌했다. 오히려 권지연 기자가 똑바로 쳐다보며 얘기한다며 면박을 주기까지 했다. 권지연 기자는 이날 결국 열린공감TV에서 해고됐다.
평화나무 김용민 이사장, 열린공감TV 정정보도 두둔
권지연 기자의 전 직장 대표이기도 한 김용민 이사장이 뜬금없이 박성민 의원을 위해 정정보도를 내준 정천수의 열린공감TV를 두둔하고 나섰다. 김용민 이사장은 "박성민 의원에게 사과한 열린공감TV측에 따르면, 그가 강변하는 기사의 진실성 즉 근거는 대단히 박약하다고 합니다."라며 열린공감TV의 정정보도가 정당하다는 식으로 주장했다. 이어서 김이사장은 "해고 당했고 대표에게 대단히 적대적인 사람의 부실한 기사를 열린공감TV에서 옹호해줄 수는 없을테니까요"라며 기자의 태도까지 문제 삼았다. 김용민 이사장은 이른바 '청담동 술자리'의혹의 진실 은폐에 가담한 인물이기도 하다.
'찐핵관' 박성민 공천 도와준 이유 해명해야
열린공감TV의 정정보도로 인해 박성민 의원은 국민의힘 공천심사를 통과하고, 현재 경선을 치르고 있다. 박성민 의원은 국민의힘 공천심사 과정에서 열린공감TV의 정정보도문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성민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검사로 있을 때부터 오랜 세월 술친구로 지낸 것으로 유명하다. 윤대통령과의 인연 덕에 '찐핵관'으로서 권력 실세로 통하고 있고, 최근에는 원희룡 국토부장관이 울산을 방문해 박성민 의원과 술판을 벌인 적도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장모 최은순 씨 비리를 비롯해 성역없는 권력 비판으로 국민적 관심을 모았던 열린공감TV가 여당 실세에게 무릎을 꿇고 담당기자까지 해고했다는 것은 언론윤리 뿐만 아니라, '권언유착'이라는 수치스런 역사로 두고두고 기록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