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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 사장 황주호, 체코 원전 금융 지원 발언 번복... 국감장 '말 바꾸기' 논란
체코 원전은 누구 돈으로 짓나?" 질문에 답변 회피... 저가 수주 의혹과 맞물려 투명성 요구 증가
국정감사장에서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황주호 사장의 말 바꾸기가 도를 넘어섰다. 체코 신규 원전 수주와 관련한 금융 지원 문제로 황주호 사장은 자신의 발언을 번복하며 국회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
황주호 사장의 말 바꾸기 연속
"금융 지원이 필요 없다고 했다"던 황주호 사장은 불과 몇 분 만에 "금융 지원이 필요한 경우에 한다"고 말을 바꿨다. 이어 "안 한다고 주장한 적 없다"는 황당한 발언까지 이어갔다. 이 과정에서 황 사장은 고개를 흔들며 몸은 부정하는 듯한 제스처를 취하면서도 입으로는 긍정의 답변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
수상한 금융 지원 약속
국회에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한수원은 올해 4월 최종 입찰 직전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에 "최적의 금융 조건을 제공하겠다"는 서한을 보냈다. 이는 황 사장의 초기 발언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송재봉 의원은 "정부 해명과 배치되는 문건이 하나둘씩 드러나고 있다"며 "산업부는 정당한 국회 검증을 국익을 해치는 행위라 하며 비난만 하고 있을 뿐 국회 검증에 응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누구 돈으로 짓는 원전인가
체코 원전 사업의 자금 출처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체코의 경제 규모를 고려할 때, 대규모 원전 사업을 자체 자금으로 추진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한국 정부의 금융 지원이 필수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금융 지원은 결국 한국 국민의 세금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다. "체코 원전은 누구 돈으로 짓는 겁니까?"라는 질문에 대해 황 사장은 명확한 답변을 회피했다.
저가 수주 의혹과 맞물린 문제
한국의 입찰가가 경쟁국인 프랑스보다 45% 낮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러한 저가 수주가 가능했던 배경에는 한국 정부의 금융 지원 약속이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식의 저가 수주는 결국 한국 국민의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투명성 확보 요구 증가
이번 사태로 인해 원전 수출 과정의 투명성 확보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국회는 한수원과 산업부에 모든 관련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한 국회의원은 "국민의 세금이 투입되는 대규모 사업인 만큼, 모든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전 정책 전반에 대한 재고 필요성 대두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정부의 원전 중심 에너지 정책에 대한 재검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원전 의존도를 낮추고 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에너지 정책을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에너지정의행동 등 시민단체는 오는 22일 '탈핵으로 만드는 기후정의' 행사를 개최하며 정부의 원전 정책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할 예정이다.
결론적으로, 황주호 사장의 말 바꾸기 논란은 단순한 해프닝이 아닌 한국의 원전 정책과 해외 수주 전략 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국민의 세금으로 추진되는 대규모 해외 사업인 만큼, 정부와 한수원은 더욱 투명하고 책임 있는 자세로 이 문제에 접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