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라이브
세월호 참사 10주기 기억식, 여전히 진실을 외치다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맞아 안산 화랑유원지에서 기억식이 열렸다. 이른 아침부터 희생자 유가족과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정치인 등이 모였다. 참사 당시 목숨을 잃은 304명의 영혼을 기리기 위해서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 불참했다.
행사장 곳곳에선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사단법인 4.16세월호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피해자 가족협의회' 김종기 운영위원장은 추도사를 통해 "진상규명 없이 세월호 참사는 끝나지 않았다"며 "우리의 싸움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는 세월호 지우기를 중단하고 2014년의 약속을 지켜달라"고 촉구했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안산 시민 A씨는 "10년이 지났어도 마음이 너무 무겁다. 책임자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속이 상한다"고 토로했다. 파주에서 온 B씨 역시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유족들의 마음을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진다"며 "매년 이맘때면 추모의 마음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김현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은 "세월호 참사는 국가 공권력에 의한 살인"이라며 "진상규명을 통해 억울한 영혼들을 해원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416 안전공원 조성 등 정부와 국회가 하지 못한 약속을 반드시 지키겠다"고 다짐했다.
추미애 당선인도 "세월호 특별수사단을 꾸려 진상규명에 속도를 내겠다"며 "유가족들의 한을 풀어드리는 것이 우리의 책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다시는 이런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고 약속했다.
현장에선 일부 기념식 방해 세력과 유족 간 마찰도 있었다. 이에 대해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상식 밖의 행동들을 법과 행정으로 반드시 제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종기 위원장은 "유족들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끝까지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안전한 사회를 위해 싸워나갈 것"이라 강조했다. 그의 목소리에는 단호함이 묻어났다.
행사장에서 만난 문종택 씨는 세월호 희생자 문지성 양의 아버지다. 그는 '바람의 세월'이라는 제목의 세월호 다큐멘터리 영화를 직접 만들었다. 문 씨는 "우리가 포기하지 않고 있기에 세월호의 진실도 반드시 밝혀질 것"이라며 "국민들의 관심과 연대가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밝혀지지 않은 진실들이 많은 만큼, 우리의 투쟁은 멈출 수 없다"고 강조했다.
세월호 참사의 깊은 상처는 여전히 아물지 않고 있다. 10년이라는 시간이 무색하게도, 아직 진실은 오리무중이다. 하지만 오늘의 기억식은 결코 의례적인 자리가 아니었다. 잊지 않고, 포기하지 않겠다는 이들의 다짐이 참사의 진실을 향한 첫걸음이 될 것이다. 문종택 씨를 비롯한 유족들, 그리고 연대의 마음을 보여준 시민들이 있는 한 우리는 진실에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오늘의 기억이 내일의 희망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