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청담동 술자리 1심 선고를 앞두고, 핵심 증인인 첼리스트의 진술 신빙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첼리스트는 지난 8월 21일 증인신문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장관을 만난 적이 없다고 부인했으며, 남자친구를 속이기 위해 거짓말을 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뉴탐사가 9일 공개한 새로운 증거들은 이러한 법정 진술이 위증일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하고 있다.
보도 직후 첼리스트의 발언 기록과 당시 직접 대화를 나눈 사람들의 증언에 따르면, 첼리스트는 명확한 부인을 하지 않은 채 모호한 태도를 유지했으며, 11월 초까지도 청담동 술자리가 사실이라는 전제 하에 발언을 이어간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주목할 점은 첼리스트가 트위터 스페이스와 같은 공개적인 공간에서 불특정 다수에게 청담동 술자리를 사실로 전제한 발언을 했다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남자친구를 속이기 위한 거짓말이라는 첼리스트의 주장과 배치된다. 남자친구가 무서워서 거짓말을 했다면, 굳이 공개적인 장소에서 다수의 사람들에게 같은 내용을 반복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첼리스트는 남자친구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을 속인 셈이 되며, 이는 법정 진술의 신빙성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게 만든다.
보도 직후: 부인 아닌 모호한 입장 유지
뉴탐사가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첼리스트는 청담동 술자리 보도 직후인 2022년 10월 25일부터 11월 초까지 해당 술자리에 대해 명확한 부인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10월 25일 SBS 보도에서 첼리스트의 지인으로 추정되는 인물과의 통화 내용이 공개됐다. 이 인물은 "목소리의 주인공은 첼리스트가 맞는데 실제 술자리가 있었는지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는 술자리의 존재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은 발언으로 해석될 수 있다.
같은 날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첼리스트의 오빠로 추정되는 인물도 "저희가 그것(청담동 술자리)에 대해서는 드릴 말이 없다"고 답했다. 이 역시 술자리를 명확히 부인하지 않은 태도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초기 반응들은 첼리스트 측이 청담동 술자리의 존재 여부에 대해 모호한 입장을 취했음을 보여준다. 직접적인 부인 대신 '확인할 수 없다' 또는 '말할 수 없다'는 식의 답변은 사건의 복잡성을 암시하며, 이후 전개된 상황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맥락을 제공한다.
트위터 발언: 모호한 태도에서 불만 표출로
11월 1일 첼리스트는 트위터에 "메밀이 너무 탐나서 먹어야겠다"는 암시적인 글을 올렸다. 이는 '세상 밖으로 나오겠다'는 의미로 해석되어 진실을 밝힐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첼리스트는 곧이어 강진구 기자와의 대화를 공개하며 예상과 다른 태도를 보였다.
첼리스트는 "저는 원래 강 기자님 팬이에요. 그런데 이번에 제가 올바르지 못한 의도의 이OO의 제보에 거부했을 때 조금 더 제 의사를 존중하지 않으신 것에 대해 제가 많이 불편하게 되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는 청담동 술자리의 사실 여부보다는 제보 과정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경찰 소환 통보 받고 기자에게 연락: 사건 연관성 시사하는 행동
11월 2일, 첼리스트는 경찰로부터 소환 통보를 받았다. 이에 첼리스트는 강진구 기자에게 소환 통보 내용을 전달했다. 이러한 첼리스트의 행동은 주목할 만하다.
경찰 소환에 대한 첼리스트의 반응은 여러 가지로 해석될 수 있다. 만약 청담동 술자리가 완전한 허구였다면, 경찰 소환에 대해 특별히 걱정할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첼리스트가 이 사실을 기자에게 알린 것은 어떤 형태로든 이 사건과 연관되어 있음을 시사할 수 있다.
트위터 스페이스에서의 발언: 술자리 실재 암시하는 진술
11월 6일부터 7일 사이 트위터 음성채팅방(스페이스)에서 첼리스트의 발언이 주목을 받았다. 이 자리에 참여했던 여러 증인들의 일관된 증언에 따르면, 첼리스트는 "오빠를 술집에 보냈더니 웨딩샵으로 바뀌어 있었다"고 말한 것이다.
첼리스트의 트위터 친구 '버키'는 통화에서 "첼리스트가 오빠를 술집에 보냈더니 웨딩 드레스룸이나 웨딩룸으로 바뀌어 있었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청담동 술자리가 얘기가 있었고요. 제가 사실 전혀 기억이 아무것도 안 나는데 하나 확실하게 기억하는 거는 다시 오빠를 오빠를 보냈는지 자기 오빠랑 같이 갔는지 오빠를 보냈는지 모르겠지만은 분명히 다시 가니까 웨딩 드레스룸인지 웨딩룸인지로 바뀌어 있었다고 그랬어요.첼리스트 트위터 친구 '버키'(2024.9.9 통화)
같은 날 또 다른 트위터 친구 김OO씨도 유사한 내용을 확인했다. 주목할 점은 김OO씨가 청담동 술자리 진실 은폐에 가담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는 것이다. 뉴탐사 취재진에 비우호적인 입장임에도 불구하고, 김OO씨는 "웨딩샵으로 바뀌었다는 얘기를 들은 것 같다"고 진술했다. 이는 해당 증언의 신빙성을 더욱 높이는 요소로 볼 수 있다.
권지연 기자도 비슷한 취지의 말을 들었다. 2022년 12월 3일, 권지연 기자는 첼리스트의 전 남자친구이자 제보자인 이모씨를 대신해 첼리스트의 짐을 빼는 과정을 참관인 자격으로 참여했다. 이 날 식사 자리에서 첼리스트는 청담동 술자리에 대해 언급했다.
첼리스트는 권지연 기자에게 "우리 오빠가 그 얘기를 듣고 바로 거기 갔어요. 그 집을 찾아서 직접. 그리고 혹시 뭐 CCTV 이런 것 오빠가 증거 찾으려고 (갔는데) 아무것도 없어"라고 말했다. 이어 "없으면 하지 마. 절대 얘기하지 마"라고 덧붙였다.
이 발언은 트위터 친구들의 증언과 맥락을 같이 한다. 비록 '웨딩샵'이라는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오빠가 현장에 가서 술집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는 점에서 유사한 상황을 묘사하고 있다.
이 발언들 모두 청담동 술자리의 존재를 전제로 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첼리스트가 언급한 '오빠'는 실제 술집을 찾아간 인물로 보이며, 이는 청담동 술자리가 있었다는 것을 암시한다. 또한 '웨딩샵으로 바뀌었다'는 표현은 해당 장소의 외관이 낮과 밤에 다르게 보였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더욱 주목할 만한 점은 첼리스트가 이 자리에서 청담동 술자리 보도의 내용에 대해 언급하면서, 자신이 아닌 남자친구가 이를 폭로한 것에 대해 불만을 제기했다는 것이다. 참가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첼리스트는 이 대화에서 청담동 술자리의 존재 자체를 부인하기보다는, 그것이 공개된 방식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이러한 첼리스트의 발언과 태도는 11월 초까지도 청담동 술자리를 사실로 인정하고 있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는 이후 첼리스트가 12월 8일 TV조선 인터뷰에서 처음으로 공개적인 부인을 했다고 밝힌 것과는 차이를 보이는 지점이다.
즉흥 연주 시연: 술자리 사실임을 뒷받침?
11월 11일 트위터 음성채팅방에서 첼리스트의 음악적 능력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이 자리에서 한 참가자가 청담동 술자리 보도 내용 중 "악보 없이 오브리(즉흥연주)를 했다"는 부분의 사실 여부를 물었다.
이에 대해 첼리스트는 단순히 가능하다고 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시연을 통해 자신의 능력을 입증하려 했다. 첼리스트는 "할 수 있다"고 말한 뒤, 참가자들에게 아무 노래나 불러달라고 요청했다.
한 참가자의 증언에 따르면, 누군가가 윤도현의 '사랑했나 봐'를 제안하자 첼리스트는 즉석에서 이 노래의 한 소절을 들은 후 음계로 읊어냈다. 이 참가자는 "첼리스트가 청담동 술자리 보도 내용이 사실임을 입증하려 노력하는 듯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첼리스트의 행동은 주목할 만하다. 만약 청담동 술자리 자체가 허위였다면, 굳이 이런 방식으로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려 할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 오히려 이는 첼리스트가 실제로 그날 밤 즉흥 연주를 했음을 간접적으로 시인하는 듯한 모습으로 해석될 수 있다.
더욱이 첼리스트가 선택한 노래가 윤도현의 곡이라는 점도 의미심장하다. 청담동 술자리 보도에서 당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요청했다는 노래 역시 윤도현의 곡이었기 때문이다. 이는 첼리스트가 보도 내용과 일치하는 세부사항까지 의식하고 있었음을 시사한다.
이 에피소드는 첼리스트가 11월 중순까지도 청담동 술자리의 존재를 부인하기는커녕, 오히려 그 사실성을 뒷받침하는 듯한 행동을 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법정 진술과 기존 발언의 모순: 일관성 부족 드러나
최근 법정에서 첼리스트는 청담동 술자리가 거짓이라고 진술했다. 그러나 TV조선 인터뷰를 통해 처음 공개적으로 부인했다고 언급했지만, 정확한 시점은 기억하지 못한다고 했다. 보도 직후부터 주변인들에게 일관되게 사실이 아니라고 말했다는 증거는 찾기 어려워 보인다.
강진구 기자는 "첼리스트가 보도 2주가 지난 11월 6일에서 7일 사이에도 여전히 청담동 술자리가 사실임을 전제로 대화를 나눴다"고 지적했다. 그는 "남자 친구를 속기 위해 거짓말했다면 남자 친구만 속이면 되는데, 왜 여러 사람들을 계속 속이고 있는 건지 이상하다"고 말했다.
거리뷰 영상으로 본 '웨딩샵' 의혹: 첼리스트 진술과 일치하는 증거
뉴탐사가 공개한 거리뷰 영상은 첼리스트가 언급한 '웨딩샵으로 변한 술집'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2022년 11월 당시의 이미키 빌딩 모습을 담은 이 영상에서, 해당 건물은 낮에는 웨딩샵으로 오해할 만한 외관을 보인다. 1층과 2층이 통유리로 되어 있으며, 1층은 옷가게, 2층은 앤틱 가구점 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주목할 점은 이미키 빌딩의 술집이 지하에 위치해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빌딩 앞에 처음 온 사람은 술집의 입구를 쉽게 찾기 어려울 수 있다. 특히 낮 시간에 방문했을 경우, 간판도 없어 더욱 찾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특징은 첼리스트가 "오빠를 술집에 보냈더니 웨딩샵으로 바뀌어 있었다"고 한 발언에 대한 맥락을 제공한다. 첼리스트의 오빠가 낮 시간에 이 장소를 방문했다면, 외관만 보고 웨딩샵이나 의류 매장으로 오해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 영상 증거는 청담동 술자리의 존재 여부를 직접적으로 입증하지는 않지만, 왜 첼리스트가 장소의 변화에 대해 언급했는지에 대한 하나의 설명이 될 수 있다.
향후 재판에 미칠 영향: 첼리스트 진술 신빙성 도마에
이번에 공개된 증거들은 첼리스트가 보도 이후 상당 기간 동안 청담동 술자리를 사실로 전제한 발언을 계속했음을 보여준다. 이는 청담동 술자리가 거짓이었다는 최근의 법정 진술과 일치하지 않는다.
다음 달 예정된 청담동 술자리 1심 선고와 강진구 기자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 항소심을 앞두고 이번 증거 공개의 의미가 크다.
청담동 술자리 의혹 사건은 단순한 사실 관계를 넘어, 증언의 신뢰성과 일관성이 핵심 쟁점이 되고 있다. 첼리스트의 변화하는 진술은 이 사건의 복잡성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이미 결심 공판이 끝난 상황에서, 다음 달 있을 1심 선고에서 법원이 이러한 진술의 변화와 새롭게 제시된 증거들을 어떻게 평가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