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보도
尹검찰쿠데타 문 연 손준성 유임 결정, 노영민 “文이 추미애 설득하라 시켰다” 주장
윤석열 대권 야망의 시작, 고발사주 사건
고발사주 사건은 2020년 4.15 총선 직전 손준성 당시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이 고발장을 작성해 국민의힘(당시 미래통합당) 김웅 의원에게 고발을 사주한 사건이다. 손준성 검사가 전달한 고발장에는 윤석열 검찰총장 부부와 한동훈 부산고검 차장검사(전 대검 반부패강력부장)가 명예훼손 피해자로 돼 있다.
2021년 9월 뉴스버스가 고발사주 의혹을 처음 보도했고, 국민의힘 대선 주자였던 윤 대통령은 보도 당일 입장문을 내고 고발사주한 사실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당시 윤후보는 고발사주 관련 문서를 '괴문서'라고 폄하하기도 했다. 공수처는 2022년 5월 손검사를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했고, 1심 법원은 지난 1월 31일 손준성 검사에게 징역 1년형을 선고했다.
고발사주 사건 핵심 손준성 검사의 유임 결정
손준성 검사는 2020년 2월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에 임명됐다.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은 검찰총장의 눈과 귀 역할을 하는 정보 수집 부서다. 영화 서울의봄에서 전두광이 군통신망을 장악해 쿠데타를 성공시킨 사례가 있듯이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은 윤석열 총장에게 있어 대권을 꿈꾸기 위한 중요한 조직이었다.
2020년 8월 추미애 법무부장관은 이같은 위험을 감지하고 차장검사급의 수사정보정책관을 폐지하고 수사정보 담당관 1인 체제로 축소 개편하려 했다.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은 손준성 검사의 유임을 강력히 요구했고, 결국 관철시켰다.
손준성 검사 유임 의사 결정 과정
한동수 전 대검 감찰부장이 '고발사주 사건' 재판부에 낸 의견서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기록돼 있다.
2020년 3월 19일 오후 6시경 검찰총장실에서 호출하여 8층 총장실에 올라가보니 대검 부장들이 모여 있었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대검 부장들과의 저녁 번개 모임을 제안했다. 윤석열 총장이 아래와 같은 발언을 했다.한동수 전 대검 감찰부장 의견서
만일 육사에 갔더라면 쿠데타를 했을 것이다. 쿠데타는 김종필처럼 중령이 하는 것인데 검찰에는 부장에 해당한다. 나는 부장 시절로 돌아갔으면 좋겠다. 검찰 역사는 빨갱이 색출의 역사다.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발언(2020.3.19.18시경)
한동수 전 대검 감찰부장이 기록한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의 발언은 고발사주 사건이 일어나기 직전에 있었다.
손준성 검사는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에 있으면서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가족에 얽힌 형사, 민사 사건 관련 문건 파일을 최소 15개 이상 만든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판사 사찰문건 작성해 문재인 정부의 사법 리스크 정보를 수집했다.
뉴탐사 취재 결과, 손준성 수사정보정책관의 유임 결정은 이명신 반부패비서관이 윤석열 총장의 요구(손준성 유임)를 김종호 민정수석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하면서 시작됐다.
추미애 당시 법무장관이 손준성 유임을 반대하자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이 전화로 추미애 장관에게 손준성 유임이 대통령 뜻이라고 전달했고, 김종호 민정수석이 추장관 집에 찾아가겠다며 계속 설득한 다음 손준성 검사의 유임이 결정됐다는 것이다.
추미애와 노영민 주장 비교
추미애 전 장관은 최근 뉴스버스와의 인터뷰에서 노영민 전 비서실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핑계를 대고 관철 시켰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노영민 전 실장은 손준성 유임은 민정수석의 보고를 받은 문재인 대통령이 결정했고, 대통령이 추장관 설득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결국은 노영민 실장의 역할에 차이는 있지만, 결국은 청와대에서 손준성 유임을 지시한 것은 사실로 보인다.
노영민 전 실장은 리포액트 허재현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 내용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그것(손준성 유임)은 대통령의 지시 사항이었어요. 그리고 대통령이 왜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에 대해서도 다 기록되어 있어요. 그 기록은 나만 가지고 있는게 아니에요. (중략) 그런데 민정수석실에 뭐가 온 거죠. 그래서 민정수석이 판단한 것을 대통령께 보고를 했죠. 그래서 대통령이 민정수석의 판단이 옳다라고 해서 민정수석한테 지시를 내려요. 민정수석이 이행하려고 하는데 법무부장관이 이것을 거부를 해요. 대통령이 저를 다시 불러서 추장관은 노실장이 추천해서 장관이 된 사람이니까 오늘 중으로 매듭을 지어라 그렇게 지시를 내려서 제가 대통령의 지시 사항이다 만약에 이게 어렵다면 나중에 원포인트 인사를 해서라도 정리를 할 테니 이번에는 대통령의 뜻을 따라 달라 이렇게 한 거예요.노영민 전 청와대비서실장(허재현 기자와의 통화)
의혹 1. 노영민의 약점은?
윤석열 검찰총장이 손준성 검사의 유임을 요구할 때 경유했던 사람은 이명신 반부패비서관과 김종호 민정수석, 문재인 대통령과 노영민 비서실장이다. 특히, 추미애 장관에게 대통령 지시를 전달하며 압력을 넣었던 사람은 노영민 비서실장이다. 노영민 비서실장은 적어도 손준성 유임이 부당하다는 추장관의 뜻과는 다른 입장에 서있었던 것이다.
노영민 당시 비서실장이 검찰에 약점이 잡혀있었던 것은 아닐까. 아래 2가지 의혹은 검찰이 파악하고 있지만, 검찰 수사가 진행된 적이 없는 사건들이다.
1) 이정근 게이트 속 노영민 의혹
-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 박우식(구룡마을 개발 사업가)씨에게서 2020년 "노영민과의 만남을 주선하겠다"며 2억 5천만원 챙긴 혐의
- 이정근, 노영민 도움 받아 2020년 8월부터 1년간 한국복합물류(CJ계열사) 상근 고문 일하며 1억 연봉(시사저널 보도)
2) 충북지역 사업가 "검찰이 노영민 수사파일 갖고 있다"
- OO 대표는 2019년 4월12일 청주지검 특수부로부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압수수색 당한 뒤 그해 5월2일 구속
- 특수부 마OO 검사가 OO 대표 아들의 의사 면허 박탈시키겠다고 겁박해 민주당 정치인 비리를 불라고 압박하며 플리바게닝 시도.
- OO 대표는 노영민이 지역에서 어떻게 매관매직 등 행사하고 노영민 동생 회사 특혜 의혹 등 설명해줬다고.
→ 2019년 5월부터 검찰 특수부는 '노영민 수사파일' 갖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
의혹 2. 문재인 정부 리스크 관리 위해 윤석열과 타협?
노영민 비서실장이 손준성 유임 결정을 주도하지 않았다면, 문재인 정부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윤석열 검찰과 타협했을 가능성도 있다.
1) 문재인 리스크 - 문재인 사위 취업청탁 의혹
문재인 대통령 사위 이스타항공 계열사 취업 특혜 의혹은 2019년 3월 곽상도 전 의원이 폭로했는데, 현재까지 검찰이 계속 수사중인 사건이다.
2) 문재인 리스크 - 울산시장선거 개입 의혹
2019년 12월 경향신문 보도로 처음 알려진 사건이다. 2018년 지방선거때 문재인 정부 청와대가 더불어민주당 송철호 후보를 울산시장에 당선시키기 위해 상대후보이자 당시 시장인 김기현을 낙선시키려 경찰에 수사를 지시하고, 당내 더불어민주당 경선 후보 임동호에게 공직을 제안하며 경선을 포기시킴으로써 선거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이다. 검찰은 여전히 조국과 임종석, 문재인 전 대통령 등 전 정부 비리 관련 수사에 집중하고 있다.
문재인 청와대는 윤석열 리스크를 관리했다
문재인 정부 최고위급 관계자에 따르면, 윤석열 총장과 문재인 대통령은 조국 사태 이후 심정적으로 완전히 갈라섰으나 윤총장이 국민의힘으로 넘어가지 않기 위해 리스크를 관리해왔다. 이하는 해당 관계자의 발언을 요약한 것이다.
"윤석열 총장과 문재인 대통령은 조국 사태 이후 심정적으로 완전히 갈라서 문 대통령은 조국 사태 때 윤석열 총장이 대통령 인사권에 도전한다고 봤고, 비서실장 통해 '윤석열 총장 사표 받아오라'고 했다. 그런데 윤석열이 사퇴를 거부했다."문재인 정부 최고위급 관계자
문재인 정부 말기 청와대 인사들은 윤석열을 잘 관리해야 국민의힘으로 넘어가지 않을 거라고 봤다. 윤석열 요구사항 이것저것 들어주면서 관리하는 전략. 그런데 추미애 장관이 여기에 반대하니까 청와대에서는 추 장관을 불편하게 여겼다. 청와대 인사 대부분은 추미애 때문에 윤석열 정권이 탄생했다고 생각.문재인 정부 최고위급 관계자
문대통령, 윤석열 쿠데타 사건을 추윤 갈등으로 정리
문재인 정부 청와대 최고위 관계자의 이 말은 실제로 문재인 대통령이 윤석열 검찰 쿠데타 사건에 대해 보수 언론의 '추윤 갈등 프레임'을 받아들이고, 2020년 12월 대국민 사과까지 한 것으로 어느정도 입증이 된다.
문재인 청와대 친검 관료들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대통령 만들기에 동참했을 가능성도 있다.
우선 손준성 유임 과정에 처음 개입한 이명신 당시 반부패비서관이다.
이명신 검사는 손준성, 김웅과 사법연수원 29기 동기이며, 부인 홍종희 변호사도 검사장까지 지낸 검사 출신이다.
- 대통령비서실 반부패비서관 (2019.12.-2021.3.)
- 부산지방검찰청 금융경제범죄전담부장검사 (2017-2018)
- 대검찰청 특별감찰팀장 (2017)
-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부장검사(방위사업수사팀장) (2016)
- 대검찰청 방위사업비리 합동수사단 팀장 (2014-2015)
- 수원지방검찰청 평택지청 부장검사 (2014)
- 서울서부지방검찰청 부부장검사 (2013)
- 손준성, 김웅과 사법연수원 29기 동기
- 이명신 부인 홍종희도 검사 출신. 2023년 9월 퇴직
또 한 사람은 김종호 민정수석이다. 김종호 수석을 가까이서 지켜봤던 문재인 정부 법무검찰 고위 관계자가 전한 김종호 수석은 검찰개혁에 별 관심이 없었다.
김종호 수석은 검찰 개혁에 큰 관심이 없었다. 당시 민정비서관들은 법무부 주도 검찰 개혁 회의 때마다 '아시잖아요' 하면서 그냥 이해해달라고 했다. 우리는 김종호 수석이 검찰 개혁보다는 청와대와 검찰이 사이 좋게 지내는 쪽을 택했고, 그 뜻을 알아달라는 취지로 이해했다.문재인 정부 법무검찰 고위 관계자
반론을 듣기 위해 김종호 수석에게 전화했으나, 이명신 비서관은 전화를 받지 않았고, 김종호 수석은 전화를 바로 끊었다. 이명신, 김종호 두사람에게는 문자도 보냈으나 답변이 없다.
친문인사 불출마 요구로 해석되었던 더불어민주당 임혁백 공관위원장의 아래 발언은 윤석열 검찰 쿠데타 위험을 제대로 막지 못한 문재인 정부 고위 관료들의 책임있는 자세를 요구한 것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번 공천은 혁신과 통합의 공천이다. 혁신과 통합은 명예혁명 공천으로 완성될 것. 선배 정치인들은 후배들을 위해 길을 터줄 수 있도록 책임 있는 결정을 해주길 부탁한다. 본의아니게 ‘윤석열 검찰정권’의 탄생 원인을 제공한 분들 역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주길 바란다.임혁백 공관위원장(202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