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경협연구소 소장 김모 씨가 17일 리포액트 허재현 기자의 단독 인터뷰에서 쌍방울의 대북 송금 의혹 사건과 관련해 충격적인 증언을 쏟아냈다. 김 씨는 국정원 문건에 등장하는 대북 사업가로, 북한 정찰총국 간부 리호남과 20년 넘게 알고 지낸 인물이다.
"리호남이 말한 대로 국정원에 보고한 것"
2024년 6월 14일 허재현-대북사업가 김모씨 통화
허재현 기자어쨋든 김성태 회장 등이 대북 사업 같은 것들은 어떻게 시작된 건지가 저희가 사실은 궁금한데 이게 국정원 문건을 보면 안부수 씨가 제안을 해서 시작이 된 걸로 알고 있는데 이게 이화영 부지사가 제안을 해서 대북 사업이 시작됐다고 검찰은 자꾸 그렇게 주장을 해서
허재현 기자검찰이 그렇게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법원도 판결문에 그렇게 썼어요.
그러니까 김성태 회장이 대북 사업을 시작하게 된 게 국정원 문건에는 안부수 씨가 2018년 중순쯤에 제안을 해서 준비가 됐다라고 국정원 문건에는 써 있는데 그런데 검찰은 "그게 아니라 2018년 12월에 이화영이 김성태를 설득해서 대북사업이 시작됐다" 검찰은 그렇게 주장을 했고 그게 이번에 법원에서 받아들여졌어요.
김OO 남북경협연구소장글쎄 나한테는 그 기록이 남아 있을거야. 아마 내가 보고했던 기록을 가지고 얘기를 하면 되겠지만 그게 이제 리호남과 쌍방울 나노스 하고의 관계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공영방송인 방송국에서도 알고 있고 그 사람들도 가서 다 만났기 때문에 호남이를 그러니까 그게 아마 그 방송국에서 작성한 리포지지도 있을 거예요.
그리고 우리는 직원이 직접 가서 리호남이 만나가지고 걔들이 뭐 나노스 주식 뻥튀기 해가지고 2천원 짜리가 한 6천 원까지 올라갔잖아요. 그때
김OO 남북경협연구소장그래서 그때 그 돈을 나보고 좀 바꿔달라고 그랬는데 내가 나는 그거 이거는 안된다 이런거는 하지 마라 남북관계가 안좋아지고 이거는
김 씨에 따르면 2019년 3월 리호남은 자신에게 "쌍방울이 주가를 띄워주는 대가로 일주일에 50억 원씩 주기로 했다. 나는 이 주가 조작 수익금을 받고 싶은데, 당신이 국내 백화점 상품권을 사서 나에게 전달해 달라"는 제안을 했다. 그런데 이는 김 씨에게만 한 얘기가 아니었다.
김 씨는 "리호남의 얘기를 들은 사람이 총 10명이 넘는다"며 "그중에는 방송사 기자도 있었다"고 폭로했다. 이는 리호남이 쌍방울의 주가 조작을 위해 여러 대북 사업가에게 협조를 구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2024년 6월 15일 허재현-대북사업가 김모씨 통화
허재현 기자지금 리호남이 이야기했던 거에 대한 국정원 문건의 신빙성 논란이 있어가지고 그래서 그렇습니다.
김OO 남북경협연구소장그거는 나 혼자 들은게 아니고 몇 사람이서 같이 들었어요. 가서 호남이 만나고 온 사람들이 있는데
허재현 기자아, 그렇습니까? 남한에서 그러면 한 두명 들은게 아니에요, 그게? 리호남 선생님한테
김OO 남북경협연구소장한 10명은 될걸요, 아마?
김 씨는 리호남의 제안을 듣고 깜짝 놀랐다고 한다. 그는 "평소 깊은 신뢰 관계인 리호남이 갑자기 이런 얘기를 꺼내 당황스러웠다"며 "하지만 단칼에 거절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상식적으로 용납될 수 없는 일이었기에 국가 기관에 알리는 게 마땅하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국정원·청와대에 즉각 보고했다는 김 씨
실제로 김 씨는 리호남으로부터 들은 내용을 국정원과 청와대에 곧바로 보고했다고 밝혔다. 그는 "윤건영(당시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고 주장했다.
2024년 6월 14일 허재현-대북사업가 김모씨 통화
허재현 기자그렇죠. 되게 처신을 잘하셨더라고요.
김OO 남북경협연구소장그때 그렇게 얘기했죠. 그래서 내가 청와대에도 보고해 주고 그때 윤건영이 있을 때 윤건영한테도 얘기해주고, (국정)원에도 얘기해주고 민주당에서 내가 그때 "니들 당 다 말아먹으려고 하냐 그렇게 안된다. 이거 빨리 못하게 막아라" 그러고 나는 그냥 손을 떼버렸어요.
뉴탐사 취재진은 윤 의원이 이에 대해 입장을 밝혔으면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현재 여야가 검찰 수사와 특검을 두고 극한 대치를 벌이는 상황에서, 당시 청와대 핵심 관계자였던 윤 의원의 증언이 주목되는 이유다.
"리호남, 쌍방울·김성태 언급했지만 이재명은 없어"
2024년 6월 14일 허재현-대북사업가 김모씨 통화
허재현 기자김성태에 대해서는 뭐라고 하던가요?
리호남 선생 그분이?
김OO 남북경협연구소장걔들이야 뭐 돈 주니까 좋아하겠지 뭐.
(리호남이) 나보고 저기 자꾸 저기 돈 없는데 빌빌거리지 말고 그런 기업 하나 끼고 와라, 내가 주가 올려주겠다 그런 얘기를 나한테 했었어요. 근데 내가 이건 안맡는다. 그런 건 하지 마라.
허재현 기자김성태가 주가를 끌어올리고 뭔가 그런 목적으로 방북을 계속 시도한 게 맞는 거군요.
김OO 남북경협연구소장내가 원래 남북 철도 연결을 주도했었잖아요.
그리고 단천 자원 개발 그걸 하려고 했었는데 내가 그때 유엔 제제 때문에 자금을 막 투자를 못하니까.
그때 안부수하고 김성태가 끼어들어가지고 투자를 하겠다고 그랬죠. 하여튼 그건 뭐 그런 건 다 합의서가 다 있으니까.
김 씨의 증언에서 가장 주목할 대목은 리호남이 쌍방울과 김성태 회장에 대해서는 언급했지만, 정작 이재명 대표에 대해서는 일절 얘기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김 씨는 "쌍방울이 목돈 줬다는 얘기는 하더라고 그래 그건 알죠." 라고 했지만 "내가 이재명이 방북건으로 배팅을 했다고 나는 그런 얘기는 못들었어요."라고 밝혔다.
2024년 6월 14일 허재현-대북사업가 김모씨 통화
김OO 남북경협연구소장호남이가 그렇다고 해서 나한테 이것저것 얘기는 안해주는데 쌍방울이 목돈 줬다는 얘기는 하더라고 그래 그건 알죠. 내가. 근데 그렇다고 내가 그거 여기 와서 얘기할 필요는 없는거고.
허재현 기자그때 쌍방울이 무슨 목적으로 돈을 줬다고 하던가요?
김OO 남북경협연구소장그때 자원 개발하고 철도사업 진행하겠다고 호남이가 원래 하던게 그 일이었으니까. 근데 내가 돈이 없어서 배팅을 못하니까 걔들하고 했겠지, 뭐.
허재현 기자이재명 방북이나 이런 거 좀 도와달라 이런 얘기는 전혀 안했대요?
김OO 남북경협연구소장내가 뭐 정치인들 얘기는 호남이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정치적인 얘기는 안하니까.
내가 (국정)원하고 같이 일한 게 한 20몇 년 일을 했어요.
김OO 남북경협연구소장근데 그렇다고 해서 내가 (국정)원에다가 뭐 쓸데없는 얘기 해주고 그러지는 않고 가장 정확한 정보만 갖다가 내가 보고해 주고 했었죠.
허재현 기자확실히 리호남 선생께서 김성태가 광물 사업이나 이런 것들을 이야기하면서 뭔가 이렇게 도와준다라는 취지로 해서 계속 돈을 갖다 주고 했다라는거죠? 그렇게 들으신거죠? 우리 김OO 선생님은 리호남 씨한테
김OO 남북경협연구소장호남이는 나한테 그렇게 밖에 얘기할 수 없지. 왜냐하면 뭐 구체적인 얘기를 나한테 하겠어요?
근데 나보고 고속철도는 언제 할거냐 그러고 단천 자원 개발은 언제 할거냐 또 모 기업에서는 이렇게 돈도 가져왔는데 당신은 어떡할 거냐 그래서 "이 제재가 풀려야 하지 뭐 지금 제재가 이렇게 있는데 뭐 하겠어" 이런 식으로 내가 한 20년도까지는 만났어요. 코로나 와서 못만났는데
(김성태가) 그래서 이화영이를 통해서 했든지 아니면 누구를 통해서 했든지 어쨋든 간에 그런 거를 좀 추진하려고 했었죠.
물론 나도 거기에 몇건이 내가 개입이 돼 있어요. 나도 내일 모레 나도 검찰에 조사받으러 가야되는데
(중략)
허재현 기자쌍방울이 왜 자기한테 돈을 준다고 설명하면서 그런 얘기가 나온거예요?
김OO 남북경협연구소장그거는 남북 고속철도 건설을 원래 내가 했던 거거든요. 근데 그거를 쌍방울이 하겠다고 했고 단천지구 자원 개발도 쌍방울이 하겠다 그렇게 해서 배팅을 한거죠.
내가 이재명이 방북건으로 배팅을 했다고 나는 그런 얘기는 못들었어요. 나중에 알았지 내가.
허재현 기자그러셨군요. 만약에 이제 그때 그런 이야기를 들으셨으면 국정원에 선생님이 다 설명을 해 주셨겠네요.
김OO 남북경협연구소장거기에 내가 이재명 얘기는 쓴게 없잖아요.
이는 쌍방울의 대북 송금이 이 대표의 방북 대가라는 검찰 시나리오에 의구심을 갖게 하는 대목이다. 만약 쌍방울의 송금이 이 대표 방북과 연관이 있다면, 리호남이 이를 언급했을 개연성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 씨의 증언대로라면 이는 상당히 석연치 않은 대목이 아닐 수 없다.
2024년 6월 14일 허재현-대북사업가 김모씨 통화
허재현 기자리호남 씨는 쌍방울에 대해서 좀 좋게 얘기하던가요?
좀 안좋게 얘기하던가요?
김OO 남북경협연구소장어쨋든 돈 갖다 줬으니까
김OO 남북경협연구소장어쨋든 "너 인마 사업하려고 그러면 너 이런 거 중견기업 하나 주가 떨어지는 거 하나 들고 와 그럼 내가 주가 올려줄게"
그런 얘기는 나한테 하더라고 내가 "야, 이 새끼야! 때려쳐라" 내가
검찰 소환 조사 받은 김 씨 "국정원 보고 문건은 5장 정도"
한편 김 씨는 이날 검찰의 소환 조사를 받았다. 그는 검찰이 왜 자신을 불렀는지 명확하지 않다면서도, 알고 있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진술했다고 밝혔다. 김 씨는 "내가 국정원에 신고한 내용은 모두 사실"이라며, 국정원 보고 때 다섯장 정도 되는 문건을 작성했다고 밝혔다.
2024년 6월 16일 허재현-대북사업가 김모씨 통화
김OO 남북경협연구소장아니 찾아보니까 없네 지금 내가 다 뒤지고 있는데 지금
허재현 기자그래요. 그게 한 두장 정도 되는 문건이었나요?
김OO 남북경협연구소장다섯 정 정도 됐었나..
허재현 기자아.. 그 정도 되는 거를 보고하셨어요?
너무 시일이 지나고 그래가지고 그럴 수 있죠. 소장님 죄송합니다.
김OO 남북경협연구소장하여튼.. 내 찾는 대로 연락을 드릴게요.
(중략)
허재현 기자저희가 당연히 국정원 문건을 신뢰하는데 문제는 이제 검찰이랑 판사가 이 국정원 문건은 검증이 안됐다
김OO 남북경협연구소장게네들은 남북관계를 모르잖아.
허재현 기자그렇죠. 그래가지고 저희가 이걸 신빙성 검증을 해야 돼가지고 저희가 이것저것
김OO 남북경협연구소장하여튼 서류를 한 번 찾아볼게요.
검찰, 2023년 5월 즈음 수사 방향 선회한 정황
실제로 뉴탐사가 검찰 수사 기록과 재판 기록 등을 분석한 결과, 검찰은 애초 쌍방울의 대북 송금을 주가 조작 의혹과 연관 지어 수사하다가 2023년 5월 즈음 방향을 틀었다는 정황이 포착됐다.
5월 이전까지 검찰은 쌍방울 관계자 등을 상대로 주가 조작 의혹을 집중 추궁하며 실체를 밝히려 안간힘을 썼다. 하지만 5월 이후로는 쌍방울 송금을 이재명 대표의 방북 대가로 몰아가는 행태를 보였다.
김 씨의 폭로로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에 새로운 의문점이 불거진 가운데, 과연 검찰이 어떤 후속 수사에 나설지 귀추가 주목된다. 쌍방울 진실 공방은 검찰의 성역 없는 수사가 이뤄질 때까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