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 '헌인마을 게이트' 의혹 직면
서울 서초구 내곡동 헌인마을 도시개발 사업을 둘러싼 의혹이 오세훈 서울시장을 향하고 있다. 31일 시민언론 뉴탐사는 오 시장이 특정 세력에 특혜를 주기 위해 개발계획을 변경했다며, 최은순씨 등이 개입한 정황을 제기했다.
오 시장은 2009년 3월 헌인마을을 환지방식의 도시개발 사업으로 지정했다. 이후 2021년 8월, 12년 만에 실시계획을 변경 인가했다. 실시계획 변경으로 2종 전용주거지역 거주 조합원들이 환지를 받지 못하게 되면서 당초 구역지정 취지에 어긋나는 상황이 벌어졌다.
삼부토건 회장 아들 '최은순 개입' 시인
삼부토건 조남욱 회장의 아들 조시연씨는 김승구 교수와의 통화에서 헌인타운개발을 지배하는 신원종합개발의 우진호는 최은순이 꽂아넣은 것에 대해 시인했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씨가 배후에서 헌인마을 개발사업에 관여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8천억원대 빚더미에 올랐던 삼부토건이 부도 처리된 후, 채권단은 단 1,800억원만 받고 나머지를 탕감해줬다. 대신 '헌인타운개발'이라는 페이퍼컴퍼니가 사업을 떠안았고, 최은순씨가 헌인타운개발을 실질 지배하고 있음을 추론하게 한다.
"고소하라" 막말 논란…진실 외면하나
이 의혹에 대해 오 시장은 "전혀 관여한 바 없다"며 부인하고 있다. 그는 최근 시의회에서 관련 질의가 나오자 "고소하시라"며 막말로 일관했다. 또 뉴탐사를 상대로 방송금지 가처분을 신청하며 언론 길들이기에 나섰다는 비판도 나온다.
그러나 이는 지난해 국감에서 보인 오 시장의 태도와는 상반된다. 당시 그는 헌인마을 사업에 대해 용적률, 환지방식, 새로운 사업자 등장 등을 언급하며 해박한 지식을 과시했다. 불과 2년 만에 "모른다"며 궤변을 늘어놓는 모습에 시민들의 의구심은 커지고 있다.
강제집행에 오열하는 주민…약자 위한 시장 맞나
한편 방송 당일인 31일, 국정감사가 끝나자마자 헌인마을에서 충격적인 강제집행이 자행됐다. 한 가구가 법원 집행관들에 의해 강제로 쫓겨나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이 과정에서 주민은 "살면서 입장 바꿔 생각해보라"며 오열했다. 50년 넘게 살아온 보금자리에서 하루아침에 쫓겨나게 된 주민의 절규에 많은 이들이 분노와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오 시장이 약자와의 동행을 내세우는 것 자체가 위선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대의명분을 앞세워 시민의 고통은 외면한 채, 소수 특권층의 이익만 대변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