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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야권연합 예상의석 시뮬레이션 - 병립형 166석, 연동형 191~205석

기존 시뮬레이션은 지역구 예상 의석 무시한 오류 존재

2024-01-28 21:00:00


47석 비례대표 배분 방식 : 병립형과 연동형 뭐가 다르지?


국회의원 300명은 지역구 253, 비례 47명으로 구성된다.

지역구는 각 지역구별 1등을 뽑는건데, 비례대표 47명 선출 방법은 그동안 우여곡절이 많았다.

정당 득표율로 비례대표를 배분하던 기존 방식은 소수정당에게 불리하다고 해서 지난 2020년 1월에 새로운 방법으로 선거법을 바꿨다.

여기서 기존 방식이 병립형, 새로 바꾼 방식이 연동형이다.


병립형은 투표 용지 2장 중 한 장은 지역구 후보를 뽑고, 다른 한 장은 지지 정당을 뽑는 방식이다. 2016년 총선때까지 이렇게 해왔다.

연동형은 지역구 후보와 정당 투표를 따로 하는 것은 똑같은데, 지역구에서 얻은 의석을 빼고 정당 득표율 대로 비례 의석을 배분하기 때문에 소수 정당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방법이다. 반면, 지역구 당선자가 많은 거대 정당은 상대적으로 불리하다.


2020년 선거법을 연동형으로 바꿀 때, 이른바 캡을 씌웠다. 비례대표 47석을 전부 적용하지 말고 30석까지만 연동형을 적용하고 반영률도 50%만 적용했다. 그래서, 지금 국회의원들이 선출됐던 지난 총선을 준연동형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그런데, 이 준연동형은 2020년 총선 1회에 한정하도록 부칙에 정했다. 그래서 이번 총선은 선거법을 바꾸지 않으면 연동형으로 비례대표를 선출하게 된다.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둘다 병립형 선호


문제는 민주당과 국민의힘 둘 다 병립형을 선호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유는 비례대표 의석수 47석을 손해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그래서 연동형으로 선거를 치를 것에 대비해 위성정당을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민주당도 이재명 대표가 침묵하는 가운데, 병립형 회귀하자는 목소리가 당내에서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연동형으로 가면 제1당을 놓칠 수 있다는 위기감도 한 몫을 하고 있다.


민주당만으로 대통령 거부권 저지할 수 있을까?


여기서 근원적인 의문이 있다. 민주당이 제1당이 된다고 가정하더라도 민주당 만으로 200석을 달성할 수 있을까?

국회의원 300석 중 200석이 넘어야 대통령 거부권을 저지하고, 더 나아가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의결할 수 있는 의석을 확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김건희 특검법, 대장동 50억 클럽 특검법을 재의결하려면 재적의원 3분의 2 즉, 200석 이상은 되어야한다. 물론, 국민의힘 이탈표도 가정할 수 있으나 20석 이상을 기대하긴 어렵다.

국민의힘은 과반을 확보하지 못하더라도 100석 이상은 확보해야 정권을 지킬 수 있는 것이다.


대통령 지지도와 정당 지지도를 비교한 아래 표를 한 번 보자.

MBC 여론조사를 보면, 1차는 지난 12월, 2차는 지난 1월 여론조사다.

MBC 여론조사는 같은 패널을 대상으로 유권자 마음이 어떻게 바뀌는지 볼 수 있다.

대통령 지지도는 국민의힘 지지도와 같이 움직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대통령 반대 여론은 민주당 지지도 보다 약 20% 포인트 이상 많다. 쉽게 말해 물이 넘치는데 담을 그릇이 작은 것이다.



민주당 지지층은 용혜인 신당, 국힘 지지층은 이준석 신당이 흡수


민주당과 국힘 지지율이 한 달새 소폭 하락한 이유를 보려면, 12월 여론조사 때 지지정당이 1월 여론조사에서 어떻게 바뀌었는지 보면 알 수 있다.

민주당은 12월 34%였는데, 1월에는 29%로 줄었다. 34% 중에는 용혜인 신당으로 4%가 이동했고, 이준석, 이낙연 신당으로 각 2%씩 이동했다. 국민의힘으로도 1% 흘러갔다.

국민의힘은 12월 에 28%였는데, 1월에는 26%로 줄었다. 28% 중에는 이준석 신당으로 3%, 이낙연 신당을 1%씩 이동했다. 민주당으로는 이동이 없었다. 국힘 지지층은 민주당에 비해 상대적으로 응집력이 강한 편이다. 바꿔말하면 빠져나갈 사람은 다 빠져나갔다.



4월 총선 비례대표 47석 병립형, 연동형 시뮬레이션


이번 총선은 선거법이 바뀌지 않으면 연동형으로 치러진다. 그러나, 민주당과 국힘이 합의할 경우, 병립형으로 돌아갈 가능성도 열려 있다.

연동형으로 치를 경우, 위성정당은 어차피 나올 수밖에 없다. 국힘이 위성정당 만든다는데 민주당이 안만들리는 없기 때문이다.

다만, 민주당은 위성정당 대신 선거연합을 통해 위성정당을 대체할 수 있는 방법도 있다.

MBC 여론조사를 토대로 비례 47석이 어떻게 배분될 지 시뮬레이션을 돌려봤다.

연동형①은 민주당이 개혁연합(용혜인 등)과 연대하는 경우고, 연동형②는 진보당까지 연대하는 경우, 연동형③은 정의당까지 연대하는 경우로 나눠봤다.

민주당이 병립형으로 가져갈 의석수 16석은 연동형으로 갈 경우, 줄어들 수 있다. 다만, 개혁연합 즉 이른바 용혜인 신당 등과 연대할 경우 범야권 의석은 비례대표 47석의 과반까지 넘볼 수 있다.

국민의힘은 병립형이든 연동형이든 이준석 신당과 연대할 가능성은 없다. 국민의힘은 오히려 병립형으로 가야 이준석 신당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기존 시뮬레이션은 지역구 변수 무시, 억지 가설로 병립형 근거 제공


기존 시뮬레이션에서 간과한 것이 두가지가 있다.

최병천 시뮬레이션의 경우, 병립형이든 연동형이든 지역구를 민주당과 국힘 모두 120석으로 고정해놓고 계산했다. 그리고 나서 병립형으로 갈 경우, 민주당과 국힘이 의석수가 같아질 거라고 결론 내리고, 연동형으로 가면 국힘만 위성정당 만들어서 국힘 의석수가 민주당보다 많아질 거라 분석했다. 

김준일 시뮬레이션 역시 병립형과 연동형 모두 지역구를 똑같이 놓고 계산했다. 다만 최병천 시뮬레이션보다 민주당 지역구 의석이 더 많게 설정했지만, 이런 가정은 실제 선거와는 차이가 있다. 병립형으로 갈 경우 양대정당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는 반면, 연동형으로 갈 경우, 선거연합을 통해 윤석열 정권 심판론이 더욱 거세질 수 있다. 특히, 박빙지역일 경우, 야권표 분산을 막아서 지역구에서 국민의힘 당선자를 억제하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20년 21대 총선 당시 민주당 박빙 패배와 박빙 승리 지역을 보자.

박빙 패배 지역의 경우, 인천동미출홀의 경우 후보 단일화를 했다면 이길 수 있었다. 박빙 승리 지역 역시 후보단일화를 했다면 더 큰 표차로 이겼을 것이다.


최정묵 지방자치데이터연구소장이 지난해 11월 출간한 '국민집권전략'을 통해 지역구 253군데를 민주당을 기준으로 우세와 경합우세, 경합, 경합열세, 열세 등 5개 지역으로 구분한 자료를 기초로 4가지 경우를 나눠서 구분해봤다.


민주당을 비롯한 범야권이 경합지역 49군데에서 절반을 이길 경우, 142석을 가져갈 수 있고, 경합지역에서 전부 승리할 경우 167석, 그리고 경합열세 지역까지 승리할 경우 181석까지 갈수 있을 것으로 예측됐다.


범야권 병립형 166석, 연동형 191석~205석 예상


최정묵 데이터와 MBC 여론조사를 바탕으로 비례대표 47석과 지역구 253석을 모두 합해보면, 병립형으로 할 경우 범야권이 경합지역 절반을 승리한다면 166석, 범여권은 134석으로 예측됐다.

연동형으로 할 경우, 야권 단일화 등으로 박빙지역에서 대부분 승리한다고 보고 범야권은 191석까지 갈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됐다. 반면, 범여권은 109석으로 100석을 간신히 넘길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 특검법이 결국 좌절되는 등 총선을 앞두고 윤석열 퇴진론이 더욱 강해진다면, 경합 열세지역까지 범야권이 승리할 가능성도 있다. 이럴 경우, 범야권은 205석까지 확보할 수 있고, 범여권은 100석 미만으로 떨어질 수도 있는 것으로 예측됐다.



선거 결과는 워낙 다양한 변수가 작동하기 때문에 현재 가진 데이터만으로 석달뒤 상황을 예측하기란 쉽지 않다. 민주당이 승리하더라도 국민의힘이 100석 미만으로 떨어지지 않는 한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을 막을 수 없고, 탄핵도 어려울 것이기 때문에 지금과 다를 바 없다.

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 반대 여론을 모두 수용할 수없다면, 범야권 연대를 통해 대통령과 여당을 포위하는 것만이 정권 심판을 실행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민주당이 병립형으로 돌아가려면 4년전에 여야합의로 만든 선거법을 또 고쳐야한다.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야합했다는 비판을 받게 되고, 민주당에 실망한 표는 제3당으로 가거나 기권표로 이어질 것이다. 윤석열 정권 심판론은 선거용 구호에 그칠 것이고, 윤석열 대통령의 남은 임기 3년은 지금과 비슷하거나 더욱 엄혹한 시간이 될 것이다. 남은 3년간 윤석열 정권의 폭정을 제동할 힘을 잃은 국회는 공전할 것이고, 국민은 전쟁위기와 경기침체, 그리고 인권침해 등 어떤 때보다 참혹한 헬조선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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