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보도

쌍방울 주가조작 '본진' 포착...김성태 수양어머니 가족회사 임원의 정체

"홍성의 절을 가진 그분"...임필순 가족회사 이사가 제우스1호 투자조합 핵심 멤버

2024-11-05 01:29:39

'수양어머니' 임필순과 쌍방울 연결고리 드러나


시민언론 뉴탐사는 쌍방울그룹 주가조작의 배후로 지목된 김성태 전 회장과 '수양어머니' 임필순의 핵심 연결고리를 포착했다. 임필순이 대표이사로 있는 회사 홍예원이 소유한 홍성 연화사를 통해 두 사람의 관계가 밝혀진 것이다. 김성태는 최근 "임필순을 모른다"며 "쌍방울 속옷 한 번 산 적 없는 사람"이라고 발뺌했고, 심지어 "임필순이 누군지 궁금해서 고소한다"는 황당한 주장까지 했지만, 이는 모두 거짓으로 드러났다. 특히 김성태는 지난 10월 3일 인터뷰에서 "나를 아들처럼 생각하는 어머님 같은 분이 7명 있다"며 임필순과의 각별한 관계를 우회적으로 인정한 바 있다.


홍성 연화사가 밝혀낸 두 사람의 관계


김성태는 지난 10월 3일 강진구 기자와의 인터뷰 당시 임필순 씨를 아냐고 묻자 "홍성의 절을 가진 그분"이라는 수상한 말을 남겼다. 뉴탐사는 이 말을 실마리로 홍성 연화사를 찾아냈다. 충남 홍성에 위치한 연화사는 2만9228제곱미터(약 8800평) 규모의 거대한 대지에 자리잡고 있다. 이 절의 소유주는 주식회사 홍예원이고, 홍예원의 대표이사는 바로 임필순이었다. 등기부등본을 확인한 결과, 연화사는 13평 규모의 작은 기도처로 등록되어 있었다. 기도처 주변의 넓은 부지는 부동산 매매와 임대업도 겸하고 있는 홍예원의 자산으로 추정된다. 김성태가 "임필순을 모른다"며 "고소하겠다"고 한 발언이 거짓임이 이로써 명백히 드러났다.


홍예원 사내이사 최형O, 미래ING 전 대표 출신


홍예원의 사내이사인 1964년생 최형O은 쌍방울과 깊은 관계가 있는 미래ING의 전 대표이사다. 미래ING는 쌍방울, 나노스, 비비안 등 3개 회사의 주식을 110억원어치나 보유한 회사로, 사실상 쌍방울 계열사의 지주회사 역할을 했다. 특히 미래ING는 쌍방울의 전환사채(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채권)를 매입하고 주가를 올려 차익을 남기는 주가조작의 핵심 회사로 지목됐다.


최형O은 김성태의 측근으로서 제우스1호 투자조합에도 참여했는데, 현재는 쌍방울 김성태와 샴쌍둥이로 불리는 배상윤이 이끄는 KH그룹 계열사 IHQ의 감사직을 맡고 있다. 더욱이 미래ING는 2020년 4월 김성태가 대표로 있는 아티스트코스메틱의 지분 99.45%를 42억원에 인수하며 쌍방울과의 끈끈한 관계를 이어갔다. 최형O이 대표이사를 지낸 미래ING는 쌍방울의 전환사채를 45억원어치나 보유했다가 조기상환 받은 뒤, 이를 다시 5명의 개인 투자자에게 재매각했다.


그런데 미래ING에는 또 다른 특이점이 있다. 이 회사는 주식시장에서 이낙연 테마주로 분류됐다. 노무현 정부 시절 국회의원을 지낸 서갑원 전 의원이 사외이사로 영입됐기 때문이다. 서갑원 전 의원은 이낙연 전 총리의 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미래ING가 정치권과도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영향력을 확대하려 했음을 보여준다.


100배 수익 올린 제우스1호 투자조합의 비밀


법원 증인신문 조서에 따르면, 김성태는 최형O에게 제우스1호 투자조합 지분 1억5천만원을 보장했다. 이 과정에서 최형O은 자신의 사촌여동생 명의로 지분을 보유했으며, 다른 조합원의 지분 1억5천만원도 사촌여동생 명의로 관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제우스1호 투자조합은 쌍방울이 나노스를 인수해 대북사업으로 주가를 띄우고 수익을 얻는 핵심 창구였다.

▲나노스 인수를 도와준 대가로 김성태로부터 3억원을 받았다는 이승O 법정 증인신문 조서 10p.(2023.6.27)
▲나노스 인수를 도와준 대가로 김성태로부터 3억원을 받았다는 이승O 법정 증인신문 조서 10p.(2023.6.27)


검찰은 지난해 3월까지만 해도 제우스1호 투자조합이 김성태의 비자금 조성 창구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수사를 벌였다. 나노스는 주당 100원에 발행한 전환사채가 1만1천원까지 치솟아 100배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 조합원 1억원 투자금이 100억원까지 불어난 것이다. 제우스1호 투자조합에는 검사·판사 출신 등 125명이 참여했으며, 대북사업 당시 중국 사무소를 운영했던 '헬멧맨' 최우향도 1억원을 투자했다. 주목할 점은 대북사업의 핵심 기업인 장원테크와 이엑스티(현 KH건설)도 이 투자조합에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더욱 의문스러운 점은 검찰이 2023년 1월 김성태를 구속하며 제우스 투자조합의 4,500억원 배임 혐의를 수사하다가, 이재명 대표 대북송금 의혹으로 수사 방향을 전환하면서 이 사건이 재판에서 갑자기 사라졌다는 사실이다.


500억 투자한 임필순 조카들의 쌍방울 커넥션


임필순은 지난 5월 29일 뉴탐사와의 전화통화에서 조카들과 쌍방울의 깊은 사업 관계를 털어놨다. 특히 국민은행 출신으로 베트남에서 활동하는 조카, 검사 출신 변호사 조카를 포함해 4명의 조카가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모두 1964년생으로, 북한 마그네슘 가공기술을 보유한 장원테크와 북한 자원 매장량 측정 기술을 가진 KH건설의 인수를 시도했다.


임필순은 조카 3명이 함께 투자회사를 설립했고, 이 회사에 약 500억원을 투자했다고 밝혔다. 특히 은행과 증권사 출신인 두 조카는 투자 전문가로서 김성태와 함께 여러 투자를 진행했다고 증언했다. 검사 출신 변호사 조카는 미래ING의 사외이사로 잠시 재직하며 기업 구조조정에 참여하기도 했다. 임필순은 "조카가 김성태와 함께 사업을 한다"며 "투자도 하고 후원도 한다"고 말했다.


최형O에 대한 질문에 답변 회피


임필순의 변호를 맡은 이제일 변호사는 뉴탐사의 최형O 관련 질문에 직접적인 답변을 회피했다. 특히 이제일 변호사는 뉴탐사를 음해하는 것으로 알려진 온라인 커뮤니티 '잇싸'에 글을 올려 "예전에 청담동 술자리건을 제가 더 많이 안다고 말씀드렸던 것처럼, 쌍방울건마저 제가 더 많이 아는 것 같다"며 답변을 피했다. 또한 "시사타파가 뉴탐사보다 훨씬 더 잘 파악하고 있다"며 뉴탐사의 보도를 흠집내려 했다.


임필순도 이날 아침 뉴탐사에 전화를 걸었다가 바로 끊었고, 최형O이 조카가 맞느냐는 질문에는 욕설로 답했다. 이처럼 이제일 변호사와 임필순이 핵심 질문에 대한 답변을 회피하고 뉴탐사를 음해하는데 집중하는 태도는 오히려 최형O과 임필순의 관계를 더욱 의심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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