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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재건사업 빨대 꽂은 세력들...차관 지원 이면에 '권력 실세' 줄줄이
윤석열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연 1% 금리, 5년 거치 20년 분할 상환 조건으로 1억 달러의 차관을 서둘러 지원하기로 한 배경에는 2022년부터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에 이권을 확보한 세력들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삼부토건과 DYD를 비롯한 건설사들과 정치인, 종교인들이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의 주요 수혜자로 확인됐다. 특히 이들 대부분이 윤석열 정부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건사업의 핵심 수혜기업들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의 최대 수혜자는 삼부토건이다. 지난해 5월 17일 우크라이나 정부가 한국으로부터 최대 80억 달러 규모의 차관을 지원받기로 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삼부토건의 주가는 하루 만에 23% 급등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 이낙연 전 총리와 특수 관계에 있던 휴림로봇이 삼부토건을 지배했으나,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 DYD가 인수했다. DYD의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과 특별한 인연이 있는 정창래 전 검사다. 정 전 검사는 윤 대통령과 의정부지검에서 함께 근무했으며, 한 전 장관과는 연수원 동기다.
또 다른 핵심 수혜기업은 KH건설이다. KH건설은 쌍방울그룹의 대북사업과 연계된 기업으로, 쌍방울 김성태 회장의 수양어머니로 알려진 임필순의 조카 최형석 쌍방울 부회장이 드림투자조합을 통해 KH건설 주식으로 단기간에 큰 시세차익을 거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KH건설과 쌍방울은 이재명 대표 수사에 협조한 대가로 재건사업 지분을 확보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플랫폼 기업과 종교계 인사들의 참여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의 또 다른 축은 DSF L&I라는 기업이다. 이 회사는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에 참여하는 모든 세력들을 하나로 묶는 플랫폼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DSF L&I는 김건희 씨의 서울대 MBA 동기이자 자산관리인으로 알려진 김모씨가 관여한 로버스트그룹과 연결돼 있다. 특히 로버스트그룹은 도천동 땅 사기 사건에 연루된 기업들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의 정근 의사와 임영문 목사도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에 깊이 관여했다. 임영문 목사는 세정건설의 대주주로, 대선 당시 전국 226개 시군구 기독교총연합회를 통해 윤석열 후보 지지를 이끌어낸 인물이다. 임 목사는 김건희 씨의 고모인 김해섭 목사와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김해섭 목사는 "10만 유튜버를 관리한다"며 영향력을 과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 실세들의 움직임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에는 정치권 실세들도 깊숙이 관여했다. 황우여 전 새누리당 대표와 김행 위키트리 대표는 지난 2022년 6월 22일 부산 온종합병원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재건 세미나에 참석해 사업 추진을 주도했다. 특히 김행 대표는 김건희 씨와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최근 여성가족부 장관으로 지명된 바 있다. 이들의 참석 사실이 담긴 기사는 얼마 지나지 않아 수정되며 관련 내용이 삭제됐다.
서둘러진 차관 집행의 배경
최근 우크라이나 총리는 한국이 1억 달러 규모의 차관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당초 계획보다 빠르게 진행된 것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우크라이나 종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서둘러 집행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젤렌스키 대통령의 실각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새 정부 출범 전에 차관을 서둘러 집행해 기존 재건사업 참여자들의 이권을 보장하려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향후 우크라이나 분할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상황에서 차관 상환 문제도 우려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