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을 앞두고 이중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낮에는 윤석열 탄핵 반대를 외치면서도, 밤이면 조기 대선을 준비하는 모습이다. 마치 고인의 영정 앞에서는 엄숙한 척하다가 밤이면 상속 재산을 놓고 웃고 떠드는 상주들과 다름없는 형국이다.
윤석열 묻고 '조기 대선' 뛰어드는 국힘
19일 나경원 의원 주최로 열린 '2030 민생·위민 노동개혁 대토론회'는 사실상 대선 출마 선언장이나 다름없었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 등이 참석한 이 자리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을 향한 염려는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김문수 파이팅!", "나경원 파이팅!"을 외치며 축제 분위기가 연출됐다.
설 연휴 직후까지만 해도 "조기 대선이란 말조차 꺼내지 말라"던 국민의힘은 이제 말만 하지 않을 뿐, 실제로는 대선 준비에 착수했다. 나경원 의원은 "정치는 누구나 대권에 도전할 수 있다"며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고,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도 "삶의 명령으로서 모든 것을 다해 약자를 보살피는 것이 공직의 첫 번째 직분"이라며 대권 도전 의지를 내비쳤다.
한동훈의 '분열의 씨앗'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책 출간을 통해 대선 행보에 시동을 걸었다. '국민이 먼저입니다'라는 제목의 이 책은 예약 판매와 동시에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주목할 만한 점은 그의 검사 경력이 의도적으로 제외됐다는 것이다.
조선일보는 이 사실을 특별히 부각하며 한동훈 띄우기에 나섰다. 한편 중앙일보가 오세훈 서울시장을 지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등 보수 언론의 대선 후보 밀어주기도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이는 과거 '윤핵관' 갈등 당시부터 이어져 온 조선일보와 중앙일보의 대결 구도가 재현되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한동훈 전 장관이 4위권에 머물러 있다는 현 지지율 구도를 뒤집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특히 김문수, 오세훈에 이어 3위를 달리는 홍준표 대구시장이 모두 '명태균 게이트'와 연관되어 있다는 점에서, 한동훈 전 장관 측은 검찰 수사를 통해 경쟁자들을 제압할 수 있다는 계산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계엄 당일 행적 감추는 추경호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추경호 전 원내대표는 12월 3일 계엄 시도 당일 저녁 행적에 대한 질문에 답변을 회피했다. 추경호는 당시 광화문 이마빌딩 이발소에서 머리를 자른 뒤 "여의도에서 기자들과 식사했다"고 주장해왔으나, 구체적인 장소와 만난 기자의 신원은 끝내 밝히지 않고 있다.
취재진이 "왜 동선 공개를 못하시는 겁니까?", "국회의원들을 왜 국회 본청에 모이지 못하게 막았습니까?"라고 거듭 질문하자, 추경호는 웃음으로 일관하며 자리를 피했다. 내란 중요임무 종사자로 의심받는 상황에서도 정치적 부활을 노리는 모습이었다.
이재명 선거법 항소심 3월말쯤 선고 전망
한편 이재명 대표의 선거법 위반 항소심이 이날 사실상 변론이 종결됐다. 26일 양형 심리를 남겨둔 상태다. 검찰은 공소장 변경을 통해 허위사실 공표 혐의를 입증하려 했으나, 법리적 한계를 드러냈다. 발언의 유추해석만으로는 허위사실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례에 비춰볼 때, 검찰의 공소 내용이 설득력을 얻기는 어려워 보인다. 선고는 3월 말경 이뤄질 전망이다.
한덕수 탄핵심판 하루 만에 종결
헌법재판소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심판을 첫 변론에서 종결했다. 주요 쟁점이 5-6가지에 달했음에도 불구하고 추가 변론 없이 심리를 마무리한 것이다. 한 전 총리는 최후변론에서 "극단의 정치는 국민 모두에게 막대한 비용을 지울 뿐"이라며 현 상황을 자평했으나, 정작 윤석열 정부의 계엄 시도와 같은 극단적 행보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심지어 마지막까지 윤석열을 "대통령님"이라 칭하며 줄서기를 이어갔다.
한덕수 탄핵이 인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만약 기각될 경우 조한창, 정계선 두 헌법재판관의 임명 자체가 무효가 되고, 이들이 참여한 윤석열 탄핵 심판의 법적 효력도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명백한 증거들이 속속 드러나는 가운데, 국민의힘은 윤석열을 버리고 조기 대선 채비에 나섰다. 관을 짜면서 상속자 경쟁에 돌입한 것이다. 윤석열의 정치적 장례식이 시작되는 순간, 그의 '충신'들은 벌써 다음 자리를 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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