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동 술자리 재판, 이례적 전개와 특별대우 논란
26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청담동 술자리 관련 가처분 심리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전개되며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첼리스트의 이례적 출석과 특별대우, 재판부의 신중한 태도, 그리고 조선일보의 왜곡 보도가 복잡하게 얽히며 사건의 실체에 한 걸음 더 다가가는 모습이다.
첼리스트의 갑작스런 재판 출석 결정 이유
이날 재판에서 가장 주목받은 것은 첼리스트의 직접 출석이었다. 첼리스트는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장관이 술자리에 참석했다고 말한 것이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이제일 변호사가 이를 조서에 남겨줄 것을 요청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거부하고 "첼리스트가 정신적 피해를 호소했다"는 말로 대체했다. 보통 기록에 남겨달라고 하면 재판부가 이를 수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는 7월에 있을 이미키 소송과 한동훈 소송을 위한 포석을 마련하려던 시도가 무산된 것으로 해석된다. 첼리스트의 법정 진술은 이후 소송에 증거로 제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미키 소송 선고가 7월 12일, 그리고 한동훈 소송 결심이 7월 17일이기 때문에 그전에 뭔가 재판부에 제출할 거리를 만들려고 했을 것으로 보인다. 가처분 소송에서 법정에 굳이 출석할 필요가 없었던 첼리스트가 '윤석열 한동훈 술자리 참석 발언이 거짓'이라는 말만 하고 사라진 것만으로도 출석 이유를 짐작케 한다.
이제일 변호사의 모순된 요구
재판 과정에서 더욱 주목할 만한 점은 첼리스트 측 이제일 변호사의 모순된 요구였다. 이제일 변호사는 음성 변조된 영상까지 삭제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는 당초 주장했던 음성권 침해 문제와는 거리가 먼 요구다. 음성이 변조된 영상에서는 첼리스트의 목소리를 식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요구는 음성권 보호보다는 청담동 술자리 관련 모든 영상을 삭제하려는 의도로 해석될 수 있다. 이는 첼리스트 측의 진정한 목적이 음성권 보호가 아니라 청담동 술자리 관련 보도 자체를 차단하려는 것일 수 있다는 의혹을 불러일으킨다. 이러한 행태는 이번 소송의 본질적 목적에 대한 의문을 더욱 깊게 만들고 있다.
법원의 이례적인 특별대우
재판이 끝난 직후, 첼리스트는 법원 직원들의 호위를 받으며 쏜살같이 법원 직원 전용 통로로 사라졌다. 유명 정치인이나 연예인도 누리기 어려운 매우 이례적인 조치다. 야당 대표도 누리지 못한 특혜다. 뉴탐사 취재진의 확인 결과, 첼리스트 측 변호사가 재판 전날 밤 비공식 라인을 통해 신변보호를 부탁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신변 보호 요청을 받은 민사51부 관계자에 따르면, 첼리스트 측 변호인은 통상적인 신변보호 요청서 같은 문서가 아닌 전화 한 통화로 신청했다. 서울중앙지법의 경우, 신변보호 요청은 법원 감사과에 서면으로 신청해야하는데 첼리스트측은 이례적으로 재판 전날 밤에 전화로 신청했다. 신청 사유도 채무자 즉 강진구 기자와 대면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 이유였다. 법원장 수준의 배경이 아니고는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정황이다.
조선일보의 왜곡 보도 논란
조선일보는 재판 직후 "첼리스트가 거짓말했다고 얘기했는데도 뉴탐사가 계속 방송을 내보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는 첼리스트의 발언을 과장한 것이며, 첼리스트는 자신이 거짓말했다는 점을 강조해서 발언했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조선일보가 첼리스트 대리인인 이제일 변호사의 요청을 고의적으로 누락했다는 점이다. 이제일 변호사는 첼리스트가 했던 유일한 발언인 "윤석열 한동훈 참석 발언은 거짓"이라는 부분을 재판 기록에 남겨달라고 요청했다. 그런데, 조선일보는 이 부분은 누락한 채 재판부가 알아서 "정신적 피해 호소"로 기록에 남기겠다고 처리했다. 첼리스트 측 변호인의 요청을 재판부가 받아들이지 않은 점을 생략해 맥락을 바꿔버린 것이다. 전형적인 왜곡 보도다.
항목 | 조선일보 보도 | 실제 상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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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리스트(A씨)의 발언 | "그날 술자리에 대통령과 법무부 장관 및 김앤장 변호사 30명이 있었다는 걸 남자친구에게 거짓말 한 것이라고 확실히 이야기했는데도 저 (뉴탐사) 사람들은 계속 그 일이 있었던 것처럼 방송을 해왔다" | 윤석열, 한동훈 참석 사실을 거짓말했다고 함 |
첼리스트 측 변호인(이제일 변호사)의 요청 | 기사에서 누락 | 윤석열, 한동훈 참석 거짓말 내용을 재판 기록에 남겨달라고 요청함 |
재판부의 대응 | "채권자(A씨) 본인이 정신적 피해를 호소하는 것으로 (조서에) 정리하겠다"고 함 | "채권자(A씨) 본인이 정신적 피해를 호소하는 것으로 (조서에) 정리하겠다"고 하며, 첼리스트 측 변호인의 요청을 거절함 |
재판 기록 내용 | 정신적 피해 호소로 기록 | 정신적 피해 호소로 기록 |
첼리스트의 최종 답변 | "알겠습니다"라고 답함 | 말한 적 없음 |
조선일보는 뉴탐사 취재진이 허위임을 인지하고도 청담동 술자리 보도를 이어갔다는 점을 부각해 강진구 기자 등이 처벌받을 수 있게 기사 방향을 끌고 갔다. 이는 재판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상황을 왜곡한 것으로 보인다.
첼리스트의 채널A 인터뷰와 모순된 행태
재판부가 첼리스트의 진술을 조서에 남기지 않자, 첼리스트 측은 다른 방법을 통해 자신들의 주장을 알리고자 했다. 재판 직후 첼리스트는 채널A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 인터뷰에서 첼리스트는 다시 한번 청담동 술자리 관련 발언이 거짓말이었다고 주장했다.
이는 여러모로 모순된 행태로 보인다. 첫째, 음성권 침해를 주장하며 가처분 소송을 제기한 당사자가 적극적으로 자신의 음성을 드러내며 언론 인터뷰에 나선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둘째, 법정에서 이루지 못한 목적을 언론을 통해 달성하려는 듯한 모습은 사법 절차를 우회하려는 시도로 비춰질 수 있다. 마지막으로, 조선일보의 텍스트 보도에 이어 채널A의 영상 보도까지 이어진 것은 마치 사전에 준비된 듯한 인상을 준다. 이러한 첼리스트의 행동은 그의 주장의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하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이제일 변호사와의 충격적 통화 내용
뉴탐사는 이제일 변호사와의 3월 통화 내용을 공개했다. 이날은 첼리스트의 "윤석열 한동훈이 왔어. (중략) 탄핵감이야" 라는 2023년 4월 4일자 발언을 보도하기 하루전이다. 이제일 변호사는 강진구 기자와의 통화에서 자신이 이미키 관련 사건 변호를 맡고 있다고 밝혔으며, 한동훈은 재판에서 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첼리스트의 말을 100% 신뢰할 수 없다고 말하는 등 현재와는 사뭇 다른 입장을 보였다.
이세창 전 총재의 의미심장한 발언
이세창 전 자유총연맹 총재권한대행은 강진구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뉴탐사가 검찰보다 똑똑해서 검찰이 청담동 술자리 사건을 빨리 매듭짓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는 뉴탐사가 청담동 술자리의 진실에 접근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시사하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청담동 술자리 의혹은 여전히 미궁 속이지만, 이번 재판과 관련 인물들의 발언을 통해 사건의 본질에 한 걸음 더 다가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첼리스트에 대한 파격적인 대우, 재판부의 신중한 태도와 조선일보의 왜곡보도 그리고 이제일 변호사와 이세창의 충격적인 발언들은 이 사건의 배후에 복잡한 역학관계가 작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전체적인 상황을 종합해 보면, 현재 한동훈 측이 마음이 급한 상황으로 보인다. 이제일 변호사의 태도 변화와 첼리스트에 대한 이례적인 특별대우 등이 이를 방증한다. 앞으로 전개될 추가 수사와 재판 과정, 그리고 관련 인물들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