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통령 선거 전에 찍은 것으로 추정되는 명태균-허경영 씨 사진이 유출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스픽스는 두 사람이 나란히 찍힌 사진과 함께, 명태균-강혜경(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보좌관) 씨의 통화 내용을 공개하면서 명태균 씨가 대선 당시 허경영을 활용해 이재명 후보를 집중공격하려 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를 위해 허경영 씨의 지지율을 5%정도로 올리려고 여론조사 조작을 했다는 얘기다.
실제로 명태균-강혜경 씨가 2021년 12월 13일 통화 녹취에 따르면, 명씨는 “여론조사 오늘 나오나요. 허경영이가 좀 나와야 지금 우위를 점한다”고 했다.
또 명 씨는 “허경영이도 밑의 애들 다 밥줄인데, 눈치 긁고 있을 건데, 그거(여론조사 결과) 줄 때는 나름대로 5% 나와야 할 것 아닌가”라며 “영점 몇프로인데 그거 뭐”라고 했다.
허경영 씨는 당시 대선 득표율은 0.83%에 그쳤다.
하지만, 명씨와 관련된 미래한국연구소가 낸 여론조사 상으로는 5%를 돌파했다.
프라임경제신문·미래한국연구소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피플네트웍스리서치(PNR)이 2021년 12월 15~16일 이틀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허경영 후보는 4.6%를 기록했다. 또 같은 기관이 동일한 조건으로 12월 22~23일 실시한 조사에서는 중앙선관위가 주최하는 토론회 요건인 지지도 5%를 돌파해 5.5%를 기록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PNR이 의뢰해 허경영 위해 영업 뛴 것"
명 씨에게 해당 의혹에 대해 질의하자, “ PNR 사장 사장 영업을 좀 부탁해서 대선 당시 ‘안녕하세요 허경영입니다’로 시작하는 ARS 영업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명 씨는 또 “그거 하는 데 1억 2천이고, 남는 게 6천이라고 했다”며 “그래서 PNR과 반반씩 나누기로 하고, 두 번해서 2억4천만원 영업했다. 그걸 내가 자체 조사하니까 서병훈이가 내(자기)한테 붙여달라고 하는 거를 내가 미래한국연구소에 넣어주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허경영 씨는 안드로메다에서 온 IQ 430인데 내가 가야지, 일반 홍준표나 오세훈 이런 사람들은 지가 오고 다 나를 찾아와야 하지만, 허경영은 돈을 준다는데 뛰어가야지”라고 덧붙였다.
기자가 '허경영 씨 때문에 피해입은 사람들이 많지 않나'라고 묻자, "그런가. 그래도 나한테 돈 준 사람 지적하기는 그렇다"라고 답변했다.
명태균-허경영 교류, 결국 그 중심에 김건희 있을까?
해당 여론조사의 조작 여부도 문제지만, 통상적으로 통용되는 비용인지도 의문이다. 아울러 허경영 씨와 명태균 씨 사이에 혹, 김건희 씨가 있는 건 아닌지 그 관계성을 더 자세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만약 모종의 관계가 있었다면, 서로 주고받을 것도 확실해 보인다. 윤 대통령측은 허경영 씨에게 제기된 법적인 문제들을 무마시켜 주면서 결집된 표를 얻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유독 보수 개신교와 각종 사이비 종교 단체의 표에 의존했다는 비판을 받아온 상황에서 더욱 개연성은 높아진다.
더 의심스러운 지점은 윤석열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난 여론이 커질 때마다 허경영 씨가 지지자들 앞에서 적극적으로 옹호를 해왔다는 점이다.
"김건희 여사 영어실력에 깜짝 놀라. 남편 출세시키는 데 뭔가 있어"
2022년 6월 5일자 유튜브 영상 <허경영이 말하는 김건희>에서 허 씨는 “김건희 여사의 영어실력에 깜짝 놀랐다. 실력있는 사람”이라고 발언하는가 하면, “굉장히 재치있다. 남편 출세시키는데 뭔가가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루를 대통령을 하더라도 거기에는 훌륭한 아내가 있는 것”이라고 했다.
2022년 5월 한국을 방문한 바이든 대통령이 김건희 씨를 향해 “'메리드업(married up)”이라고 하자, 김건희 씨는 “Really?”라고 답변해 부적절한 답변이었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러자, 허경영 씨가 자신의 신도들 앞에서 영어를 그 정도 알아 듣고 소통한다는 것은 대단한 것이라며 적극 두둔하고 나선 것이다.
"영국 여왕 장례식장에서 영화 주인공처럼 예뻤는데, 그걸 또 비난한다"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장례식에 참석하면서 지각하는가 하면, 김건희 씨가 당시 검은 베일에 달린 검은 모자를 쓰고 참석한 의상이 논란이 되자, 이때도 허경영 씨가 옹호했다.
2022년 10월 4일 <허경영이 말하는 김건희 여사의 패션스타일> 영상에서 허 씨는 “윤석열 대통령 사모가 이번에 영국에 갔을 때, 김건희 여사님이 서양 사람들 장례식에서 입는 옷을 입었다”며 “그런데 그게 너무 예쁘다. 멋있었다. 영화 주인공처럼 보였다”라며 한껏 띄웠다.
그러면서 “나는 그 사람이 영국 여왕처럼 보였다. 그정도로 예뻐 보였는데 그걸 또 비난한다. 그걸 비난하는 자체는, 우리나라 사람은 누가 잘되면 무조건 비난한다”라고 발언했다.
또 당시 윤석열 대통령이 외교순방 시 해외 정상들과 제대로 된 회담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도 허 씨는 “대통령이 다른 나라 대통령을 만나는 게 하늘에 별따기”라며 “그게 5분이든 1분이든 회담한다는 게 기적이다. 그 정도면 되는데 외교를 망쳤다느니 그러면 안 된다”라고 말했다.
"김건희 여사 봉사에 관심 많아"
2023년 4월 18일 <영부인 김건희 여사의 최근 행보에 관한 허경영의 생각> 영상에서는 김건희 씨가 ‘빈곤 포르노’와 ‘봉사 쇼’ 등으로 수차례 비난 받은 것도 적극 두둔했다.
그는 “김건희 여사가 봉사하는데 관심이 있다”며 “김건희 여사가 사회복지공동모금에 회장으로 들어갔다. 원래 그 명예회장은 영부인들이 한다는데 직접 가서 임명장을 받았다”며 “적극적이다. 캄보디아 가서도 그랬다. 색 안경을 끼고 보면 안된다”라고 발언했다.
또 “육영수 여사가 어려운 사람들한테 (봉사를) 많이 했다. 그런데 김건희 여사도 그런데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 했다.
특히 2022년 11월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캄보디아로 순방갈 당시 명태균 씨와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복수의 증언을 JTBC가 취재해 보도한 바 있다.
명태균 씨와 허경영 씨가 서로 교류하는 사이였고, 허경영 씨가 때마다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두둔해 왔다는 점에서 명태균 씨와 허경영 씨와의 관계의 중심에도 김건희 씨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
한편, 대선 당시 김경재 전 자유총연맹 총재를 대선 후보로 밀던 전광훈 씨는 막판에 윤석열 지지로 돌아섰다. 이에 대해 김경재 전 총재는 대선 이후 “윤석열 후보측에서 자신과 협상하기 위해 밀사 3명을 보냈다며, 아마 전광훈 목사쪽에도 갔을 것이다”라고 기자에게 털어놓은 바 있다. 또 김 전 총재는 전광훈측에 협상 조건으로 장관자리 5석 이상을 요구했다고 했다. 이후로 전광훈 씨는 김경재 전 총재를 헌신짝 버리듯 버리고 윤석열 지지에 올인했고, 윤 대통령 취임 이후 신원식, 김문수 등 전광훈 씨 집회에 연사로 섰던 측근 인사들을 기용했다.
혹시 당시 밀사 3명 중에도 명태균 씨가 포함됐던 것은 아닌지, 김경재 전 총재와 명태균 씨에게 질의했다. 김 전 총재는 “당시 왔던 사람들의 이름은 기억나지 않는다”라고 했고, 명 씨는 “나는 칠불사 다니는 사람인데 왜 목사랑 연락하느냐”라고 선을 그었다.
전광훈 씨와 김경재 전 총재에게 밀사로 갔던 인물 중 명태균 씨가 없었다면, 제2의 명태균이 존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