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보도
김선교 당선인의 '언론 길들이기' 고발, 적반하장도 유분수
지난 4월 10일 치러진 총선에서 경기 여주 양평 지역구에 출마한 김선교 국민의힘 당선인 측이 자신들의 폭력 행위를 취재하던 기자들을 오히려 고발해 충격을 주고 있다. 김선교 당선인 측은 뉴탐사 기자들을 상대로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와 연설회장 소란행위 금지 위반, 폭행치상죄, 명예훼손죄 등의 혐의를 씌워 고발장을 제출했다. 그러나 영상에 고스란히 담긴 사실관계를 보면, 이번 고발은 언론의 자유를 억압하기 위해 적반하장도 유분수로 벌이는 궤변에 불과함이 드러난다.
특히 이번 고발장 제출에는 김선교 당선인 측의 부담스러운 민낯을 가리기 위한 언론 길들이기 의도가 다분해 보인다. 최근 뉴탐사는 김선교 당선인 본인을 비롯한 측근들의 재산 축적 과정을 취재하던 중 일부 특혜 의혹까지 포착한 상황이었다. 이에 김선교 당선인 측은 해명이나 사과 대신 오히려 언론사를 고발하는 전방위 압박으로 대응하고 나선 것이다.
김선교 측은 고발 이유에서 과거 뉴탐사가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장관의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제기한 것을 마치 '허위사실'인 양 단정 짓고, 뉴탐사가 성일종 의원으로부터 고발당한 사실을 들먹이며 문제 있는 언론사로 몰아가고 있다. 그러나 청담동 술자리 의혹은 지금도 사실관계 확인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며, 성일종 의원의 고발 역시 아직 경찰 조사 조차 시작되지 않았다. 특정 언론사에 악의적 프레임을 씌워 권력 감시 활동을 위축시키려는 김선교 측의 언론관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대목이다.
고발장에서 김선교 측은 기자들의 취재 행위에 대해 "급박하고 저돌적인 행동을 하면서 취재를 가장한 난동을 부렸다"며 이를 '선거방해'로 몰아갔다. 하지만 강진구 기자가 던진 질문은 단지 "윤석열 대통령이 왜 김선교 후보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는지"를 묻는 취재 행위에 불과했다. 이는 김선교 후보가 2022년 지방선거 당시 유권자들 앞에서 직접 한 발언으로, 이를 질문하는 것이 어떻게 선거방해가 되는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오히려 당시 영상을 보면 김선교 후보를 향해 질문하는 기자의 팔을 후보 측이 와락 낚아채고, 목덜미를 움켜쥐는 등 격한 폭력이 행사되는 모습이 역력하게 보인다. 심지어 유세차에서 내려온 김선교 후보가 직접 다가와 기자의 볼을 꼬집는 장면까지 고스란히 담겼다. 그런데도 김선교 측은 마치 기자들이 폭력을 휘둘렀다는 듯 주장하고 있으니 이는 흑백을 완전히 전도한 궤변이라 아니할 수 없다.
또한 김 후보 측은 "기자들의 폭압적 행동에 신변을 보호하려다 가벼운 몸싸움 끝에 양평 주민이 다치게 됐다"고 기자들의 폭행치상 혐의까지 운운했다. 그러나 정작 영상 속 양평 주민으로 지목된 이는 기자와 실랑이를 벌이던 김 후보 측 관계자와 눈짓을 주고받는 장면이 포착돼 이른바 '헐리우드 액션'에 대한 의구심을 낳고 있다. 김선교 당선인 측이 스스로 인정했듯 이는 명백히 '가벼운 몸싸움'일 뿐 기자들과는 아무 연관이 없다. 그럼에도 마치 기자들이 주민을 폭행한 것처럼 호도하고 있으니 언론인 길들이기 의도가 아니고서야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
이처럼 김선교 당선인 측의 고발장은 사실관계를 명백히 호도하고 있음이 각종 영상을 통해 낱낱이 확인되고 있다. 그런데도 경찰은 이런 억지 고발장을 근거로 피해자인 기자들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이는 여당 당선인의 눈치를 보며 검찰과 경찰이 언론 길들이기에 앞장서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우리는 언론의 자유가 심각히 위협받는 상황을 목도하고 있다. 취재 과정에서 폭력을 휘두른 장본인이 언론을 고발하고 검경은 이에 부화뇌동하는 모습은 민주주의의 수호자가 되어야 할 이들이 오히려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난센스다. 언론의 자유를 억압하려는 권력의 칼날은 결국 국민을 향하게 돼 있다. 검찰과 경찰은 여당 당선인의 눈치 보기를 멈추고 언론 자유 침해 행위를 엄정 수사해야 한다. 김선교 당선인 역시 언론의 비판에 겸허히 귀 기울이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다. 권력을 감시하고 비판하는 것은 언론의 당연한 책무이자 민주주의의 근간임을 잊어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