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보도

김건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검찰 불기소 결정의 허점

검찰도 가지고 있는 통화 녹취록과 거래 내역으로 본 주가조작 증거들

2024-10-18 01:12:39

윤석열 정부 검찰이 재보궐선거 바로 다음날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주목할 점은 이 결정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법무부 장관 시절에 불기소 방침을 세우고도 내놓지 못했던 결정이라는 것이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과 가까운 인사들로 검찰 수뇌부가 교체된 직후 이루어진 이번 불기소 결정은 시기와 내용 모두에서 매우 부적절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는 단순한 사법적 판단을 넘어 검찰 권력의 정치적 중립성과 존립 자체를 위협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다. 대통령 측근들로 구성된 검찰이 대통령 배우자에게 면죄부를 준 것으로 비춰질 수 있어, 검찰의 독립성과 공정성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게 만든다.


주가조작 사전 인지 여부: 명백한 증거 은폐


검찰은 김건희 씨가 주가조작 사실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이는 명백한 증거를 외면한 결과다.

일체의 다른 고려 없이 증거와 법리에 따라 피의자의 시세조종 가담 혐의에 대해 엄정히 검토한 결과, 피의자가 주범들과 공모하였거나 그들의 시세조종 범행을 인식 또는 예견하면서 계좌관리를 위탁하거나 주식매매 주문을 하는 등 범행에 가담했다는 점을 인정하기 어려워 기소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음
검찰 보도참고자료 - 대통령 배우자의 도이치모터스 시세조종 가담 의혹 사건 수사결과 - (24.10.17)


첫째, 1차 주가조작 주범 이정필의 검찰 진술이 김건희 씨의 사전 인지를 뒷받침한다. 이정필은 2021년 9월 23일 검찰 조사에서 다음과 같이 진술했다

김건희를 소개받고, 권오수가 '회사가 우회상장해서 올라갔던 때보다 6천원 이상 빠져 있는데 그럴 이유가 없다. 지금은 코오롱 모터스가 1등인데 앞으로 코오롱보다 더 잘할 것이고, 서비스센터도 이에 곧 오픈을 할 예정이다. 지금 도이치모터스 시총이 2백억 정도 되는데 적어도 500억은 가야하지 않겠냐'라는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그러면서 권오수가 김건희에게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사라고 이야기를 하였고, 그랬더니 김건희가 그 자리에서 '신한증권 계좌에 10억 정도가 있는데 주식을 사야겠네'라고 하면서 바로 신한증권에 전화를 하여 '앞으로 이주완이라는 사람이 도이치모터스 주문을 내면 받아줘라'라고 이야기 했던 것 같습니다.
이정필 검찰 피의자 신문조서(2021.9.23)

이 진술은 김건희 씨가 도이치모터스 주식 대량 매수와 주가 상승을 위한 계획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특히 김건희 씨가 그 자리에서 즉시 10억 원 규모의 투자를 결정하고, 이주완(이정필)의 주문을 받아줄 것을 증권사에 지시한 점은 주가조작 의도를 강하게 시사한다.


둘째, 비정상적인 거래 패턴이 있다. 김건희 씨의 2010년 1월 거래량은 도이치모터스 전체 거래량의 평균 34%에 달했다. 특히 1월 13일에는 52%를 기록했다. 한국금융투자협회 기준으로 일일 거래량의 30%를 초과하는 매매는 불공정거래로 판단한다. 주목할 만한 점은, 김건희 씨와 유사한 사례인 전주 손건희의 경우, 전체 거래량의 28% 거래로 항소심에서 유죄 선고를 받았다는 것이다. 김건희 씨의 거래량은 이를 훨씬 상회한다.


셋째, 김건희 씨의 구체적인 주문 지시가 있었다. 2010년 1월 12일, 김건희 씨는 증권사 직원에게 고가 매수를 여러 차례 지시했다. 이는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전형적인 수법이다.

▲2022.5.27 이정필 증인신문조서(권오수 측 변호인 신문). 김건희가 직접 주문했다는 증거(2010년 1월 첫 시세조종설 매수)
▲2022.5.27 이정필 증인신문조서(권오수 측 변호인 신문). 김건희가 직접 주문했다는 증거(2010년 1월 첫 시세조종설 매수)


넷째, 신한증권 이동훈의 검찰 진술 조서에 따르면, 그는 1차 주포 이정필로부터 연락을 받아 주문을 넣고 김건희 씨에게 확인했다고 진술했다. 이는 김건희 씨가 주가조작 과정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다.

▲2021.12.16 김건희 씨의 신한증권계좌 담당자 이동훈의 검찰 진술 조사 일부
▲2021.12.16 김건희 씨의 신한증권계좌 담당자 이동훈의 검찰 진술 조사 일부


'개미 흔들기' 의혹: 전형적인 주가조작 수법 적용


검찰은 2010년 1월 28일의 의심스러운 거래를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다. 이 거래는 전형적인 '개미 흔들기' 수법으로, 시세조종이 아니면 설명이 불가능하다.


1월 28일, 김건희 씨의 거래 패턴은 일반적인 주식 거래와는 정반대의 양상을 보였다. 통상적으로 투자자들은 낮은 가격에 매수하고 높은 가격에 매도하려 하지만, 김건희 씨의 거래는 이와 정반대였다.


오전 12시 28분부터 12시 43분까지 김건희 씨는 2,590원에 약 10만 주를 매도했다. 이는 시장에 대량의 주식을 던져 주가를 인위적으로 하락시키는 행위다. 그러나 불과 2시간 후인 오후 2시 36분부터는 2,610원이라는 더 높은 가격에 다시 매수를 시작했고, 심지어 2,700원까지 가격을 끌어올리며 6만 6천 주를 매수했다.


이러한 거래 패턴은 개인 투자자들, 일명 '개미'들을 혼란에 빠뜨리고 손실을 유도하는 전형적인 시세조종 기법이다. 대량 매도로 주가를 떨어뜨린 후, 개인 투자자들이 손절매(손실을 감수하고 매도)하도록 유도한 다음, 다시 높은 가격에 매수하여 주가를 끌어올리는 것이다.


이는 정상적인 투자 행위로는 설명이 불가능하다. 낮은 가격에 팔고 높은 가격에 사들이는 행위는 명백한 손실을 자초하는 것으로, 오직 주가조작을 통한 시세차익을 노리는 경우에만 가능한 거래 패턴이다.


더욱 주목할 점은, 이날의 거래에 대해 김건희 씨가 증권사 직원과 나눈 통화 내용이다.

▲김건희와 증권사 직원 통화내역(2010.1.28)​
▲김건희와 증권사 직원 통화내역(2010.1.28)​
▲김건희와 증권사 직원 통화내역(2010.1.28)​
▲김건희와 증권사 직원 통화내역(2010.1.28)​
▲김건희와 증권사 직원 통화내역(2010.1.29)​
▲김건희와 증권사 직원 통화내역(2010.1.29)​


더욱이 이러한 비정상적인 거래 패턴은 10월과 11월에도 반복되었다. 2010년 10월 28일, 김건희 씨는 대신증권 계좌를 통해 3,100원에 주식을 매도한 후 같은 날 미래에셋대우 계좌로 더 비싼 3,121원에 재매수했다. 11월 1일에도 유사한 패턴이 나타났는데, 대신증권에서 3,300원에 매도한 주식을 같은 날 미래에셋대우에서 3,409원이라는 더 높은 가격에 다시 사들였다.


이처럼 서로 다른 증권사 계좌를 이용해 같은 날 낮은 가격에 매도하고 높은 가격에 매수하는 행위는 매우 수상하다. 일반적인 투자자라면 하나의 계좌에서 낮은 가격에 매수하고 높은 가격에 매도하려 할 것이다. 그러나 김건희 씨의 거래는 이와 정반대로 이루어졌으며, 더욱이 서로 다른 증권사를 이용했다. 이는 거래의 추적을 어렵게 하고 시세를 조종하려는 의도가 없이는 설명할 수 없는 행위다.


이러한 일련의 거래 패턴은 김건희 씨가 단순한 투자자가 아니라 조직적인 주가조작에 깊이 관여하고 있었다는 강력한 증거가 된다. 서로 다른 증권사 계좌를 이용한 점은 이러한 거래의 의도성을 더욱 명확히 보여준다. 검찰이 이러한 명백한 증거들을 무시하고 불기소 결정을 내린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2010년 10월 28일과 11월 1일 김건희 도이치모터스 거래 내역. 
▲2010년 10월 28일과 11월 1일 김건희 도이치모터스 거래 내역. 


이러한 거래는 정상적인 투자 행위로는 설명이 불가능하다. 일반적인 투자자라면 낮은 가격에 매수하고 높은 가격에 매도하려 할 것이다. 그러나 김건희 씨의 거래는 이와 정반대로 이루어졌다. 이는 개인 투자자들의 혼란을 유도하고 시세를 조종하려는 의도가 없이는 설명할 수 없는 행위다.


이러한 일련의 거래 패턴은 김건희 씨가 단순한 투자자가 아니라 조직적인 주가조작에 깊이 관여하고 있었다는 강력한 증거가 된다. 검찰이 이러한 명백한 증거들을 무시하고 불기소 결정을 내린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핵심 증언 무시: 주변 인물들의 진술 무시


검찰은 주변 인물들의 중요한 증언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았다.


초기 투자자 양경수 씨의 진술서에 따르면, "권오수가 김건희 씨를 포함한 주주들의 주식을 담보로 대출받아 주가를 올리겠다고 했다"고 한다. 이는 김건희 씨가 주가조작 계획을 사전에 인지했음을 보여주는 결정적 증거다. 특히 주목할 점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1심 판결문에서도 양경수 씨의 이 진술서의 신빙성을 인정했다는 것이다.

▲주식 담보로 사채빌려 주가조작 ​권유 받는 과정에서 김건희 이름 등장​(도이치 전주 양경수 사실확인 진술서 중)
▲주식 담보로 사채빌려 주가조작 ​권유 받는 과정에서 김건희 이름 등장​(도이치 전주 양경수 사실확인 진술서 중)


법원은 판결문에서 "양경수는 해당 진술서에 관하여 '피고인 권오수에 대한 좋지 않은 감정으로 작성하였다'라는 취지로 진술하나, 그 내용이 상당히 구체적이고 피고인 이정필이나 양경수 본인의 진술과도 대체로 합치하고 있어 신빙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양경수 씨의 진술이 단순한 주장이 아닌, 법적으로도 인정받은 증거라는 것을 의미한다.


양경수의 진술서는 김건희 씨가 주가조작 계획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고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그 내용은 김건희 씨가 이를 몰랐을 리 없음을 강력히 시사한다. 진술서에는 권오수가 양경수를 주가조작에 참여하도록 설득하는 과정이 상세히 묘사되어 있으며, 이 과정에서 김건희 씨도 함께 있다는 언급이 나온다.


특히 주목할 점은, 김건희 씨가 양경수와 같은 '전주'(대량 주식 보유자)의 위치에 있었다는 것이다. 권오수가 양경수에게 주가조작 계획을 설명하고 참여를 권유했다면, 같은 위치에 있는 김건희 씨에게도 동일한 설명과 권유가 있었을 것이라고 추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따라서 김건희 씨가 이러한 계획을 전혀 몰랐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처럼 법원에서도 인정한 증거를 검찰이 무시했다는 점은 이번 불기소 결정의 문제점을 더욱 부각시킨다. 양경수의 진술은 김건희 씨가 단순히 투자 손실을 본 피해자가 아니라 주가조작의 공모자였을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한다.


검찰이 이러한 중요한 법적 판단과 정황 증거를 간과하고 불기소 결정을 내렸다는 것은, 이번 수사가 얼마나 부실하게 이루어졌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다. 검찰은 김건희 씨와 다른 전주들의 관계, 그리고 그들이 공유했을 가능성이 높은 정보에 대해 더 깊이 있는 조사를 했어야 했다. 이러한 중요한 측면을 간과한 것은 검찰의 수사 의지와 공정성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게 만드는 요소다.


더욱이 2차 주가조작 당시 김기현 씨와 민태균 씨의 문자메시지도 있다. 이들은 11월 1일 정오에 김건희 씨의 계좌에서 8만 주가 매도될 것이라는 정보를 미리 공유했다. 실제로 김건희 씨는 그들의 메시지 발송 7초 만에 8만 주를 매도했다. 이는 김건희 씨가 주가조작 과정에 깊이 관여했음을 명백히 보여준다.

▲2010년 11월 1일 통정매매 직전 공범들 문자내역​
▲2010년 11월 1일 통정매매 직전 공범들 문자내역​


'주식 경험 부족' 주장의 허구성


검찰은 김건희 씨에게 주식 관련 지식과 경험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크게 다르다.


김건희 씨는 과거 2019년 6월 월간조선과의 인터뷰에서 "1990년대 말 IT 붐 때부터 2010년까지 주식으로 돈을 벌었다"고 밝혔다. 최소 10년 이상의 주식 투자 경험이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2010년 4월 28일, 김건희 씨는 태광이엔시 주식으로 하루 만에 2천만 원의 시세차익을 냈다. 이는 주식 초보자가 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김건희 2010년 4월 28일 주식 판 돈 태광이엔시에 '몰빵' 후 다음날 태광이엔시 매도해서 2천만원 차익 남김
▲김건희 2010년 4월 28일 주식 판 돈 태광이엔시에 '몰빵' 후 다음날 태광이엔시 매도해서 2천만원 차익 남김


더욱이 김건희 씨 주변에는 이정필, 이준수 등 주식 전문가들이 포진해 있었다. 이들과의 긴밀한 교류는 김건희 씨의 주식 전문성을 더욱 높였을 것이다.


검찰 수사의 치명적 맹점


검찰 수사에는 여러 치명적 맹점이 있다.


첫째, 수사 대상 기간을 의도적으로 축소했다. 검찰은 김건희 씨의 주가조작 연루 시기를 2010년 1월부터로 한정했다. 그러나 이정필의 자필 메모에 따르면, 김건희 씨는 이미 2009년 12월 말 65만 주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는 주가조작이 2009년부터 시작되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둘째, 핵심 증언을 은폐했다. 10월 28일과 11월 1일 거래 당시 증권사 직원의 증언을 공개하지 않았다. 이 증언은 김건희 씨의 주가조작 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데 결정적일 수 있다.


셋째, 통화 내용을 선별적으로 해석했다. 검찰은 정상적인 거래로 보이는 10월 8일 통화 내용만을 중요하게 다루고, 의심스러운 10월 28일 이후의 통화는 무시했다.


검찰 권력의 자기 부정: 특검 도입의 불가피성


검찰의 이번 불기소 결정은 단순한 수사 실패를 넘어 검찰 권력의 자기 부정이라 할 수 있다. 대통령 배우자에 대한 면죄부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수사 능력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했다.


이는 결국 검찰 권력 해체로 이어질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다. 검찰이 스스로 권력의 시녀임을 자인한 셈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특별검사 도입은 불가피해 보인다. 소위 '김건희 특검법'의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이유다.


역사의 법정에 선 검찰


검찰의 이번 결정은 역사의 법정에서 반드시 재평가받을 것이다. 김건희 씨가 단순한 피해자가 아닌 주가조작의 주요 가담자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은 이미 여러 증거를 통해 드러났다.


권력 감시라는 언론의 사명을 다하기 위해 뉴탐사는 앞으로도 이 사건의 진실을 파헤칠 것이다. 검찰의 결정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진실은 반드시 밝혀져야 하며, 법 앞에 만인은 평등해야 한다. 이는 민주주의의 근간이자, 우리 사회가 지켜야 할 가장 기본적인 가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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