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보도
'한남산성'서 한밤 탑승자 불명 승용차 2대 빠져나가
13일 오후 9시 33분 제네시스·카니발 등
누가 탔는지 알 수 없어… 정문 근무자 경례
오전에 대통령 방탄차 나갔지만 윤 부부 안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13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두 차례나 차량이 빠져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14일 유튜브 채널 <고양이뉴스>와 <박열TV> 영상을 종합하면, 지난 13일 오전 9시 13분쯤 대통령 방탄차로 사용되는 메르세데스 벤츠 마이바흐 S600이 관저를 빠져나갔다. 이후 오후 9시 33분쯤 검은색 제네시스 G90과 검색 신형 카니발 차량이 한남동 관저 정문에서 나갔다. 제네시스 차량이 빠져나가자, 경호처 직원 남성이 거수경례를 했다.
시민언론 <민들레>와 <뉴탐사>가 제보 받은 목격자 진술을 종합하면, 대통령 방탄차로 사용되는 벤츠 마이바흐 S600 차량에는 윤 대통령 부부로 보이는 인물이 탑승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밤 시간대에 빠져나간 제네시스와 카니발은 차유리가 짙은 색으로 틴팅(선팅)이 돼 내부 탑승 인원을 확인할 수 없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관저에서 나간 차량의 복귀 여부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그동안 대통령 방탄차량으로 확인된 차종은 벤츠 마이바흐 S600, 제네시스 EQ900, 에쿠스 스트레치드 에디션 등이다. 제네시스 G90과 카니발을 대통령이 방탄차로 활용한 사례는 확인되지 않는다. 다만 윤 대통령은 검찰총장 시절 제네시스 G90 모델을 관용차로 썼으며, 현재도 정부에서 장관급 관용 차량이나 의전차량으로 G90 모델이 사용하고 있다.
윤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이 제네시스 차량 등을 이용해 도주했을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앞서 지난 3일 1차 체포영장 집행 당시에도 대통령 관저에서 대통령이 탄 것으로 추정되는 방탄 차량이 관저에서 빠져나온 바 있다.
윤 대통령에 대한 '도주 우려'는 여러 차례 제기됐다. 지난 7일에도 오동운 고위공작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이 국회에서 윤 대통령 도주설에 대해 "여러 가지 가능성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다"고 하고, 더불어민주당에도 윤 대통령이 제3의 장소에 도피했다는 제보가 들어오면서 정치권에 윤 대통령 도주설이 일파만파 퍼졌다.
윤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도피설이 제기되자, 지난 8일 계엄령 선포 이후 처음으로 외부에 모습을 드러냈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이 도주설에 의도적으로 관저를 지켜보는 망원 카메라에 모습을 드러냈을 수 있다며, 도주설을 여전히 배제하지 않고 있다. 현재 상황도 비슷하다.
<동아일보>가 13일 근접 촬영한 대통령 관저 사진에 윤 대통령이 대통령실 관계자로 추정되는 인물과 산책하는 모습이 잡혔지만, 그 외에 대통령 부부의 움직임은 확인되지 않는다. 윤 대통령이 수사에 비협조적인 점을 고려하면, 전날 밤 차량으로 이미 제3의 장소로 도주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러한 가운데 경찰에서는 이르면 15일 오전 새벽 5시 체포영장 집행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경찰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 및 서울·경기남부·경기북부·인천청 형사기동대장 등 광역수사단 지휘부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체포영장 집행과 관련한 3차 회의를 열었다.
이들은 약 2시간 동안 진행된 회의에서 차벽, 철조망 등으로 요새화한 한남동 관저에 진입하기 위한 구체적 계획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집행 저지를 시도하는 경호처 직원에 대한 진압, 관저 수색 및 윤 대통령 체포 방안 등을 구체적으로 논의했다고 전해졌다. 회의에서는 경호처와의 충돌을 최대한 방지하는 방안도 함께 논의됐다.
경호처가 500명 안팎의 인원을 동원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경찰에서는 형사 1000명 안팎을 대동하는 대규모 작전을 펼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유혈 사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경찰과 공수처는 이날 오전 경호처와 회동을 갖고 안전하고 평화적 영장 집행을 위한 협조를 요청했지만, 경호처는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
경호처는 입장문을 내고 "사전 승인없이 강제로 출입하는 것은 위법한 것으로 이후 불법적인 집행에 대해서는 관련 법률에 따라 기존 경호업무 매뉴얼대로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무력을 행사한다는 경고로 읽힌다. 경호처 인근에서는 경호처 직원들이 MP7 기관단총을 휴대하고 경계하거나 소총 가방으로 추정되는 가방을 멘 모습이 확인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