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보도

청담술자리 조작수사 마지막 퍼즐 티케 여사장 “이세창이 왔다간 걸로 해달라 부탁했다”

2024-07-11 23:59:11

경찰 송치 결정서 뒤집는 증언 나와... 조작 수사 의혹 제기돼


'청담동 술자리' 의혹의 핵심 장소로 지목된 티케 술집 여사장이 "청담동 술자리가 티케에서 없었다"고 증언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이는 경찰의 송치 결정서 내용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으로, 수사 과정에서의 조작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경찰 송치 결정서 vs 여사장 증언


경찰은 2023년 10월 23일자 송치 결정서에서 2022년 7월 19일 청담동 술자리가 티케에서 있었다고 명시했다. 첼리스트 역시 언론 인터뷰를 통해 티케에서의 술자리를 주장해왔다.


그러나 티케 술집 여사장 이모(52) 씨는 "그날 술자리는 실제 티케에서 없었다"고 밝혔다. 이 씨는 "이세창 전 총재 측에서 '티케에서 술을 마신 것으로 해달라'고 부탁해 그렇게 말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2024년 7월 9일 티케 대화
티케 여사장
일행중에 한 사람이
청담 술자리 제보자
OOO 아니야! 그게
티케 여사장
아니에요. 이세창이에요.
청담 술자리 제보자
이세창이 여기 찍었어?
티케 여사장
처음부터 상의를 했어요.
여기로 하면 안되겠냐고
그래서 안된다고 했는데도
거기를 안 찍고 여기를 찍었다는거야.


티케 여사장의 발언을 확인하기 위해 이틀 뒤 뉴탐사 기자가 티케 여사장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다. 티케 여사장은 이틀전 티케에서 했던 발언을 재확인해주었다.


2024년 7월 11일 통화
강진구 기자
근데 이세창 씨가 와가지고 여기서 우리 좀 술 먹고 간 걸로 해달라고 그렇게 얘기했다고 그런 일이
티케 여사장
그렇게 얘기했다고 하더라고요.
나한테 직접 대고 한 건 아니고.
강진구 기자
다른 우리 술집에서 일하는 다른 분한테 그렇게 부탁을 했다고요?
티케 여사장
다른 분인지 누군지는 모르지만 그렇게 얘기했다고 하더라고요.
강진구 기자
여기 와서 그냥
여기 와서 술 먹은 거로 해달라고 그냥?
티케 여사장
예, 예.

특히 이 씨는 "이세창이 우리 가게를 찍었다"는 표현을 반복적으로 사용했다. 이는 실제 술자리가 다른 곳에서 있었으나, 이세창 측이 티케를 장소로 지목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부탁 거절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이 씨는 "처음에는 '안 된다'고 거절했지만, 이세창 측의 계속된 요청으로 어쩔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우리 가게를 찍어서 힘들게 했다"며 "여기를 찍어 가지고 영업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티케의 여종업원 역시 이 씨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언을 했다. 여종업원은 "실제 술자리는 다른 곳에서 있었는데, 이세창 씨가 티케로 해달라고 해서 그렇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씨는 "경찰이 CCTV를 가져가겠다며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경찰이 증거 확보를 위해 공문을 보내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티케 여사장에 대한 압박으로 볼 수 있다. 이 씨는 경찰이 술집 문앞에 서 있기도 했다며 정상적인 영업을 하기 어려웠던 배경을 설명했다.


드러나는 경찰 수사의 허점


이 씨의 증언은 경찰 수사의 심각한 문제점을 드러냈다. 가장 큰 의문은 핵심 증인인 이 씨에 대한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 씨는 "경찰에서 전화가 왔을 때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고, 참고인 조사 요청도 거절했다"고 밝혔다. 이는 일부 언론이 보도한 "술집 여사장이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는 내용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또한 그는 "빌지(계산서)를 보고 기억이 났다" 고 말했지만, 사실 빌지에는 별다른 내용이 없었다. 이는 경찰 수사 과정에서 진술이 조작됐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의문 더하는 술값 50만원 주장


청담동 술자리 의혹과 관련해 정종승 사업가는 지난해 12월 25일 인터뷰에서 "술값으로 50만원을 현금으로 결제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주장 역시 티케 여사장의 증언으로 신빙성이 떨어졌다.


이 씨는 "우리 가게에서 50만원으로는 술을 마실 수 없다"고 단호히 말했다. 실제로 티케의 기본 술값은 80만원이며, 여기에 접대부 비용 10만원, 세팅비 5만원 등이 추가된다. 4~5명이 3시간 동안 술을 마셨다면 최소 100만원은 넘었을 것이다.


이러한 가격 차이는 정종승의 주장과 실제 상황 사이의 불일치를 보여주는 또 다른 증거로,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둘러싼 진술의 신뢰성에 더욱 의문을 제기하게 만든다.


첼리스트 증언의 신빙성 의문


청담동 술자리의 핵심 증인인 첼리스트의 증언에서 심각한 모순이 발견됐다. 티케 여사장 이모 씨는 "첼리스트가 티케에 몇 번 온 적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손님이 부르면 와서 연주를 했다"고 증언했다. 이런 상황이라면 첼리스트와 여사장은 서로 안면이 있어야 정상이다.


그러나 첼리스트는 인터뷰에서 티케 여사장을 "이상한 아줌마", "옛날 할머니"라고 표현했다. 이는 마치 처음 보는 사람을 묘사하는 듯한 말이다. 여러 차례 방문했다는 여사장의 증언과 첼리스트의 묘사 사이에 큰 괴리가 있는 것이다.


티케 여사장 이모 씨는 52세, 이미키 씨는 62년생(2022년 기준 만 60세)인 반면, 첼리스트는 81년생이다.


첼리스트는 경찰 조사 이후 티케를 청담동 술자리로 지목하고 있는데, '옛날 할머니'라고 말한 부분을 감안할 때, 첼리스트가 2022년 7월 19일 티케를 실제로 방문했는지에 대한 의문을 더욱 증폭시킨다.


이러한 모순은 청담동 술자리가 실제로 티케에서 있었다는 주장의 신빙성을 크게 떨어뜨린다. 결국 청담동 술자리가 티케가 아닌 다른 곳에서 있었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첼리스트 증언의 신뢰성에 대한 의문은 전체 사건의 실체를 밝히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송치 결정서 인물들 진술 확인, 의문 증폭


뉴탐사는 경찰 송치 결정서에 언급된 모든 인물들에 대해 직접 연락을 취해 확인한 결과, 진술 내용이 서로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종승 사업가는 티케에 갔다고 인정했지만, 앞서 언급한 대로 술값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있는 주장을 했다. 이성권 씨는 "그날 서울에 없었다"며 참석을 전면 부인했고, 채명성 씨는 "이세창이 내 이름을 팔았다"고 주장했다. 밴드마스터 신모 씨는 "그날 누가 왔는지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주목할 점은 경찰이 실제로 조사한 인물이 첼리스트, 밴드마스터, 그리고 이세창 정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렇게 제한적인 조사만으로 티케를 청담동 술자리 장소로 지목한 것은 의문을 자아낸다.


만약 첼리스트의 증언이 모두 거짓이라면, 경찰이 굳이 티케를 실제 술자리 장소로 지목할 이유가 없다. 이는 실제 다른 장소에서 있었던 술자리를 덮기 위해 경찰이 알리바이를 조작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러한 정황들은 청담동 술자리 의혹에 대한 경찰 수사의 신뢰성을 크게 떨어뜨리고 있으며, 실제 술자리 장소와 참석자에 대한 의혹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이세창 전 총재 "부탁한 적 없다" 강력 부인


한편 이세창 전 총재는 "술집 여사장에게 부탁한 적이 없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하지만 통화 과정에서 티케의 구조를 상세히 설명해 해당 술집을 잘 아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전 총재는 통화 중 격앙된 반응을 보이며 "너 진짜, 너 있는 그대로 너, 내가 한 말에 대해서 너, 너 저 고발하던가, 너 진짜 뒤질래"라고 말해 논란을 더했다.


청담동 술자리를 둘러싼 의혹은 이번 티케 술집 여사장의 폭로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경찰 송치 결정서와 첼리스트의 주장, 그리고 여사장의 새로운 증언 사이의 모순이 드러나면서 경찰의 수사 결과에 대한 신뢰성이 크게 떨어졌다. 향후 수사기관의 재수사 여부와 함께 관련자들에 대한 진실규명이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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