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허위사실이라 주장하는 청담동 술자리 의혹 사건의 첫 형사재판이 20일 열린 가운데, 수사 검사가 핵심 의혹들에 대한 질문을 받고도 한마디 답변 없이 법원을 빠져나갔다.
핵심 당사자 조사도 없이 기소
이날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준비기일에는 강진구, 박대용 기자 등 전 더탐사 관계자 6명과 제보자 이모씨, 그리고 김의겸 전 의원까지 총 8명이 피고인석에 앉았다. 유관모 검사는 공소이유를 낭독했으나, 전반적으로 자신감 없는 태도로 일관했다. 재판이 끝난 후 강진구 기자는 "윤석열, 한동훈을 왜 조사하지 않았느냐"며 "가장 중요한 참고인이자 피해자들인데 조사하지 않은 것을 후회하지 않느냐"고 날카롭게 추궁했다. "그들이 대통령과 법무부 장관 출신 권력자들이라서 부르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도 유관모 검사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증언과 배치되는 공소내용
강진구 기자는 "티케 여사장은 이세창과 첼리스트가 오지 않았다고 증언했고, 심지어 이세창이 그 자리에 있었다고 말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고도 했다"며 "이런 중요한 증언은 왜 조사하지 않았나"라고 물었다. 유관모 검사는 마스크를 쓴 채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이세창 구글 타임라인 삭제 의혹도
특히 강진구 기자는 "이세창의 구글 타임라인이 7월 19일 전후로만 삭제됐다"며 "이런 수상한 정황이 있는데도 왜 휴대폰을 압수수색하지 않았나"라고 물었다. 첼리스트가 남자친구의 바람을 숨기려 거짓말했다는 검찰 주장에 대해서도 "그렇다면 왜 9월, 우리가 보도하기 한 달 전에 하성태에게 똑같은 술자리 이야기를 했느냐"며 검찰 수사의 허점을 지적했다.
"급하게 서둘러 기소한 이유는"
강진구 기자는 "이OO 감독 조사도 끝내지 않고 기소한 이유가 뭔가. 당신 판단인가, 아니면 윗선의 지시인가"라며 "한동훈이 민사재판에서 질 것 같으니 유리한 자료를 제출하라고 서두른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5분간의 추궁에도 유관모 검사는 끝내 침묵으로 일관하며 검찰청 건물로 종적을 감췄다. "진실은 존재하는 것이지 만들어내는 게 아니다"라는 강진구 기자의 마지막 일갈만이 검찰청 복도에 울려 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