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보도
대통령 경호처, 국회의장 공관 앞 '비밀 아지트' 운영...계엄 당일 수상한 움직임 포착
제주항공 참사 원인 '무안공항 로컬라이저' 구조물 주목...흙더미 위 콘크리트 기초가 치명적 장애물로
윤석열 체포영장 청구...검찰의 폭로전 가세
공수처가 30일 자정 윤석열에 대한 체포영장을 서울서부지법에 청구했다. 앞서 윤석열은 세 차례에 걸친 공수처의 출석 요구를 모두 거부했다. 체포영장과 함께 관저 등에 대한 수색영장도 청구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검찰은 체포영장 청구 시점에 맞춰 충격적인 증거를 언론에 공개했다. 전기를 끊고 국회로 진입하라는 윤석열의 지시를 받아적은 군 관계자의 메모를 확보했다는 내용이다. 이는 계엄 모의 과정에서 윤석열이 직접 국회 점거를 지시했다는 결정적 증거로 평가받고 있다.
검찰의 이러한 행보는 윤석열의 체포를 앞두고 저항을 무력화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검찰은 계엄 모의 당시 윤석열이 "지금 의결정족수가 몇 명인지 아무도 몰라. 내가 계엄 2차, 3차 계속 내리면 된다"고 발언한 정황도 함께 공개했다.
금융시장도 즉각 반응했다. 원/달러 환율은 체포영장 청구 소식이 전해진 오전 10시 30분경 최저치를 기록했다. 장중 한때 소폭 상승했지만 전일 대비 0.15% 하락 마감했다. 체포영장 발부와 집행 여부에 따라 환율은 더욱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이 윤석열 체포를 정치적 리스크 해소의 시작점으로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날 오후 장에서도 윤석열 체포 관련 뉴스가 나올 때마다 환율이 민감하게 반응했다.
활주로 끝 '로컬라이저'가 부른 참사
제주항공 참사의 결정적 원인으로 무안공항의 특이한 '로컬라이저' 구조물이 지목됐다. 로컬라이저는 항공기가 활주로에 정확히 착륙할 수 있도록 전파를 발신하는 장치다. 그러나 무안공항은 이 장치를 흙더미 위에 콘크리트 기초를 세워 설치해 치명적인 장애물이 됐다.
사고 현장 인근 식당 관계자는 당시 상황을 생생히 증언했다. "오토바이 노킹음 같은 소리가 들려 밖을 보니 비행기가 이상한 방향으로 날아오고 있었다"며 "정상 항로를 크게 이탈해 우리 가게 지붕 위로 지나갔다"고 말했다. 비행기는 이후 급선회를 한 뒤 역방향으로 비상착륙을 시도했다.
무안공항의 로컬라이저는 활주로 지대보다 낮은 지형을 보완하기 위해 흙더미를 쌓고, 그 위에 콘크리트로 기초를 세워 설치됐다. 마치 봉분처럼 솟아오른 이 흙더미는 비상착륙 시 치명적 장애물이 됐다.
2015년 아시아나항공이 일본 히로시마공항에서 로컬라이저와 충돌했을 때는 철골 구조물이어서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영국의 항공 전문가는 "활주로 끝 흙더미 위 콘크리트 구조물이 무한 참사를 만든 결정적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제주항공 사외이사 출신 권력 실세들
제주항공 참사를 둘러싸고 윤석열 핵심 측근들의 연루 정황이 포착됐다. 김주현 대통령 민정수석은 제주항공의 사외이사를,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은 지주회사인 AK홀딩스의 사외이사를 지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조직을 장악했던 이상민과 검찰 인사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김주현이 공교롭게도 제주항공 지배구조의 한 축을 담당했던 셈이다.
이상민은 계엄 선포 전 열린 국무회의에 먼저 도착한 6명의 국무위원 중 한 명이었으며, 김주현은 계엄 해제 후 12월 4일 삼청동 안가회동에 참석했다. 참사의 진상 규명과 수습을 위해서는 이들의 제주항공 관련 활동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의장 체포 의심 '비밀 아지트' 드러나
뉴탐사의 단독 취재 결과, 대통령 경호처 산하 202경비단이 국회의장 공관 바로 앞 빌라를 2023년 상반기부터 비밀리에 임대해 사용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계엄 해제 전인 12월 4일 오전 0시 47분경, 이 건물에는 미니버스를 타고 도착한 사복 차림의 의심스러운 인물들이 수시로 드나들었다.
이 빌라는 지하 공간에 202경비단 대기실을 두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빌라 관리인은 "작년에 다른 업체가 이사 나간 후 202경비단이 들어왔다"고 증언했다. 건물에 202경비단이라는 표시는 없었으며, 국회의원들과 국회의장실 관계자들도 이 시설의 존재를 몰랐던 것으로 확인됐다.
202경비단은 "용산 이전에 따른 대통령 경호 업무용 대기 장소"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여러 정황이 이 설명과 맞지 않는다. 건물이 국회의장 공관과 불과 수 미터 거리에 위치한 점, 본청과 도보로 15분 거리임에도 미니버스로 인력을 이동시킨 점, 계엄 당시 심야 시간대 다수 인원의 수상한 출입이 포착된 점 등은 우원식 국회의장 체포를 위한 거점으로 활용됐을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한다.
체포영장 집행 막을 경호처장 박종준
현 경호처장 박종준의 역할이 주목된다. 박종준은 내란 혐의로 구속된 김용현 전 경호처장과 오랜 인연을 맺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 기획조정관, 충남지방경찰청장을 거친 경찰 고위직 출신인 박종준은 김용현이 국방부 장관으로 자리를 옮길 때 경호처장 자리를 물려받았다.
202경비단은 박종준 경호처장의 직접 지휘를 받는다. 이미 경호처는 윤석열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집행을 여러 차례 방해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체포영장이 발부되더라도 박종준이 이끄는 경호처가 영장 집행을 적극 저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