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보도

‘비명횡사’ '친명횡재’가장 많이 쓴 언론 3위 경향신문, 한겨레 178개 지역구 공천 분석이 엉터리인 이유

민주당 지도부 친명, 비명 단수공천 분석 공개

2024-03-12 21:00:00

민주당 공천을 비명횡사, 친명횡재라고 부른 것은 누구일까.

언론진흥재단 빅카인즈를 통해 비명횡사와 민주당, 그리고 친명횡재와 민주당을 각각 검색해본 결과 최초로 언급한 사람은 다름아닌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이었다. 국힘 의원이 상대당 공격하기 위해 만든 프레임에 언론, 심지어 민주당 일부 인사들까지 부화뇌동한 것이다. 그런데, 하태경 의원이 출마 적격 판정만으로 '친명횡재'라 비판했던 황운하는 탈당했고, 노웅래는 공천배제됐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이 민주당 공천을 친명횡재, 비명횡사라고 부른 페이스북 게시글(2024.1.13)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이 민주당 공천을 친명횡재, 비명횡사라고 부른 페이스북 게시글(2024.1.13)


하태경 의원의 말을 인용한 기사를 비롯해 지난 석달간 비명횡사와 친명횡재를 가장 많이 인용한 언론사 3곳은 YTN, 세계일보, 경향신문이었다. 의외로 조선일보 순위가 낮았고, 동아일보는 10위권 밖이었다. 과거에는 조중동이 앞장서서 악의적 프레임을 만들면 다른 언론이 따라가는 형국이었는데, 윤석열 정권 들어서는 한겨레, 경향 가릴 것 없이 언론계 자체가 친윤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민주당 공천 과정에서 '비명횡사'의 대표적인 사례로 거론된 박용진 의원. 박의원은 서울 강북을 경선 결선에서 정봉주 의원에게 밀려 공천 탈락했다. 박의원은 민주당 현역 의원 평가 하위 10%로 분류돼 '비명'이라서 탈락한 것처럼 알려지고 있다. 한겨레 성한용 기자는 박용진 의원이 "미운털이 단단히 박혔다"고 단정했다. 과연 그럴까.


민주당 선출직 공직자 평가 항목과 배점을 보면, 공직윤리, 당직 및 포상 부문이 50점, 그리고 의정활동 380점, 기여활동 250점, 공약이행 100점, 지역활동 270점이다. 박용진 의원은 의정활동과 지역활동에서 최저점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박용진 의원은 21대 국회의원중 상임위 출석률에서 야당 의원중 가장 저조한 것으로 평가됐다. 또한, 박용진 의원 지역구에서도 박의원이 지역구 대신 종편 출연 다니면서, 대권에만 관심이 있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박용진 의원은 대중 인지도가 높은 데 견줘, ​지역구를 잘 챙기지 않았다는 비판이 많았다. ​강북구 주민들의 숙원사업 유치 활동과 대선 등 선거운동에 소홀히 하고 ​본인 지역구도 아닌 김포공항 이전 논의에 끼어드는 등 ​중앙정계 활동에만 몰두한다는 비판을 많이 받아왔다.
박문수 전 강북구의회 의장

동아일보에서는 비명학살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는데, 친명 지도부가 단수공천을 받았다는 이유였다. 중앙일보도 "남의 가죽만 벗겼다", "이재명 지도부 91%가 공천됐다"며 '친명횡재'라고 비꼬았다. 한겨레는 178개 지역구 공천 분석을 해봤더니 '비명횡사가 현실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그런데, 한겨례 해당 기사를 보면, 한겨레는 당 지도부를 친명으로 전제하고, 지도부 27명 중 24명이 단수공천을 받았다는 것이 핵심이다. 178명 공천 분석했다고 하지만, 실제로 분석한 것은 당 지도부 27명에 그쳤다.


우선 민주당 지도부가 친명이라는 전제가 잘못됐다. 리포액트 허재현 기자는 민주당 지도부 인사 35명의 단수공천 사례를 분석했다. 지도부 35명 중 친명이 7명, 친문이 17명, 친명이면서 친문으로 분류(친명문)되는 사람이 11명이었다. 비율로는 친명이 20%, 친문이 48.6%, 그리고 친명문이 31.4%다. 의원들의 분류는 언론보도가 아닌 민주당 내부 인사들의 자문을 통해 체크했다.


구분 이름
친명 (7) 이재명, 박찬대, 박정현, 조정식, 김윤덕, 김영진, 천준호
친명문 (11) 정청래, 장경태, 서영교, 김병기, 박주민, 김성환, 김민석, 박홍근, 김두관, 추미애, 김용민
친문 (17) 홍익표, 박상혁, 권칠승, 이재정, 한병도, 윤호중, 이개호, 윤건영, 정태호, 박범계, 이광재, 전현희, 진선미, 이인영, 송기헌, 안규백, 고민정


'친문'이 '비명'이라고 본다면, '비명횡사' 공식으로 볼 때, 단수공천이 될 수 없었겠지만, 단수공천이 된 사례도 15명이나 된다.


이름 지역구 설명
한정애 서울 강서병 문재인 정부 환경부 장관
민홍철 경남 김해갑 2009년 문재인의 설득으로 민주당 가입
김정호 경남 김해을 참여정부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역임
박재호 부산 남구을 친노 친문 계열과 오랫동안 정치적 동반자
박정 경기 파주을 오랫동안 친문계, 이낙연캠프 선대위 부위원장
장철민 대전 동구 오랫동안 홍영표 보좌관, 2019년 홍영표 원내대표 때 원내대표실 정책조정실장
송옥주 화성시갑 오랫동안 친문계, 김종인 비대위 때 당 대변인
허영 강원 춘천철원화천양구갑 오랫동안 친문계, 2016~2017년 박원순 서울시장 비서실장
김영배 서울 성북갑 오랫동안 친문계, 2019년 청와대 민정비서관
진성준 서울 강서을 오랫동안 친문계
박수현 공주부여청양군 문재인정부 대변인
최인호 부산 사하구갑 오랫동안 친문계
전재수 부산 북구강서구갑 오랫동안 친문계
이소영 의왕과천 친문계, 2020년 1월 영입인재, 2023년 박광온 원내대표와 원내대변인
남영희 인천 미추홀을 친문계, 오랜 노사모 활동, 문재인정부 총무비서관실 행정관


자타가 공인하는 친명 인사들도 컷오프된 사례가 적지 않았다. '친명횡재' 공식이라면, 이들은 단수공천이 되었어야했겠지만, 공천 심사 과정에서 컷오프된 인사도 8명이다.


1. 이경 전 부대변인​

2. 현근택 변호사​

3. 강위원 당대표 특보​

4. 정의찬 전 이재명 경기도지사 비서관​

5. 김지호 당대표 정무부실장​

6. 김상진 전 광진을 지역위원장​

7. 양이원영 의원​

8. 변재일 의원 


친문이면서 친명인 '친명문' 인사들 중 컷오프된 사례도 4명이다.


1. 황운하 의원 (대전 중구)​

2. 이수진 의원 (동작을)​

3. 임세은 전 청와대 부대변인 ​- 서울 관악을에서 정태호(친문) 의원에 맞서 ​출마준비 하다 컷오프 ​

4. 안민석 의원 (오산시)​


친문이면서 컷오프된 사람은 9명이다. 그런데, 개별 인사들의 컷오프 사유를 보면, 단순히 '비명'이라서 컷오프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름 지역구 컷오프 사유 공천 결과
임종석 서울성동갑 막무가내 출마선언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
김영주 영등포갑 하위 20% (하나은행 채용비리 논란) 채현일 전 영등포구청장 (2011년 박원순 서울시 정무보좌관, 문재인정부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2018~2022년 영등포구청장)
홍영표 부천갑 하위 20% 박선원 이동주 경선해서, 박선원(친명)으로 공천 확정
설훈 부천을 하위 20% 김기표 전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친문계)과 서진웅 전 국무총리 비서관(정세균계) 경선
기동민 서울 성북을 공천 배제 (김봉현 회장 금품수수 의혹) 김남근(친명) 변호사 단수공천
노웅래 서울 마포갑 공천 배제 (사업가 금품 수수 의혹) 이지은 전 총경 단수공천
인재근 서울 도봉갑 하위 20% 안귀령 전 민주당 상근부대변인 단수공천
김민철 의정부을 젠더이슈(보좌관의 여직원 성폭력 사건 2차가해) 권혁기 당대표실 정무기획실장, 이재강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임근재 예비후보 경선
서동용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 여성 전략 지역구 지정 권향엽 전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 단수공천 -> 경선으로 바뀜


한겨레 성한용 기자에게 박용진 의원 컷오프 이유 등에 대해 물어봤다. 


김시몬 기자 : 쓰신 기사 보고 좀 여쭤보고 싶어서 연락드렸습니다.​

성한용 기자 : 찾아보니 같은 (기자) 직업가진 사람인데, 제가 뭐 말씀 드릴 것이 없습니다.​

김시몬 기자 : 쓰신 기사에서 박용진 하위 10%는 이해할 수 없다고 쓰셨는데..​

성한용 기자 : 같이 직업가지신 분이니까 충분히 이해하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시몬 기자 : 박용진 의원이 21대 야당 국회의원중 상임의 출석율 꼴찌라는 것 알고 계셨나요?​

성한용 기자 : 제가 뭐 설명드릴것은 없어요.​

김시몬 기자 : 그리고 이해찬 전 대표가 이재명 대표에게 임종석 전 실장 관련해서 조언했다는 것도 ​저희가 직접 파악한 것으로는 한겨레 보도와 차이가 있는데.​

성한용 기자 : 그럼 기자가 글을 쓰는데 사실이라고 생각하고 쓰지. 아닌걸 쓰겠어요? ​

기사는 기사로만 평가하세요.​

김시몬 기자 : 그렇게 사실이라고 생각하신 근거가 궁금해서 여쭤봅니다.​

성한용 기자 : 그거는 제가 답할 것이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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