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보도
대선 포스터를 바꿔치려던 양정철, 손혜원에게 듣는 그날 새벽 이야기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이 2020년 21대 총선 당시 검찰 캐비닛 문건을 이용해 공천에 개입한 정황이 드러난데 이어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대선 후보 포스터 제작에도 개입하려 한 것으로 밝혀졌다.
시민언론 뉴탐사 방송에 출연한 손혜원 전 의원에 따르면, 양 전 원장은 당시 문재인 대선 후보 캠프에서 손 전 의원이 주도적으로 제작한 선거 포스터 디자인을 바꾸려 시도했다.
손 전 의원은 "새벽 5시 반 쯤 송영길 선대본부장(민주당 전 대표)에게서 전화가 왔다. 양정철 씨가 문재인 후보가 광흥창(양 전 원장 측근들이 있던 공간) 안으로 포스터를 바꾸라고 지시했다는 것"이라고 증언했다.
이에 손 전 의원은 "문재인 후보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양정철 씨가 그렇게 전한 게 사실이냐고 물었고, 후보가 '알겠다'고만 했다"며 "이후 송영길 의원에게 연락이 갔고 결국 포스터 인쇄는 계속 진행됐다"고 말했다.
이는 양 전 원장이 문재인 후보의 이름을 팔아 자신의 의중을 관철하려 한 정황을 보여준다. 손 전 의원은 "이런 일이 있고 나서 문 대통령은 양정철이 위험한 인물임을 분명히 알게 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손 전 의원은 "양정철이 지금도 당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내년 총선에서 그의 입김이 작용할까 심히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시민의 뜻과 당원의 뜻이 반영되는 공천 시스템을 갖추는 게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