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보도

국정원, 쌍방울 대외비 자료 이재명 영장과 비교해보니 검찰 조작수사 '빼박' 증거 카톡대화에도 있었다

2024-05-27 23:54:00

검찰, 이재명 구속영장에 국정원·쌍방울 문건 왜곡하고 카톡 내용 은닉


지난해 9월 검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청구한 두 번째 구속영장에 국정원과 쌍방울 내부 문건 내용이 왜곡되고 쌍방울 관계자들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은 누락된 것으로 드러났다. 뉴탐사는 방송에서 수사 기록을 면밀히 분석한 결과 "검찰의 조작 수사가 여실히 드러났다"며 "재판부를 기만하기 위한 꼼수"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국정원 문건, 북한은 경기도 아닌 쌍방울과 대북 사업 추진


뉴탐사가 공개한 국정원 문건에 따르면, 북한은 2018년 12월 무렵 경기도의 황해도 스마트팜 지원 사업이 지지부진한 데 대해 불만을 제기하며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의회 회장에게 200만~300만 달러 상당의 자금 지원을 요청했다. 당시 북한의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일전선책략실장은 "경기도에서 약속한 사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안 회장의 도움을 호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2019년 1월 안부수 회장이 쌍방울 계열사 나노스의 이사로 선임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국정원은 안 회장이 나노스의 주가 조작에 나설 가능성을 우려하기 시작했고, 같은 해 7월에는 안 회장이 이화영 당시 경기도 평화부지사와 협의 없이 암호화폐 사업을 홍보하면서 두 사람의 관계가 결별 수순을 밟게 됐다.


이후 안부수 회장은 경기도와 멀어지는 대신 쌍방울과의 관계를 급속도로 돈독히 했다. 국정원 문건에는 쌍방울의 대북 지원 배경으로 안 회장의 적극적인 권유가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쌍방울은 북한에 1천만 달러 상당의 의류를 지원하는 대가로 광물자원개발 등 대북 사업권을 요구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 구속영장엔 '쌍방울이 경기도 대신 800만불 대납' 허위 기재


이런 상황과 배치되게도 검찰이 작년 9월 이재명 대표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에는 마치 쌍방울이 이 대표의 방북 비용 명목으로 경기도를 대신해 800만 달러를 북한에 송금한 것처럼 기재됐다. 하지만 국정원 문건 어디에도 쌍방울이 경기도 대신 대북 송금을 했다는 내용은 없었다.


특히 검찰은 구속영장에서 국정원 문건을 인용하는 과정에서 사실과 왜곡을 교묘히 뒤섞었다. 일례로 "북한이 경기도가 주최하는 행사에 불참하려 했다가 김성태 회장의 방북 비용 대납 약속 이후 태도를 바꿨다"고 기술했지만, 대납 약속 이후 북한의 태도가 바뀌었다는 내용은 국정원 문건에 없었다.


쌍방울 내부 문건과 카톡 내용 분석하니 검찰 왜곡 여실히 드러나


검찰은 또 구속영장에서 쌍방울이 경기도의 남북교류협력기금 등으로 희토류 채굴권 등을 따내려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정원 문건에 따르면 당시 경기도의 남북교류협력기금 규모는 고작 2억6천900만원에 불과했다. 쌍방울이 수천억 달러에 달하는 광물 개발 사업권을 따내는 데 경기도의 빈약한 기금을 활용하려 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주장이다.

2023년 9월 검찰이 청구한 이재명 대표 구속영장(좌) 남북교류협력기금에 대해 기록한 국정원 문건(우)
2023년 9월 검찰이 청구한 이재명 대표 구속영장(좌) 남북교류협력기금에 대해 기록한 국정원 문건(우)


뉴탐사는 쌍방울 내부 문건과 관계자들의 카톡 대화 내용을 분석한 결과 검찰이 사실관계를 심각하게 왜곡했음을 확인했다. 쌍방울이 작성한 '북남경제협력사업제안서'에는 경기도나 스마트팜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고, 의류공장 이전이나 광물자원개발 등 쌍방울 자체 사업 계획만 담겨 있었다. 또 쌍방울측이 북한측들과 협의 과정에서 쌍방울 관계자들이 주고받은 카톡에서도 이 대표나 경기도를 거론한 흔적을 찾아볼 수 없었다.

쌍방울 관계자 카카오톡 대화(좌) 쌍방울 그룹 북남협력 사업제안서(=N프로젝트 제안서)(우)
쌍방울 관계자 카카오톡 대화(좌) 쌍방울 그룹 북남협력 사업제안서(=N프로젝트 제안서)(우)


검찰은 당시 쌍방울과 경기도의 방북 추진 일정이 불일치한 점도 간과했다. 구속영장에는 쌍방울의 대북 사업 협약 직후 경기도가 3~4월 방북을 검토했다고 적시했으나, 카톡 내용을 보면 쌍방울은 2월 말 방북을 추진하다 3월 초로 연기하는 등 경기도와는 별개로 움직였음을 알 수 있다.


국정원 문건엔 KH그룹 계열사 장원테크도 등장, 검찰 수사 의혹


국정원 문건에 쌍방울뿐 아니라 KH그룹 계열사인 장원테크의 이름도 등장한다. 특히 쌍방울 관계자의 카톡 대화에는 나노스 주가 부양 행동책인 박철준이 핵심 인물로 등장한다. 장원테크와 관련한 내용이 국정원 문건과 카톡에 등장하는 만큼 검찰이 이 부분도 수사했는지 의문이다. 검찰은 쌍방울에만 몰두한 채 장원테크 의혹은 덮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국정원 문건에 언급된 장원테크(좌) 장원테크 전자공시 자료에 등장한 박철준(우)
국정원 문건에 언급된 장원테크(좌) 장원테크 전자공시 자료에 등장한 박철준(우)


검찰의 눈속임에 속지 말아야


뉴탐사는 "검찰이 국정원 문건과 쌍방울 내부 자료의 내용을 의도적으로 왜곡하고 유리한 진술만 취사선택해 사건을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는 피의사실을 과장·축소하거나 변경해 법원을 기망하려는 행위로 직권남용에 해당할 수 있다"며 "만약 재판부가 검찰의 눈속임에 속아 이 대표에게 유죄 판결을 내린다면 사법 불신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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