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윤석열 '보수 대결집' 명령했지만...집회 분열·언론 이탈에 '와해'

조선일보, 보수독자 이탈 우려에 '변신'...한동훈-이준석 단일화설도

2025-02-09 02:12:50

내란수괴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이 막바지로 향하는 가운데, 그가 옥중에서 주문한 보수 대결집은 요원해 보인다. "우린 모래알 돼선 안된다"는 윤석열의 메시지와 달리, 보수진영의 분열은 오히려 심화되고 있다는 진단이 지배적이다.


옥중정치 가속...의원 접견 통해 강경발언


구속된 윤석열은 국민의힘 의원들과의 접견을 통해 옥중정치를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달 권영세, 권성동 의원과의 만남에서 "더 이상의 접견은 하지 않겠다"던 입장을 일주일도 안 돼 뒤집었다. 대신 윤상현·김민전 의원 등 측근들을 불러 "나치 정권", "좌파 카르텔"이라는 격한 표현을 쏟아내며 보수 결집을 독려하고 있다. 특히 헌재 심판이 자신에게 불리하게 흘러가자 보수 지지층 결집을 통한 압박 전략으로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보수집회마저 '쪼개지다'


8일 대구에서는 손현보의 세이브코리아가 탄핵 반대 집회를 열었다. 지난주 부산에 이어 대구에서도 상당한 인원을 동원하며 세를 불려가고 있다. 반면 전광훈 중심의 광화문 세력은 서부지법 폭동 사태 이후 극우 폭력 세력이라는 비판여론에 고립됐다. 여기에 박근혜 탄핵 무효를 주장하는 세력까지 가세해 보수 집회는 사분오열중이다. 특히 국민의힘 의원들은 전광훈과 거리두기에 나서며 손현보 쪽으로 무게추가 기울고 있다.


지지층마저 '이탈'


윤석열의 구속 기소와 서울서부지법 폭동 사태는 보수 진영의 결집력에도 균열을 가져왔다. NBS 여론조사에 따르면, 차기 대통령 적합도에서 이재명 대표가 32%를 기록, 2주 전보다 4%p 상승했다. 반면 보수 진영의 유력 주자인 김문수는 12%로 2주전 대비 2%p 하락했다. 특히 보수층의 여론조사 응답률이 감소하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어, 윤석열의 구속 기소 이후 보수층의 패배주의가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한동훈-김종인 '밀착'...단일화 가능성도


이런 가운데 보수 진영의 '킹메이커' 김종인과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의 접촉이 관심을 모은다. 한동훈은 김종인을 찾아가 면담하며 등판 준비를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당초 설 연휴 직후 등판을 점치던 한동훈은 2월중순 또는 2월말로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 윤석열 지지율이 기대만큼 빠르게 하락하지 않자 등판 시점을 늦추는 것이란 분석이다.


정치권에서는 김종인이 한동훈과 이준석의 후보 단일화를 주선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현재 김종인은 이준석의 후원자로 알려져 있다. 만약 한동훈이 국민의힘을 탈당해 무소속이나 신당으로 나선다면, 이준석과의 단일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동훈이 배신자라는 프레임에 갇혀 있는 국민의힘 내부 경선은 피하고, 이준석과의 단일화를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조중동마저 '갈라서다'


보수 언론의 대표주자들도 분열상을 보인다. 중앙일보와 동아일보는 "국군통수권자답게 계엄 진상을 밝혀라"며 날선 비판을 이어간다. 동아일보는 "윤석열 면전서 나온 '싹 다 정리'의 증언은 결국 거듭 확인된 '의원 끌어내라'는 것"이라며 강도 높은 비판을 했다. 반면 조선일보는 최근 보수층 달래기로 선회했다.


최근 보수 진영에서는 극우인사 이희범이 주도하는 '조선일보 절독 운동본부'가 발족하는 등 조중동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보수 인사들은 "조선일보가 정상이 아니다", "얼마나 많은 광고를 밀어줬는데 위기 때 사익을 취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비판하고 있다. 이들은 조중동 대신 아시아투데이, 스카이데일리 등 다른 보수 매체를 키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런 기류 속에 조선일보는 독자 이탈을 우려해 손현보 집회를 1면 톱으로 다루는 등 보수층 달래기에 나선 모양새다.


탄핵심판 '안갯속'에도 실마리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에서는 정형식 재판관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이 사건의 주심인 정 재판관은 부인의 언니가 윤석열 측 박선영 진실화해위원장이다. 박 위원장은 계엄 이후 임명돼 탄핵 정국 대비용 인사라는 비판을 받았다. 더구나 박 위원장이 서울시교육감 선거 출마 때 대변인을 지낸 변호사(김계리)가 탄핵심판에  윤석열 측 대리인으로 나서면서, 정 재판관이 처가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 재판관은 최근 증인 신문에서 까다로운 질문을 이어가고 있는데, 이는 탄핵 인용에 대비한 제스처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덕수 "양복 뒷주머니서 발견"...군색한 해명에 도마위


현직 국무총리 한덕수의 진술 번복이 도마 위에 올랐다. 1월 15일 국회 국정조사 특위에서 박성재 법무부 장관이 '계엄 선포문이 국무회의장에 놓여있었다'고 실토하자, 같은 날 한덕수는 "본 적이 없다"며 부인했다. 그러나 2월 6일 국회 답변에서는 "국무회의를 마치고 사무실로 와서 양복 뒷주머니에서 발견했다"며 입장을 바꿨다. 국가의 운명이 걸린 중대 문건을 양복 주머니에서 뒤늦게 발견했다는 군색한 해명에, 헌법상 권한대행인 현직 국무총리의 해명 수준이 아니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로써 계엄 선포 과정에서 국무위원들의 실제 역할과 책임에 대한 의혹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대왕고래' 시추 실패...계엄의 핵심 명분 무너져


계엄의 주요 명분이던 대왕고래 사업이 첫 시추에서 실패하면서 윤석열의 입지가 더욱 좁아졌다. 지난 23일 헌재 4차 변론에서 김용현 전 국방장관은 "민주당이 동해 심해 가스전 예산 497억원을 삭감해 270조원 규모의 산유국 기회를 막았다"며 "대통령이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계엄을 결심했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측 이동찬 변호사도 "주변국들이 공격적으로 자원 개발에 나서는 상황에서 우리 영토의 부존자원 확인 시도를 막는 것은 에너지 안보 포기"라며 계엄의 정당성을 강변했다.


그러나 첫 시추 실패로 이들의 주장은 설득력을 잃었다. 오히려 민주당의 예산 삭감이 적절했음이 입증됐다. 윤석열 측이 계엄의 핵심 근거로 내세운 '대왕고래 예산 삭감'이 정당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이는 계엄의 부당성을 입증하는 결정적 증거가 됐다. '산유국의 꿈'은 허상이었고, 이를 근거로 한 계엄은 더욱 명분을 잃게 됐다.




최신뉴스

주요 태그

시민언론 뉴탐사 회원이 되어주세요.
여러분의 회비는 권력감시와 사법정의, 그리고 사회적 약자 보호 등을 위한 취재 및 제작에 사용되며, 뉴탐사가 우리사회 기득권을 견제할 수 있는 언론으로 성장할 수 있는 힘이 됩니다.
뉴탐사 회원가입
Image Descrip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