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방패 삼아 유철환 지키기 나선 권익위 몇몇 비서진
김건희 명품백 종결처리 압력에 괴로워했던 국민권익위 간부의 극단적 선택에도 유철환 국민권익위원장은 자신을 비호하는데 직원들과 유족을 방패막이 삼는 모습을 보여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9일 빈소에 나타난 유철환 위원장은 조문을 왔다가 유 위원장을 보고 ‘책임을 느끼느냐’는 기자의 추궁에 “여기 가짜뉴스를 내는 기자가 왔다”고 동문서답하며 직원들을 부르더니, 비호를 받으며 황급히 자리를 떠났다.
책임을 통감한다거나, 진심으로 반성하는 기색 없이, 혹여나 사안이 더 확대될까 봐 전전긍긍하는 모습이었다.
유 위원장의 손짓에 권익위 직원과 비서진들이 주변으로 몰려들더니, 촬영 여부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밖으로 나가 유 위원장에게 질문하겠다는데도 유족들의 핑계를 댔다. 유 위원장이 자리를 뜬 이후에도 몇몇 비서진들이 기자의 휴대폰에 촬영 영상물을 점검하겠다며 빼앗으려 들기도 했다.
지인 아닌 사람들 조문 유족이 원치 않는다고 거짓 문자 돌린 권익위
권익위가 의원실과 언론 등에 돌린 문자메시지도 유족의 뜻과는 달랐던 것으로 보인다.
정무위 소속 신장식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조심스러웠지만, 조문하지 못하더라도 다녀오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해 세종으로 내려갔다”며 “권익위 직원들이 유족들이 원치 않는다고 장례식장 입구에서 이야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함께 간 정무위 소속 의원 중 한 분이라도 대표로 조문하겠다는 뜻을 유족들게 전달해 달라고 하고 기다렸다”며 “모두 조문해도 좋다는 유족의 뜻이 전해졌다”고 했다.
오히려 유족들은 친분있는 분들만 조문할 수 있다는 뜻을 전한 바가 없다고 오히려 분통을 터뜨렸다는 것이다.
카메라 기자를 동반한 조문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뜻을 왜곡했던 것으로 보인다.
유족을 고려한 조치가 아니라, 여전히 유철환 위원장 비호를 위해 통제하는 모습을 여과 없이 드러낸 셈이다.
이 같은 문자 메시지에 대해 해명해 달라고 하자, 권익위 대변인은 "유족이 오전에는 지인 아닌 조문객의 방문을 원치 않았는데 오후에 바뀐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신장식 의원의 페이스북글을 살펴보면, 유족들은 자신들의 뜻을 왜곡한 권익위에 항의까지 했다고 한다.
'정의롭고 따뜻했던 고인' 양심에 어긋나는 결론 압박에 괴로워했다
기자가 빈소에서 만난 권익위 직원들도 고인이 양심에 어긋나는 결론을 내도록 압박을 받으면서 매우 괴로워했던 것은 권익위 내부에서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일이라고 했다.
고인이 마지막까지 얼마나 괴로워 했는지를 보여주는 단서들이 지인들을 통해 속속 드러나고 있다.
9일 mbc 보도에 따르면, 국민권익위 전원위원회에서 김건희 명품백 수수 의혹 조사를 종결처리하기로 결정한 지난 6월, 고인이 된 김 국장은 당시 종결처리에 반대하며 소수의견을 냈던 한 권익위원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다른 의견이 있었고, 권익위 모든 사람이 다 종결이란 결과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모습을 보여줘서 정말 감사드린다. 조만간 직접 찾아뵙고 감사 말씀 올리겠다”는 내용이었다.
오마이뉴스는 김거성 전 청렴위원이 기억하는 고인에 대해 기사화했다.
김 위원은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나는 그를 노무현 정부 시절 반부패 활동을 함께하며 만났다”며 “아주 쾌활하고 친근했고, 유머감각도 많았다”고 회고했다. 또 “매우 정의롭고 따뜻한 사람이었다”며 2009년 당시 이명박 정부 정책이 잘못됐다고 당당하게 밝히고 시민단체와 소통했던 기억을 털어놨다.
그는 ‘이런 공무원도 있나’ 감탄을 자아내게 했던 고인에 대해 동료들도 ‘가슴 따뜻한 포청천’이라고 표현했다고 전했다.
고인이 살아생전 얼마나 강직하고 올곧으며 따뜻한 사람이었는지를 회고하는 증언자들이 나타나면서 일반적인 상식에도 반하는 행동을 일삼는 윤석열 정권에 대한 국민적 분노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다음은 권익위 직원들이 "휴대폰을 달라"며 취재를 제지하려 하자, 권지연 기자가 항의하며 실랑이를 벌이는 모습이 담긴 화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