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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천수의 1년: '정상화' 약속에서 '강진구 악마화'로 - 열린공감TV의 몰락과 언론 윤리의 실종

10억 원 소진, 부당해고, 시청자 기만, 악마화... 열린공감TV의 1년간의 궤적

2024-10-18 10:28:00

1년 전, 정천수 전 열린공감TV 대표는 더탐사(현 열린공감TV)의 경영권을 확보한 뒤 "제대로 된 뉴스와 보도, 양질의 시사 콘텐츠"를 약속했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 그의 약속은 공허한 메아리가 되었고, 열린공감TV(이하 열공)는 경영난과 법적 분쟁의 늪에 빠져있다. 더 심각한 것은 정천수가 자신의 약속을 저버리고 '강진구 죽이기'에 몰두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기사에서는 정천수의 1년간의 행보와 그 결과를 상세히 살펴보고자 한다.


경영 정상화 약속의 실종과 '강진구 악마화'


2023년 10월 27일, 정천수는 페이스북에 "강진구 일당처럼 누군가를 '악마화'하는데 시간과 열정을 소모하지 않겠습니다"라고 선언했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 그의 행동은 자신의 약속과 정반대로 가고 있다. 대부분의 방송과 SNS 게시물이 강진구를 비난하고 공격하는 데 할애되고 있으며, 이는 그가 약속했던 양질의 콘텐츠와는 거리가 멀다.


2024년 10월 16일 정천수의 페이스북 글은 그의 변화와 현 상황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그는 회사가 망했다고 선언하면서도, 그 책임을 전적으로 강진구와 그의 동료들에게 돌렸다. "그래 너희들이 원하는대로 망했다"라는 선언은 자신의 경영 실패를 인정하면서도 동시에 그 책임을 타인에게 전가하는 모순된 태도를 여실히 드러낸다. 이어 "열공은 오로지 시민들의 자발적 후원금만으로 운영되는데 그 후원금도 너희가 몽땅 다 써버렸기 때문이다"라는 주장은 자신의 경영 실패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이러한 발언들은 정천수가 열린공감TV의 몰락에 대해 객관적인 시각을 가지지 못하고 있으며, 여전히 개인적인 감정과 갈등에 매몰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사업 확장 시도와 실패


정천수의 사업 확장 시도는 연이은 실패로 귀결됐다. '탐사저널온'이라는 새 채널은 1년이 지나도록 구독자 2만 명도 얻지 못했고, 최근에 ‘열공' 흔적을 지운다면서 만든 '시사위크'와 '빨파당' 채널도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가장 큰 실패는 유명 기자 영입 시도였다. 연봉 3억 원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에도 불구하고 이는 해프닝으로 끝났다. 이러한 일련의 실패는 정천수의 비현실적인 경영 판단과 콘텐츠 기획 능력의 부족을 여실히 드러냈다. 특히 고액 연봉 제안 사건은 언론계에서 그의 신뢰도가 크게 낮아졌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인력 운용의 문제점과 '어그로 끌기' 전략의 한계


정천수는 고일석, 서정필, 한원섭, 김정기, 권혁 등을 영입했지만, 이들의 활용에 실패했다. 고일석은 뚜렷한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고, 서정필은 '강진구 악마화'의 첨병 역할에 그쳤다. 한원섭은 김건희 고모를 '누나누나'라고 부르면서 진보진영을 고발하는 데 주력했으며, 김정기는 제보자로부터 금품을 요구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을 일으켰다. 권혁은 초기에 활발한 활동을 보였으나, 현재는 열린공감TV 채널에서 완전히 사라져 그의 역할과 퇴출 이유에 대한 의문을 남겼다. 이는 정천수의 인사 관리 능력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게 만들었다.


더불어 김두일, 김용민 등을 통한 '어그로 끌기' 전략도 단기적인 관심 끌기에 그쳤을 뿐, 장기적인 신뢰도 향상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이들에게 지불된 것으로 추정되는 상당한 금액은 열공의 재정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었을 것이다. 이러한 일련의 인사 실패와 전략 오류는 정천수의 경영 능력에 대한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게 만든다.


재정 악화와 법적 문제의 심화


정천수는 지난 1년간 약 10억 원에 달하는 자금을 소진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회사 증자로 조성된 2억 원, 회사 부동산 담보 대출 4억 3천만 원, 유튜브 수익 횡령 후 반환한 1억 3천만 원, 그리고 데마시안 미수금 약 1억 5천만 원 등으로 구성된다. 이 금액에는 기존 회원들의 회비 수입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러한 대규모 자금의 단기간 소진은 정천수의 재정 관리 능력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게 한다.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것은 직원 9명에 대한 부당해고로 인한 법적 문제다. 노동위원회의 부당해고 판정에 따라 법원이 인정한 임금채권 3억 원으로 인해 열공의 부동산은 가압류 상태에 놓였고, 추가 은행 대출도 불가능해졌다. 더욱이 정천수가 부당해고 구제명령을 이행하지 않아 1천만 원의 이행강제금까지 부과받았다. 이는 노동법 위반 제재를 넘어 회사의 재정을 더욱 압박하고 있다.


이러한 재정 악화로 인해 새로 채용한 직원들의 급여 지급이 어려워져 기자들이 무급휴직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열린공감TV가 언론사로서의 기본적인 기능마저 상실했음을 의미한다. 대규모 자금 소진과 법적 문제들에도 불구하고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한 점은 정천수의 경영 능력에 대한 심각한 의구심을 불러일으킨다.


소송 진행 상황과 언론사 정체성 상실


정천수와 강진구 간의 주식 양도 소송 항소심이 곧 열릴 예정이다. 1심에서 이미 정천수가 강진구에게 주식을 주기로 약속한 사실이 인정되어, 항소심은 정천수에게 매우 불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소송의 결과는 열공의 소유권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어, 정천수의 향후 행보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천수는 총선 전 민주당 후보들을 불러 사실상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같은 역할을 하며 언론사의 중립성과 공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했다. 이는 열공이 언론사로서의 정체성을 완전히 상실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특히 이러한 행태는 같은 시기에 뉴탐사가 후보자들에 대한 철저한 검증 보도에 나선 것과 극명하게 대조된다.


핵심 지지층마저 침묵과 이탈


정천수를 강력히 지지해온 '잇싸' 커뮤니티에서조차 그의 현 상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회원은 "정천수 PD의 멘탈마저 위태로워 보인다"며 "이 희대의 사기 행각의 결말이 비극으로 끝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고 적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정천수 스스로 회사가 망했다고 선언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핵심 지지자들의 반응이 싸늘하다는 점이다. 이전에는 열렬한 지지와 옹호를 보내던 이들이 이제는 침묵하거나 무관심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정천수와 열린공감TV에 대한 신뢰가 급격히 무너졌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러한 침묵은 정천수의 지지 기반이 심각하게 약화되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1년 전만 해도 정천수의 경영권 독점을 당연시하며 지지와 응원의 글을 쏟아내던 이들도 이제는 입을 다물고 있다. 심지어 내부자인 고일석마저 아무런 말을 하지 않는 상황이다.


더불어 정천수의 방송 조회수 조작 의혹은 그의 실제 지지 기반이 얼마나 취약한지를 더욱 부각시킨다. 실제보다 시청자 수를 부풀리려는 이러한 시도는 정천수가 처한 곤경의 심각성을 반증한다.


김용민의 모순된 발언과 시청자 기만


이러한 상황에서 김용민 목사의 발언은 더욱 논란을 키웠다. 총선 직후인 지난 4월 27일, 김용민은 열린공감TV의 핵심이 정천수라고 주장하며, 정천수가 건재해야 윤석열을 몰아내고 민주주의를 회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열공TV를 후원하는 것이 "윤석열이라는 희대의 악마를 쫓아내는 가장 강력한 응원과 지지의 표시"라고 주장했다.


이 발언은 김용민이 열린공감TV 시청자들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데, 그의 태도는 기만적이라고 볼 수 있다. 김용민은 열린공감TV 내에서 정천수의 역할과 한계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에게 사실과 다른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 특히 2023년 12월 두진서 방송에서 "정천수가 강진구보다 100배 나아"라고 시청자들을 향해 반말로 말하기도 했다. 이는 복잡한 정치 현실을 지나치게 단순화하고, 특정 인물이나 매체를 지지하는 것만으로 정치적 변화가 가능하다고 주장함으로써 시청자들의 판단력을 심각하게 과소평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김용민이 정말로 정천수가 강진구보다 낫다고 믿었다면, 굳이 화를 내며 반말로 시청자들을 꾸짖듯이 말할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이러한 태도는 오히려 김용민 자신이 주장의 근거에 대해 확신이 없거나, 시청자들을 기만하고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열린공감TV는 몰락, 강진구는 건재


정천수의 1년은 '정상화' 약속에서 시작해 '강진구 죽이기'로 귀결됐다. 그러나 이러한 행보는 의도와는 달리 열린공감TV를 몰락시키는 결과를 낳았고, 정작 공격의 대상이었던 강진구는 상처를 딛고 여전히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정천수는 언론사의 가장 중요한 자산인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시켰다. 언론사의 신뢰는 단순히 특정 인물을 공격하는 것만으로는 확보할 수 없다. 특히 함께 언론사를 일으켜 세운 동료를 끊임없이 비난하는 행위는 오히려 대중의 공감을 잃게 만들었다. 결과적으로 정천수의 전략은 자충수가 되어 열린공감TV의 존립 기반 자체를 위태롭게 만들었다.


열린공감TV의 성장은 지난 대선 당시 대다수 언론이 침묵할 때 윤석열, 김건희, 최은순의 비리를 적시에 알려 국민의 알권리에 기여한 데 있다. 당시 강진구, 최영민 등의 역할이 없었다면 열린공감TV의 존재 자체가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러나 대선 직후 정천수의 행동은 이러한 공로를 무색케 했다. 그는 윤석열이 당선되자 혼자 살겠다고 미국으로 도주한 뒤, 시민포털 사업 자금을 빙자한 도피 자금을 모으겠다며 미국 교민들로부터 불법 모금을 한 사실이 적발되어 대표이사에서 해임되었다. 이에 앙심을 품은 정천수가 자신을 해임한 이사진들을 공격하기 시작한 것이 현재 열공 사태의 본질이다. 이러한 배경을 고려하면, 정천수가 강진구, 최영민을 내쫓고 지금은 강진구 탓만 하고 있는 것은 매우 모순적이고 이기적인 행태라고 볼 수 있다. 이는 개인의 감정과 이해관계가 언론의 공익성과 진실성을 압도한 안타까운 사례임을 보여준다.


정천수의 이런 태도는 일부 지지자들의 결속을 다지는 데는 성공할지 모르나, 다수의 신뢰를 얻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최근 정천수가 진행한 방송의 제목 "탈출은 지능순"은 강진구의 뉴탐사 시청자들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제목은 아이러니하게도 현재 상황에서 보면 오히려 정천수 자신의 열린공감TV 시청자들에게 적용되어야 할 말이 되고 있다. 이는 정천수의 의도와는 달리, 현재 열린공감TV가 처한 위기 상황과 그의 편향된 보도 행태로부터 시청자들이 '탈출'해야 할 필요성을 역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결과적으로 이 제목은 정천수의 현 상황을 더욱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자기 고발적 표현이 되어버렸다.


정천수의 사례는 개인의 감정과 정치적 목적이 저널리즘의 기본 원칙을 압도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위험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언론사의 성공은 단순한 공격성이나 선정성이 아닌, 진실 추구와 공정한 보도에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킨다. 향후 정천수가 이 상황을 어떻게 타개해 나갈지, 그리고 진정한 저널리즘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그의 미래와 열린공감TV의 앞날이 매우 불투명해 보인다.

이 사태는 언론의 신뢰성, 공정성, 그리고 언론인의 윤리의식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일깨우는 사례로 남을 것이다. 또한, 언론사 운영에 있어 개인의 감정이나 이해관계보다는 공익과 진실 추구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교훈을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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