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보도

청담술자리 조작수사 의혹 새 증거..."함께 있다더니 문자 주고받아"

통화기록으로 밝혀진 거짓진술...참석자들 말 달라도 검찰은 제대로 조사 안해

2024-11-06 10:29:12

뉴탐사는 청담동 술자리 관련 수사기록을 정밀 분석한 결과,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장관이 없는 평범한 술자리였다는 수사결론과 달리 참석자들의 진술이 객관적 증거와 크게 엇갈리는 정황을 다수 포착했다. 특히 핵심 참석자로 지목된 정종승 씨와 이세창 씨가 동석했다는 수사결과와 달리, 술자리 시작 직후 서로 문자를 주고받은 사실이 새롭게 확인됐다.


진술과 통화기록 교차분석으로 드러난 실체


단순한 저녁 모임이었다면 참석자들이 굳이 거짓말을 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정종승 씨는 검찰 전화조사에서 "저녁 6-7시경 이세창으로부터 처음 연락을 받고 술자리에 참석했다"고 진술했다. 통화기록을 보면 이는 명백한 거짓이다. 낮 12시 53분부터 이세창과 9차례 이상 통화했고, 오후 2시 54분부터는 밴드마스터와도 수차례 통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술자리가 즉흥적이 아닌 낮부터 치밀하게 준비됐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참석자들 진술 꼬인 첼리스트 동선


정종승은 "고깃집에서 식사할 때 첼리스트가 들러 '밥 먹었냐'고 물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통화기록을 보면 첼리스트는 경기도 광주에서 19시 30분경 통화했다. 술자리는 저녁 8시경 시작됐는데 광주에서 청담동까지 퇴근 시간대에 30분 만에 도착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첼리스트 본인도 경찰 조사와 법정에서 "고깃집에 들른 적이 없다"고 증언했다. 이처럼 상반된 진술에 대해 검찰은 어떤 추가 조사도 하지 않았다.


술자리 참석 허점 드러내는 결정적 문자


가장 주목할 부분은 20시 1분 술자리 시작 직후인 20시 2분, 이세창이 정종승에게 보낸 문자다. 검찰은 두 사람이 같은 술자리에 있었다고 결론 내렸지만, 같은 테이블에 앉아있었다면 문자를 주고받을 이유가 없다. 이는 정종승이 술자리에 없었다는 결정적 증거다. 하지만 검찰은 이 부분에 대해서도 아무런 조사를 하지 않았다.


모순된 귀가 진술


정종승은 "술자리가 끝나고 30분 정도 걸어서 강 건너 집으로 귀가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실제 거리를 확인해보니 그의 거주지인 건국대 인근 아파트까지는 도보로 최소 1시간 3분이 걸린다. 중견기업 회장이 한밤중에 1시간 넘게 걸어갔다는 진술의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의미심장한 이세창의 태도 변화


최근 이세창의 태도에서 주목할 만한 변화가 감지됐다. 11월 5일 뉴탐사와의 통화에서 이세창은 처음에는 우울한 심경을 이유로 통화를 회피하려 했다가, 해당 술자리가 자신의 생일을 위해 정종승이 마련한 자리였음을 새롭게 언급했다.


특히 정종승의 행적에 대해 "사업하는 놈이라 이쪽에 불이익이 있을까 봐, 민주당이 어쩌고 올까 봐 (거짓말한 것을) 어느 정도는 이해한다"면서도 "그런다고 지가 오늘날 잘 돼 있나, 망했더만"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참석자에 대해서도 "이성권이하고 세 사람인가밖에 안 된다"며 구체적인 진술을 했다.


하지만 정종승과의 낮 12시부터 이어진 9-10차례의 통화기록이 언급되자 "그게 지금 와서 뭐가 중요하나"며 말을 회피했다. 특히 술자리 시작 직후인 8시 2분경 정종승과 주고받은 문자 기록이 제시되자 "그런 일 없는 것 같다"며 부인했다가 "나 여기 지금 목적지..."라며 말끝을 흐렸다.


이는 명태균 사건을 언급하며 "나는 배신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던 이세창의 이전 발언과 상충되는 모습이다. 청담동 술자리와 관련해 뭔가를 숨기려는 듯한 태도 변화를 보인 것이다.


정종승 "말도 안 되는 소리" 반박


뉴탐사가 정종승 씨에게 이세창의 생일 잔치 주장을 확인하자 "무슨 생일잔치를 해?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격하게 부인했다. 티켓 여사장의 증언을 전하자 "엄한 사람들 그만 괴롭혀라"며 즉답을 피했다. 티케 여사장이 "5명이 와서 3시간 놀다가 술값은 50만 원, 말이 안 된다"고 한 증언에 대해서도 "당신이 알 바 아니다"라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무리한 기소 드러내는 허술한 수사


검찰은 참석자들의 진술이 서로 엇갈리고 객관적 증거와도 맞지 않는데도 이를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다. 특히 핵심 참고인인 정종승에 대해서는 11분 54초의 전화통화만으로 조사를 마무리했다. 만약 이날 술자리가 정말 평범한 모임이었다면, 참석자들이 이토록 복잡한 거짓말을 할 이유가 없다. 


뉴탐사는 앞으로도 통화기록 등 객관적 증거와 참석자들의 진술을 면밀히 대조 분석해 청담동 술자리의 실체를 밝혀나갈 계획이다.





최신뉴스

주요 태그

시민언론 뉴탐사 회원이 되어주세요.
여러분의 회비는 권력감시와 사법정의, 그리고 사회적 약자 보호 등을 위한 취재 및 제작에 사용되며, 뉴탐사가 우리사회 기득권을 견제할 수 있는 언론으로 성장할 수 있는 힘이 됩니다.
뉴탐사 회원가입
Image Descrip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