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선거법상 비례대표 선출 방식은 준연동형이다. 21대 총선을 앞둔 지난 2020년초 선거법 개정으로 확정된 방식이다.
일부에서는 과거 총선 결과를 근거로 병립형에서 민주당이 유리하다고 주장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병립형은 거대양당에 유리하긴 하지만, 민주당보다는 국민의힘에게 훨씬 유리하다는 사실이 데이터로 확인된다.
아래 표에서 보면, 병립형일 때 민주당은 150석을 넘긴 적이 노무현 탄혁 역풍이 불었던 2004년 선거 한 번뿐이었고, 나머지는 국민의힘 전신이었던 새누리당이나 한나라당이 민주당과 비슷하거나 앞도했다.
준연동형으로 바뀐 지난 2020년 총선에서야 비로소 민주당이 180석을 확보했다. 단순히 위성정당 덕은 아니었다. 당시 민주당은 지역구에서도 163석을 확보해 역대 최다 의석을 기록했다.
18대 총선부터 21대 총선까지 4번의 총선에서 보수와 진보 정당의 의석수와 정당 득표율을 비교해보자.
국민의힘은 18대 총선에서는 한나라당, 19대, 20대에서는 새누리당, 그리고 21대에는 미래통합당으로 당명을 변경했다.
민주당은 18대 총선에서는 통합민주당, 19대는 민주통합당, 20대와 21대에는 더불어민주당으로 당명이 바뀌었다.
4번의 총선에서 보면, 국민의힘은 정당득표율보다 의석수 비율이 많았고, 범보수 역시 마찬가지였다.
국민의힘이 병립형을 주장해온 이유가 드러난다.
18대 총선에서는 한나라당 정당 득표율이 37%였는데, 의석수는 51%를 가져갔다.
한나라당, 자유선진당, 친박연대를 다 합쳐서 범보수라고 할 경우, 58% 정당 득표율로 62% 의석수를 확보했다.
반면, 민주당은 25% 정당 득표율로 27% 의석수를 가져가서 약간은 늘었지만, 범진보로 보면, 30%, 30% 본전이었다.
그런데, 거대양당인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만 보면, 정당 득표율보다 의석수 비율에 있어서 훨씬 더 가져간 것이 보인다.
병립형인 19대 총선 역시 18대 총선과 마찬가지로, 새누리당은 정당 득표율보다 많은 의석수를 가져갔고, 범보수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민주당도 정당 득표율보다 의석수 비율에 있어서 득을 봤다. 그런데, 범진보를 망라해보면 역시 범보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손해를 봤다.
병립형으로 치른 20대 총선에서는 민주당이 새누리당보다 상대적으로 이득을 봤다.
정당 득표율은 26%인데, 의석수는 41%를 차지해 새누리당에 비해 정당 득표율이 낮았는데, 의석수는 비슷하게 확보했다.
그런데, 정의당을 포함한 범진보로 확대해서 보면, 의석수 비율이 줄었다.
준연동형으로 치른 21대 총선에서는 범보수는 정당 득표율과 의석수 비율이 같은데 반해, 범진보는 상대적으로 이득을 봤다.
미래통합당과 더불어민주당이 모두 위성정당을 만들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이 지역구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기 때문이다.
물론, 위성정당으로 인해 준연동형 제도 본연의 효과를 거두기 어려웠지만, 범진보 진영에서는 분명 준연동형제 선거에서 가장 큰 성과를 거뒀다.
다가오는 22대 총선에서도 준연동형 방식으로 선거를 치르게 된다.
현실적으로 선거를 코앞에 둔 상황에서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합의를 이루기 어렵고, 국민의힘은 이미 준연동형제로 선거를 치를거라 보고 위성정당 창당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1대 총선을 보자면, 이번 총선에서도 범진보의 압승이 예상된다.
준연동형을 계기로 범진보 연대가 강화될 경우, 지역구에서 경합열세지역까지 범진보 진영이 승리할 경우, 최대 200석을 넘길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민주당 자체 의석도 181석까지 확보가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