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보도

청담 술자리 동석했다는 국힘 인사 이성권, 경찰이 1년간 공들인 알리바이 뒤집었다

2023-12-25 21:00:00

경찰 송치 결정서 핵심 인물 "참석한 적 없다" 주장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수사한 경찰의 송치 결정서에서 핵심 인물로 지목된 이성권 전 국민의힘 당협위원장이 "술자리에 참석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는 1년여에 걸친 경찰 수사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사실로, 수사 결과 전체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게 만든다.


지난해 7월 19일 서울 강남의 한 주점에서 있었다는 '청담동 술자리'는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의 참석 여부를 둘러싸고 논란이 됐던 사건이다. 경찰은 올해 초 수사 결과를 발표하며 윤 대통령과 한 전 장관의 참석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결론 내렸다. 그러나 이번 취재 결과, 경찰 수사의 근간이 되는 사실관계 자체가 흔들리고 있음이 확인됐다.


"그날 서울에 없었다"... 핵심 참석자의 충격적 진술


이성권 전 위원장은 뉴탐사와의 통화에서 "7월에는 거의 제가 경남, 내 고향 쪽에 내려가 있었어요. 시골집에 여름 휴가 겸해서"라며 "7월 한 달은 서울에는 잘 없었다"고 밝혔다. 이는 경찰이 송치 결정서에서 '이땡권'이라는 이름으로 술자리 참석자로 언급한 내용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주장이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이성권 전 위원장이 "경찰에서 조사를 받은 적이 없다"고 밝힌 점이다. 이는 경찰이 핵심 참석자로 지목한 인물에 대해 기본적인 사실 확인조차 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1년여에 걸친 대대적인 수사 과정에서 어떻게 이런 기초적인 확인 절차가 생략될 수 있었는지, 의문이 제기된다.


술자리 참석자들의 엇갈린 진술... 수사 결과 신뢰성 '흔들'


이성권 전 위원장의 주장은 다른 참석자로 지목된 사업가 정모씨의 진술과도 엇갈린다. 정씨는 지난해 뉴탐사와의 통화에서 이성권 씨가 술자리에 있었다고 진술했으나, 최근 통화에서는 입장을 번복했다. 정씨는 "있었던 게 맞을 겁니다"라면서도 "적어도 그날은 이씨와 그 여자분이 그런 모임에 있기는 시간상으로 어렵지 않았을까... 저는 그리 생각합니다"라고 말을 바꿨다.


이처럼 핵심 참석자들의 진술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에서, 경찰이 내린 수사 결론의 신뢰성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특히 경찰이 송치 결정서에 기재한 참석자 명단 자체가 허위일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수사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불가피해 보인다.


밴드마스터 강압 조사 의혹... "울고 불고"


한편, 사업가 정씨의 증언을 통해 밴드마스터에 대한 경찰의 강압 조사 의혹도 제기됐다. 정씨는 "밴드 아저씨 집에까지 여러 번 찾아가고 밴드 아저씨가 막 벌벌 떨고, 그 집 주인도 울고 불고, 막 그랬대요"라고 전했다. 단순 참고인에 불과한 밴드마스터를 상대로 이처럼 강압적인 조사가 이루어졌다는 점은 경찰의 수사 방식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시사한다.


더욱 의문스러운 것은 경찰이 밴드마스터를 술자리 참석자로 기재했다는 점이다. 사업가 정씨는 "밴드 아저씨는 일행들이 가고 난 뒤 잠깐 술을 마셨을 뿐"이라고 증언했다. 이는 경찰이 실제 참석하지 않은 사람을 참석자로 기재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윤석열-한동훈 알리바이 재검증 필요성 대두


이번 취재 결과는 '청담동 술자리' 의혹에 대한 경찰 수사 전체가 허위로 이루어졌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핵심 참석자로 지목된 인물의 참석 여부조차 확실히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의 불참 주장 역시 재검증이 필요해 보인다.


특히 한동훈 전 장관이 제시한 알리바이 - "청담동 1km 반경에 없었다" - 의 신빙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이처럼 모호한 알리바이가 어떻게 수사 과정에서 인정될 수 있었는지, 철저한 검증이 필요해 보인다.


이번 취재를 통해 '청담동 술자리' 의혹 수사의 허점이 명백히 드러났다. 경찰은 핵심 참석자에 대한 기본적인 사실 확인조차 하지 않은 채 수사 결과를 내놓았고, 그 결과는 이제 '모래성'처럼 무너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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