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보도

쥴리 공판 4차 증인신문 - 검사 의도 맞춰 답변하려다 오버한 前 볼케이노 대표 “쥴리가 사람입니까. 짐승입니까”

특별출연 : 안해욱

2024-07-02 23:59:19

7월 2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이른바 '줄리 사건' 4차 공판에서 예정됐던 핵심 증인 조남욱 회장이 불출석한 가운데, 검찰 측 증인 2명의 증언이 이어졌다. 그러나 증인들의 진술이 서로 엇갈리고 과도한 답변으로 오히려 검찰의 의도를 벗어나는 등 신빙성 논란이 일었다. 이날 공판은 '줄리' 실체 여부와 안해욱 회장의 주장을 둘러싼 공방으로, 사건의 핵심 쟁점을 다루는 중요한 자리였다.


조남욱 증인 불출석으로 시작된 공판


이날 오전 재판부는 핵심 증인으로 예정됐던 조남욱 전 삼부토건 회장의 불출석을 확인하고 3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안해욱 측 변호인은 조 전 회장 측은 고령으로 건강상태가 좋지 않다고 들었다고 했으나 법원에 공식 제출된 자료는 없었다. 이는 2차 소환장이 송달된 후에도 불출석한 것으로, 재판 지연의 우려를 낳았다. 변호인 측은 "조남욱 증인의 건강 상태가 고령으로 아주 나쁘다고 하는데 대학병원에 입원할 정도라고 한다"며 검찰 측의 확인을 요청했다.


엇갈린 증언으로 신빙성 의문 제기


오후 공판에서는 검찰 측이 신청한 증인 2명에 대한 신문이 진행됐다. 두 증인 모두 1990년대 르네상스 호텔 내 볼케이노 나이트클럽 영업자 출신으로, '쥴리'로 지목된 인물의 존재 여부와 당시 상황에 대해 증언했다.


첫 번째 증인 정병용 씨는 나이트클럽 운영 관여 정도에 대해 "주식 몇 주를 받았다"고 진술했으나, 두 번째 증인 손성택 씨는 "투자 비율이 비슷비슷했다"고 상반된 증언을 했다. 정 씨는 150만 원을 투자해 6주를 받았다고 했으나, 손 씨는 보증금이 8억 원 정도였다고 말해 큰 차이를 보였다. 또한 정 씨는 "여성 접대부가 없었다"고 했으나, 손 씨는 "있었을 것"이라고 말해 진술이 엇갈렸다.


나이트클럽 사장의 황당 답변 "쥴리가 사탕? 짐승? 개?"


특히 정병용 씨는 '쥴리'에 대한 질문에 과도한 반응을 보여 방청석을 술렁이게 했다. 그는 "쥴리가 사탕입니까?"라고 되묻더니, 이어서 "쥴리라는 게 뭐예요? 사람입니까, 짐승입니까?"라고 말했다. 심지어 "사람인지 개인지 솔직하게 말씀해 주세요"라는 발언까지 이어갔다.


이러한 일련의 반응은 검찰의 의도와는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증언을 이끌었다. '쥴리'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이 없다는 단순한 답변으로 충분했을 상황에서, 정 씨는 사탕, 짐승, 개 등의 단어를 언급하며 오히려 '쥴리'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듯한 인상을 주었다.


이처럼 과도하고 부자연스러운 반응은 증인의 신빙성을 크게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았다. 방청석에서는 "저건 뭐지?"라는 의문의 목소리가 들렸고, 심지어 판사도 "증인은 묻는 것만 답변해 주세요"라고 주의를 주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결과적으로 이 증언은 검찰 측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했다.


호텔 구조 관련 진술 일치점 보였으나 신빙성 낮아


두 증인은 호텔과 나이트클럽의 구조에 대해 대체로 일치하는 진술을 보였다. 정병용 씨와 손성택 씨 모두 호텔과 나이트클럽이 완전히 분리되어 있었다고 증언했다. 특히 두 건물을 연결하는 엘리베이터는 없었다고 일관되게 진술했다.


호텔 6층의 비밀 연회장 존재 여부에 대해서도 두 증인 모두 부인했다. 정 씨는 "그런 공간이 있었다는 주장을 처음 듣는다"고 말했으며, 손 씨 역시 "그런 게 있을 수가 없는 건데, 내가 생각하기에는 그러면 일반 객실에 다니는 사람들이 다 알잖아요?"라고 반문하며 존재 가능성을 일축했다.


다만 나이트클럽 내부 구조에 대해서는 약간의 차이를 보였다. 정 씨는 "룸은 없었다"고 단언한 반면, 손 씨는 "룸은 없었고, 칸이 막힌 부스석이 있었던 것 같다"고 진술해 미세한 차이를 보였다.


두 증인의 이 같은 증언은 안해욱 회장이 주장한 호텔 6층 연회장의 존재와 나이트클럽에서 호텔로 이어지는 직원용 엘리베이터 사용 등의 주장을 반박하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변호인 측의 반대신문 과정에서 손성택 증인은 나이트클럽 영업 시간에 자주 방문하지 않았다고 진술해, 증언이 당시 상황을 정확히 반영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변호인 측 반대신문에서 드러난 모순


변호인 측 반대신문에서는 두 증인의 진술에 더 많은 모순이 드러났다. 특히 나이트클럽 운영 시작 시기와 투자 규모 등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손성택 씨는 1988년부터 나이트클럽 운영에 관여했다고 진술했으나, 정병용 씨는 1994년부터라고 말해 6년의 차이를 보였다.


조남욱 회장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두 증인은 일관되지 않은 답변을 내놓았다. 정병용 씨는 처음에 조 회장을 전혀 모른다고 했다가 나중에는 "호텔 회장이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을 바꿨다.


한편 손성택 씨의 진술에서는 더 큰 모순이 드러났다. 그는 조 회장을 알고 있다고 인정하면서 "인사해도 받아주지 않는 아주 다운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나이트클럽 운영권을 얻는 과정에 대해서는 "무작정 찾아갔다"고 진술했다.


이는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모순된 진술이다. 인사도 받아주지 않을 정도로 접근하기 어려운 사람에게 어떻게 '무작정' 찾아가 고급 호텔의 나이트클럽 운영권을 얻을 수 있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었다. 더욱이 손 씨는 민정당 당원 활동을 인정하면서도 조 회장과의 정치적 연결고리는 부인해, 진술의 신빙성에 의문을 더했다.


변호인은 특히 손성택 씨에게 2004년 7월 7일 조남욱 회장과 만난 기록이 있다고 지적하며 추궁했다. 이에 손 씨는 "2004년 4월에 회사가 부도나서 기억이 없다"고 답변해 정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러한 모순된 진술은 두 증인의 전반적인 증언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었다. 변호인 측은 이 점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어 증인들의 진술이 얼마나 믿을만한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검찰의 핵심 주장 흔들


이날 증인신문은 검찰이 '줄리' 실체를 부인하고 안해욱 회장의 주장을 반박하기 위해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증인들의 일관성 없는 진술과 과도한 반응으로 오히려 검찰의 주장이 흔들리는 결과를 낳았다. 특히 두 증인이 나이트클럽 운영 시기와 구조, 투자 규모 등 기본적인 사실관계에서 큰 차이를 보인 점은 검찰 측 증거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하게 만들었다.


한편, 이날 공판이 진행되는 동안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즉각 발의 국민청원 동의자 수가 95만 명을 넘어섰다. 시간당 약 1만 명씩 증가하는 추세여서 곧 10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 공판은 9월 11일로 예정되어 있어, 이 사건의 재판이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의 증인 신청과 변호인 측의 반박이 계속되는 가운데, '줄리 사건'의 실체에 대한 국민적 관심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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