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보도
대통령실 공천개입 입증 유영하 당선자 육성 최초 공개 “尹이 요번에 밥 먹으러 갈 때 그렇게 해주면....”
유영하는 허위사실 공표, 윤석열 대통령은 공천개입 의혹... 특검 필요
뉴탐사는 윤석열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 간의 국민의힘 공천 개입 정황이 담긴 녹취록을 단독 입수했다. 녹취록에는 유영하 당선인이 대통령실 이관섭 비서실장과의 이른바 '원플러스원' 공천 거래를 시도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 녹취 내용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적용될 수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이철규(국힘 공관위원)랑 통화해봤냐. 전화 안받네. 안 받으면 뭐라 하지마. 나는 뭐 내가 일단 정해진 대로 씨발 뭐 언제까지 뭐 지네들 씨발 나는 예비후보 등록 이런 거는... 29일까지 방을 빼야 하는데 방법이 없다. 누구 뭐, 관섭(이관섭)이가 그 얘기는 하더라 지 후배가 서구 나오는데 서구 생각있나. 서구하고 중남구하고 달서하고 내가 보고 있는다 했는데 뭐 씨발 얘기를 해줘야 내가 뭐 정하지 않겠냐. 아니 그냥 우리는 뭐 지가 좀... 우리가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것도 아니잖아. 지역구 1개, 비례 1개 해주면 대통령(박근혜)이 선거 때 좀 움직여주고, 나는 저게 윤(윤석열)이 요번에 밥 먹으러 갈 때 그렇게 해주면 대통령(박근혜)이 하는데(선거 도와주는데) 이 양반(박근혜) 성격이 먼저 절대 안하거든 그러니까 나는 미치겠는거야. 그럼, 관섭이하고 먼저 볼 때 니가 나도 내 머리 내가 못 깎고 니거(공천)를 전달 못하니까 우리가 크게 요구하는 것도 없잖아. 지역구 하나에 하나, 원플러스 원 뭐 이건데 그걸 자기가 먼저 얘길해야 뭐.. 이런 얘길 하지유영하 발언 녹취(2023년 12월 하순)
유영하 당선인이 단수 공천을 받은 것은 지난 3월 5일이었다. 이에 앞서 윤석열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26일 첫 만남을 가진 후 석 달 연속 회동을 이어갔고, 12월 29일에는 마지막 만남을 가졌다. 또한 지난 2월 3일에는 이관섭 당시 대통령비서실장과 유영하 당시 후보가 만난 것으로 보도됐으나 해당 기사는 곧바로 삭제됐다.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은 유영하 당선인의 단수 공천 과정에서 전현직 대통령 간 공천 거래가 있었을 가능성을 의심하게 만드는 정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서구, 중구, 달서구 공천해달라" 로비
유영하 당선인은 지난해 12월 말 대구에서 지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통령실을 통한 공천 로비 정황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유 당선인은 "이관섭(당시 대통령비서실장)이가 '너 서구 (출마) 생각 있냐'고 물어봤다"며 "서구든 중구든 달서구든 빨리 지역구를 정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보자는 유영하가 29일까지 방을 빼야한다는 건 12월 29일을 의미하며, 이날 이후 자신이 공천 받을 주소로 이사를 해야하는 상황에서 출마 지역을 빨리 찍어달라는 뜻으로 날짜를 말한 것이라고 전해왔다.
"윤석열이 박근혜와 밥먹을때 공천 딜 할 것"
이어 "윤이 이번에 밥 먹으러 갈 때 그렇게 해주면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선거 때 도와주는데"라며 윤석열 대통령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공천 거래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해 12월29일 박 전 대통령을 관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 한 바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2023년 11월 7일 대구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를 방문해 관저로 초청하겠다고 약속을 했고, 유영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이관섭 비서실장이 같이 한 자리에서 공천거래를 굳힐 뜻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
"지역구 하나에 비례 하나" 원플러스원 요구
녹취록에서 유 당선인은 "지역구 하나에 비례 하나, 원플러스원"이라며 자신에게 지역구 공천과 함께 비례대표 공천까지 달라고 요구한 정황도 나온다. 이른바 '원플러스원'을 노골적으로 언급한 것이다. 유영하 당선인은 지난 3월 9일 뉴탐사 강진구 기자와 만났을 때, '원플러스원'에 대해서는 금시초문인 것처럼 시치미를 뗐다. 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될 소지가 높다.
대통령실 침묵속 유영하 "Never"
대통령실은 유영하 녹취록에 대해 한 달 넘게 침묵하고 있다. 김수경 대통령실 대변인은 뉴탐사의 질의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고 있고, 유영하 당선인도 공천 거래 의혹에 대해 "Never, absolutely never(절대 없다)"라며 강하게 부인한 바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탄핵 후 파면된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탄핵 사유중에 공천 개입도 있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대 총선 당시 새누리당 공천 개입 혐의로 징역 2년 실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을 공천개입 혐의로 기소했던 검사가 바로 윤석열 대통령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오히려 박 전 대통령과 공천 거래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셈이다.
녹취록 내용대로라면 유 당선인의 '절대 없었다'는 해명은 선거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 허위사실 공표 혐의가 적용돼 당선 무효형까지 선고될 수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검찰의 신속한 수사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나아가 대통령실과 전직 대통령의 불법 공천 개입 의혹이 제기된 만큼 특검 도입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