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술자리 불참 입증은 한동훈이 해야"
20일, 시민언론 뉴탐사의 '청담동 술자리' 명예훼손 소송 첫 재판이 열렸다. 재판에서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제출한 경찰 송치 결정서에 중대한 허점이 발견됐다. 특히 술자리 참석자들의 시간대별 동선에 있어 경찰 수사 내용이 오락가락했다.
재판부는 술자리 불참에 대한 입증 책임은 한동훈 장관에게 있다고 밝혔다. 한동훈 측은 술자리 참석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기에, 이를 입증할 의무가 원고인 한동훈에게 있다는 것이다.
김의겸 의원 측 "치사하고 비겁한 한동훈"
김의겸 의원 측 변호인은 강도 높은 어조로 한동훈 장관을 비판했다. 변호인은 "한동훈은 치사하고 비겁한 방식으로 자신의 행적을 감추고 있다"며 "문제는 한동훈의 잘못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한동훈은 공인으로서 과도한 프라이버시를 주장하려면 먼저 공인의 지위를 내려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동훈 장관의 막대한 손해배상 청구에 대해서도 "특권의식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경찰 수사기록에 나타난 오락가락 진술들
경찰 송치 결정서에 따르면, 청담동 술자리 참석자들의 진술이 서로 엇갈리고 있다. 술자리 장소와 시간, 참석자 수에 대해 경찰 조서마다 다른 내용이 기록돼 있었다.
특히 사업가 정씨는 경찰에 첼리스트와 처음 만난 장소가 고깃집이라고 진술한 반면, 경찰 기록에는 술집으로 돼있었다. 술자리 종료 시각도 경찰은 오후 11시경으로 적시했지만, 사업가 정씨는 10시쯤이라고 증언했다.
변호인 "한동훈의 정신적 손해는 자신의 잘못"
한동훈 장관 측은 명예훼손으로 인한 정신적 손해를 주장하며 10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하지만 김의겸 의원 측 변호인은 "한동훈의 특이한 정신적 특성 때문에 생긴 정신적 피해는 예견 가능성이 없어 손해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변호인은 "한동훈이 입은 정신적 피해는 오로지 자신의 잘못으로 인해 발생하고 확대된 것"이라며 "사소한 일에도 광분하여 날뛰는 그의 특성상 손해액은 0원으로 산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담동 술자리' 진실 가려질까
첫 재판에서 드러난 경찰 수사의 허점과 한동훈 장관 측의 모순된 주장들은 '청담동 술자리'의 실체에 의구심을 갖게 한다. 술자리 참석 여부를 둘러싼 공방이 계속되는 가운데, 진실 규명을 위한 후속 재판의 행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뉴탐사는 앞으로도 치열한 취재를 통해 권력형 비리에 단호히 맞설 계획이다. '청담동 술자리' 의혹이 남긴 수많은 의문점들이 하나둘씩 밝혀지길 기대해본다. 진실이 숨겨진 곳에서 뉴탐사는 계속 그 실마리를 찾아 나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