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마은혁 재판관 임명보류 위헌 가능성 시사
마은혁 헌법재판관 임명보류를 둘러싼 위헌 논란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권한쟁의 심판에서 캐스팅보트를 쥔 김형두 재판관은 최상목 대행 측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김 재판관은 과거 국회가 원고가 된 행정소송에서도 별도 의결 없이 소송이 진행된 사례를 언급하며, "여야 합의가 없었다면 왜 공문을 보냈느냐"는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다. 이는 마은혁 재판관 임명보류가 위헌으로 결정될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한다.
한편 윤석열 구속취소 심문 연기의 의미도 심상치 않다. 법원은 구속취소 신청이 있은 후 일주일 내 결정을 내려야 하지만, 첫 재판 준비기일인 20일로 심문을 미뤘다. 만약 법원이 구속취소 의향이 있었다면 11일 이전에 결정했어야 했다. 결국 이번 연기는 윤석열에게 불리한 신호로 해석된다.
언론보도로 드러나는 검찰 내부 권력 지형
검찰 내부의 윤-한 갈등이 특정 언론의 단독보도를 통해 예리하게 드러나고 있다. JTBC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수사 정보를 잇따라 보도했고, SBS는 12.3 내란 관련 수사 기밀을 연이어 공개했다. 검찰 수사 기밀이 아니고서는 취재가 불가능한 내용들이다.
특히 SBS 임찬종 기자의 보도 행태는 주목할 만하다. 2022년 3월 윤석열 당선 직후 한동훈이 윤석열의 측근이라는 이유로 서울중앙지검장 임명을 반대하는 기사를 썼던 임찬종 기자는, 한동훈이 법무부 장관에 임명되자 태도를 180도 바꿨다.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동생 로버트 케네디를 법무장관에 임명한 것에 빗대어 한동훈 법무장관 임명을 옹호한 것이다.
임찬종 기자와 한동훈의 관계는 2015년 7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한동훈이 올린 설악산 등산 사진에 '좋아요'를 누른 47명 중에는 임찬종 기자와 송경호 전 서울중앙지검장이 포함되어 있었다. 한동훈의 페이스북이 검찰 패밀리들만 접근할 수 있는 비공개 설정이었다는 점에서 의미심장하다. 송경호는 2024년 2월 김건희 소환조사 필요성을 놓고 대통령실과 정면충돌해 이른바 '송경호의 난'을 일으켰던 인물이다.

검찰과 특정 언론의 이러한 밀착 관계는 윤석열에게 불리한 내용만을 선별적으로 유출하는 양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검찰이 언론을 통해 윤석열 고립화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깊어가는 한동훈의 고민
정치권 복귀를 저울질하는 한동훈의 행보는 윤석열의 상황과 밀접하게 연동되고 있다. 1월 12일 강남 스타벅스 출현으로 시작된 복귀 신호는 윤석열 체포 이후 2월로 미뤄졌고, 다시 2월 말이나 3월 초로 연기됐다. 윤석열에 대한 지지가 여전히 강고한 상황에서 '배신자' 프레임을 우려한 고심이 엿보인다.
여론조사 결과는 한동훈의 딜레마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데일리안의 2월 6일 조사에서 한동훈은 범여권 후보 적합도 12%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2월 10일 조사에서 지지율이 7.4%까지 추락했다는 점이다. 김문수(25.1%), 유승민(11.1%), 오세훈(10.3%)에 크게 뒤처지는 수치다. 급기야 한동훈은 주요 후보군에서조차 제외되는 수모를 겪었다.
특수본 내부의 숨은 갈등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검찰 출두 과정은 특수본 내부의 또 다른 균열을 드러냈다. 심우정 검찰총장이 특수본부장을 건너뛰고 이찬규 부장검사를 통해 김용현과 접촉한 것이다. 특수본 내 대다수 검사가 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가운데, 이찬규 부장검사만이 유일한 친윤계로 알려져 있다.

엘리베이터에 갇힌 '배신의 아이콘' 유동규
어제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항소심에서 징역형 선고 직후, 유동규는 기자회견을 자청해 "이제는 이재명 본인이 책임질 차례"라며 기세등등한 모습을 보였다. 오늘 대장동 재판에 출석한 유동규를 뉴탐사 취재진이 기다리고 있었다. 유동규가 출석한 법정이 있는 5층이 아닌 4층 엘리베이터 앞이었다.
신변보호를 요청할 만큼 경계를 늦추지 않던 유동규였지만,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는 순간 피할 곳은 없었다. 강진구 기자 앞에서 그는 벌벌 떨며 아무 말도 못했다. 하지만 엘리베이터를 빠져나가 자신의 차에 오르자마자 돌변했다. 격한 욕설을 퍼부으며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정국은 이제 마은혁 헌법재판관 임명 문제와 윤석열 구속취소 심문이라는 분수령을 앞두고 있다. 검찰 내부의 균열과 여권의 분열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한동훈의 정치 행보가 본격화되면 여권 내 친윤-친한 갈등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 지지율 하락의 늪에 빠진 한동훈이 어떤 정치적 선택을 할지, 그리고 그것이 정국에 어떤 파장을 몰고 올지 주목된다.
최신뉴스
여러분의 회비는 권력감시와 사법정의, 그리고 사회적 약자 보호 등을 위한 취재 및 제작에 사용되며, 뉴탐사가 우리사회 기득권을 견제할 수 있는 언론으로 성장할 수 있는 힘이 됩니다.뉴탐사 회원가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