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표 회담에서 "재판 불복 말라"며 강경 발언을 쏟아낸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정작 자신의 정치 생명을 위협하는 여러 리스크에 직면해 있다. 청담동 술자리 의혹, 댓글 팀 운영 의혹, 윤관 씨 관련 의혹, 그리고 김진우 씨를 둘러싼 '비선 실세' 의혹까지 한 대표를 둘러싼 각종 의혹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며 그의 정치적 행보에 빨간불이 켜진 모양새다.
청담동 술자리, 10월 16일 1심 판결 주목
한동훈 대표의 가장 큰 아킬레스건으로 꼽히는 '청담동 술자리' 의혹 관련 민사소송 1심 판결이 10월 16일로 예정돼 있다. 이는 한 대표가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제기한 10억 원 손해배상 청구소송으로, 그 결과에 따라 한 대표의 정치적 입지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
이미 관련 소송에서 한 대표에게 불리한 판결이 나온 바 있다. 지난 5월 서울중앙지법은 이미키 씨가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대통령과 한동훈이 행적을 밝히면 논란이 사라질 것"이라며 사실상 한 대표의 해명을 촉구했다. 이는 10월 16일 판결의 전조로 해석될 수 있어, 한 대표 측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한 대표가 최후의 카드로 내세웠던 첼리스트의 증언이 언론 홍보 효과는 컸을 지 모르지만, 재판에는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재판 과정에서 첼리스트는 강진구 기자의 질문에 제대로 답변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고, 이는 재판부에 좋지 않은 인상을 줬을 가능성이 높다.
'한동훈 댓글팀' 의혹, 3개 수사기관 동시 수사
한동훈 대표를 둘러싼 또 다른 뇌관은 '댓글 팀' 운영 의혹이다. 현재 경찰, 공수처, 검찰 등 3개 수사기관이 이 사건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민주당이 제기한 공직선거법 위반, 직권남용,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 공수처가 수사에 착수했고, 경찰은 조국혁신당의 고발로 공공범죄수사대에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가 '댓글 팀' 수사와 청담동 술자리 사건을 함께 담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사실상 한동훈 대표의 정치적 운명이 윤석열 대통령 라인의 손에 달려있음을 시사한다.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의 권성희 부장검사는 현재 한동훈 대표와 관련된 두 개의 핵심 사건을 모두 맡고 있다. 이는 단순한 우연으로 보기 어렵다. 오히려 청와대가 한동훈 대표를 견제하고 통제하려는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두 사건의 처리 과정과 결과에 따라 한동훈 대표의 정치적 입지가 크게 흔들릴 수 있는 만큼, 이는 윤석열 정부가 한동훈 대표에 대해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수단을 확보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특히 최근 한동훈 대표와 윤석열 대통령 사이의 불화설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이러한 수사 배정은 더욱 의미심장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양문석 의원의 폭로에 따르면, 댓글 팀 의심 계정 24개에서 약 6만 개의 댓글이 작성됐으며, 이 중 500여 개는 오타까지 정확하게 일치하는 복사본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조직적인 댓글 팀 운영의 증거로 볼 수 있어, 한 대표에게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LG '맏사위' 윤관 씨 의혹, 한동훈 대표의 또 다른 아킬레스건
한동훈 대표와 가까운 인물로 알려진 윤관 씨를 둘러싼 의혹도 한 대표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 윤관 씨의 과테말라 국적 취득 의혹과 병역 면제 의혹이 제기되면서, 이는 곧바로 한 대표의 정치적 리스크로 연결되고 있다.
특히 윤관 씨와 관련된 2억 원 대여금 반환 청구 소송이 주목받고 있다. 삼부토건 조남원 부회장 장남 조창연 씨가 윤관 씨를 상대로 제기한 이 소송은 단순한 금전 문제를 넘어, 윤관 씨와 한동훈 대표 사이의 연관성을 드러낼 수 있는 사건으로 여겨지고 있다. 만약 이 소송에서 2억 원의 현금 전달이 사실로 인정된다면, 그 돈의 최종 수령인이 누구인지에 대한 의혹이 제기될 수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까지 겨냥한 검찰의 '문다혜 씨 사건' 수사
한동훈 대표를 둘러싼 의혹들 외에도, 검찰이 문재인 전 대통령을 겨냥한 수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주목을 받고 있다. 이른바 '문다혜 씨 사건'으로 불리는 이 수사는 문 전 대통령의 딸 문다혜 씨의 전 남편이 이상직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운영하던 항공사에 취업한 것과 관련된 의혹을 다루고 있다.
검찰은 이상직 전 의원이 문다혜 씨의 전 남편을 취업시켜 준 대가로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에 임명됐다는 의혹을 수사 중이다. 이 과정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이 국가 권력을 이용해 특정 직위를 보장하고, 그 대가로 사위가 특혜 채용을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검찰이 압수수색 영장에 문재인 전 대통령을 피의자로 적시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당초 문다혜 씨와 그의 전 남편에 대한 수사로 시작됐던 것이 문재인 전 대통령을 겨냥한 수사로 확대되었음을 시사한다.
검찰은 문 전 대통령이 사위 취업 후 딸에게 지원하던 생활비를 끊은 점을 들어, 해당 금액을 뇌물로 볼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는 매우 이례적인 해석으로, 김건희 관련 의혹과 대조적이다. 김건희 씨의 명품백 수수 의혹은 영상 증거와 청탁 목적 진술이 있음에도 무혐의 처리됐다. 이런 검찰의 이중적 태도는 정치적 중립성과 수사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하게 한다.
김진우 씨, 새로운 '비선 실세'로 부상?
윤석열 정부 내 새로운 실세로 김건희 씨의 오빠 김진우 씨가 부상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진우 씨의 고교 동창인 심우정 검찰총장 후보자 지명을 계기로 김 씨의 영향력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2021년 7월 김건희 씨와 최영민 감독의 통화 당시 전화기 너머로 들린 남성의 목소리다. "끊어"라고 말하는 이 목소리의 주인공이 김진우 씨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김진우 씨가 당시 대선 후보 부인의 일정이나 통화에까지 관여할 만큼 영향력이 크다는 것을 시사한다.
더불어 김진우 씨가 선라이즈 사건과 관련해 평택 자유무역항의 보세창고를 방문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는 김진우 씨가 단순한 가족 관계를 넘어 평택항 밀수 은폐 의혹의 핵심인 선라이즈 사건에까지 개입하고 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선라이즈 사건은 평택항을 통한 대규모 마약 밀수와 관련된 의혹으로, 정부 고위층의 개입 가능성까지 제기되며 큰 파장을 일으켰다. 김진우 씨의 보세창고 방문이 사실이라면, 이는 단순한 우연으로 치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이 사건의 핵심 인물인 최은순 씨와 김건희 씨의 고모, 고모부가 깊이 관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김진우 씨의 개입 가능성은 사건의 범위와 심각성을 한층 더 확대시킬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다.
김진우 씨와 새 검찰총장 후보와의 관계도 주목받고 있다. 두 사람이 휘문고 동기 동창이라는 점에서, 이번 인사가 단순한 우연인지 아니면 김진우 씨의 영향력이 작용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한동훈 대표의 정치적 미래 불투명
이런 상황에서 한동훈 대표는 여야 대표 회담에서 이재명 대표를 향해 "재판 결과에 불복하지 말라"고 압박했다. 그러나 정작 본인을 둘러싼 여러 의혹과 리스크에 대해서는 명확한 해명이나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어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
결국 한동훈 대표의 정치적 미래는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들을 어떻게 해소하느냐에 달려 있다. 10월 중순 청담동 술자리 관련 판결을 시작으로 댓글 팀 의혹, 윤관 씨 관련 의혹, 그리고 김진우 씨의 영향력 문제 등 산적한 과제들이 한 대표의 정치 행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