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제보와 거래의 차이

2024-12-24 09:04:31

진실을 전하는 방식은 그 의도와 목적에 따라 전혀 다른 성격을 갖는다. 제보는 공익을 위해 침묵 속에 묻혀있는 진실을 세상의 빛으로 끌어내는 일이다. 반면 거래는 그 진실을 개인의 이해관계를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일이다. 이 둘의 차이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제보의 핵심은 진실 그 자체에 있다. 제보자는 자신의 안위를 걸고 진실을 고발한다. 그들은 사회의 부조리를 바로잡고, 정의를 세우기 위해 나선다. 그 과정에서 제보자들은 때로 심각한 위험에 노출되기도 하고, 평범한 일상을 포기해야 할 때도 있다. 그럼에도 그들이 진실을 고발하는 이유는 그것이 우리 사회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거래는 이와 다른 길을 걸어간다. 거래에서 진실은 목적이 아닌 수단이 되고, 공익이 아닌 사익을 위한 도구가 된다. 거래를 하는 이는 자신의 입지를 강화하거나 우위를 점하기 위해 정보를 활용한다. 이 과정에서 진실은 온전한 모습을 잃고 조각나기 쉽다.


제보된 진실은 본질적으로 공적 영역에 속한다. 그것은 더 이상 어느 누구의 사적 소유물이 될 수 없다. 마치 빗물이 강물이 되고 바다에 이르러 모두의 것이 되는 것처럼, 제보된 진실 역시 사회 구성원 모두의 것이 된다. 누군가 그것을 사적인 협상이나 거래의 대상으로 삼으려 할 때, 진실은 그 본질적 가치를 잃게 된다.


제보자와 언론의 관계는 진실을 추구하는 동반자여야 한다. 이는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하는 상호보완적 관계다. 제보자는 진실을 발견하고, 언론은 그 진실을 검증하고 알린다. 이 과정에서 소수의 양심적인 기자들은 제보자 보호와 진실 수호를 위해 자신의 안위를 걸기도 한다. 그들은 권력의 위협과 압박 속에서도 때로는 수갑이 채워진 채 유치장에 수감되는 일까지 감수하며 진실을 지킨다. 이처럼 제보자와 언론은 함께 진실을 완성해가는 동반자적 관계여야 한다.


그러나 이 관계가 이해관계의 충돌로 변질될 때, 진실은 그 빛을 잃는다. 제보가 언론을 향한 압박의 수단이 되는 순간, 그것은 더 이상 제보가 아닌 거래가 된다. 이때 피해는 단순히 당사자들에게 그치지 않고, 진실을 기다리는 우리 사회 전체로 확장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진실이 침묵 속에 묻혀있다. 그리고 그 진실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자신의 안위를 걸고 나서는 제보자들과 기자들이 있다. 우리는 그들의 용기를 기억하고, 그들이 전하는 진실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 제보와 거래는 명확히 다르다. 이 차이를 인식하고 구분하는 것이 진실의 가치를 지키는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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