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동 술자리 공소장 '죽든지' 발언 논란... 전체 녹취록 확인해보니

녹취록에 나타난 '죽든지'의 실제 의미

청담동 술자리 사건의 핵심 증거인 녹취록 일부가 유출되면서 제보자에 대한 마녀사냥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8일 연합뉴스가 공소장을 입수해 보도한 이후 공소장 내용이 일부 유튜버들에게 유출되면서 제보자가 마치 첼리스트를 죽이려한 것처럼 알려지고 있다. 뉴탐사는 해당 내용에 대한 사실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공소장에 언급된 2022년 11월 4일 오전 10시 37분 통화 녹취 파일을 입수해 분석했다. 8분 42초 분량의 통화 녹취 파일을 들어본 결과, 검찰 공소장에 언급된 녹취록이 핵심적인 맥락을 생략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강진구 기자와 제보자와의 녹취록에는 "죽다"와 관련된 표현은 총 3회 등장한다. 그런데,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죽다'의 의미가 11가지로 정의되어 있다.

1. 생명의 종료
2. 불이 꺼짐
3. 색깔/특징의 변화
4. 기운이 꺾임
5. 기억의 소멸
6. 기계의 작동 중지
7. 게임에서의 패배
8. 효력 상실
9. 위협의 표현
10. 최선을 다함
11. (은어) 감옥에 가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죽다' 의미

녹취록 전체를 들어보면, '죽다'는 의미는 첫번째 의미가 아닌 다른 의미로 사용됐음을 쉽게 알수 있다. 이는 '기가 죽다' 또는 '풀이 죽다'를 뜻하며, 통화 녹취록에는 '기세나 기운이 꺾이다'는 의미로 '꼬랑지를 내린다'는 표현도 함께 사용됐다.

맥락이 삭제된 공소장을 유출해 논란 키워

가장 논란이 된 "죽든지"라는 표현 직후에는 "절대 안 죽고 외국에 나간다"라는 문장이 이어진다. 전체 맥락은 "걔가 나와요, 아님 죽든지. 절대 안 죽고 외국에 나간다"로, 실제 살해 위협과는 거리가 멀다. 2022년 12월 3일 제보자 이모씨의 다른 통화 녹취에서도 "진짜 죽습니다. 걔 구속돼요"라는 발언은 '감옥에 가다'의 의미로 사용됐다.

그러나 이러한 맥락은 검찰 공소장에서 모두 삭제됐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렇게 맥락이 삭제된 공소장이 부적절하게 유출된 것이다. 지난 10월 8일 연합뉴스 보도 직후 유튜버 김두일에게 공소장이 유출됐고, 이를 계기로 김용민(목사)이 퍼나르면서 왜곡된 정보가 빠르게 확산됐다.

유튜버와 현직 검사의 왜곡 확산

검찰 공소장에서 '죽든지'라는 단어 하나만이 부각되면서, 마치 제보자가 첼리스트의 목숨을 위협했다는 식의 왜곡된 해석이 퍼지고 있다. 이는 사실과 전혀 다른 내용이다.

제보자 이모씨는 "전체 통화 녹취를 들어보면 '죽다'라는 표현의 실제 의미를 충분히 알 수 있음에도 검찰이 맥락을 생략하고, 일부 유튜버들이 왜곡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우려되는 점은 일부 유튜버들이 이를 근거로 제보자에 대한 마녀사냥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더 심각한 것은 현직 검사인 진혜원 검사가 이러한 SNS 게시글에 댓글로 동조하면서, 실제 검찰 공소장 내용이 살인 또는 자살방조를 뜻하는 것처럼 확산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한동훈 10억 손배소 1심 선고 앞두고 여론몰이 심각

8분 42초 녹취록이 밝혀낸 진실은 검찰의 증거 취급, 공소장 유출, 그리고 일부 유튜버 및 현직 검사의 행태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단순한 오해를 넘어 의도적인 왜곡과 확산으로 보이며, 한 개인에 대한 부당한 비난을 야기하고 있다.

특히 우려되는 점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10억 원 손해배상 청구 소송 1심 선고를 앞둔 시점에서 제보자에 대한 마녀사냥을 비롯한 극심한 여론몰이가 진행 중이라는 것이다. 이는 판결 선고에 영향을 주기 위한 행위로 매우 부적절하며, 현직 검사까지 이에 동조하고 있어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