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비평

'2030 영끌 부동산 보도'는 사기?

세계 62위 한국의 언론자유

2024-05-16 23:46:00

최근 한국 부동산학회가 발표한 학술지 '부동산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30세대의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부동산 투자는 극히 일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40%를 초과하는 이른바 '영끌족'은 20대와 30대 중 3.8%에 불과했다. 이는 언론 보도와는 크게 다른 수치다.


언론, 2030 '영끌' 부추겨


2019년 하반기부터 2020년까지 언론은 '2030 아파트 영끌' '영끌이 나라를 살리는 법' 등의 제목으로 2030세대의 무리한 부동산 대출을 부추겼다. 이로 인해 청년들은 불안감과 열패감을 느끼며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집을 사는 현상이 벌어졌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은행과 통계청이 발표한 '금융안정 보고서'에 따르면 2030세대의 주택 매입을 위한 대출 비중은 2017년 61%에서 2021년 33%로 크게 줄었다. 대신 전세나 월세 보증금을 위한 대출이 크게 늘었다. 즉, 2030세대 대다수는 영끌이 아닌 부모의 도움으로 내 집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잘못된 '영끌' 보도는 청년들에게 막연한 불안감과 좌절감을 안겨주었다. 또한 부동산 투기의 장으로 젊은이들을 유혹하는 한편, 청년 세대 간 빈부격차 문제는 지적하지 못했다. 부모 세대와 청년 세대 간 소득 이전 문제 역시 언론이 주목하지 않은 부분이다.


62위로 추락한 언론자유도


한편 최근 국경없는기자회(RSF)가 발표한 세계언론자유지수에서 한국은 전년 대비 15계단이 추락한 62위를 기록했다. 언론자유 수준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음에도 정작 국내 언론은 이를 제대로 보도하지 않고 있다.


언론자유 추락, 국내 언론은 침묵


언론자유지수 62위는 1년 만에 46위에서 15계단 하락한 수치다. 과거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에도 69~70위까지 떨어진 적이 있다. 그러나 언론자유 악화에 대해 국내 언론은 제대로 문제 제기를 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일부 보수 성향 언론단체는 RSF를 '좌파단체'로 매도하며 평가 자체를 폄훼하기도 했다.


RSF뿐 아니라 미국 국무부, 스웨덴 예테보리대학교 등 해외 기관에서도 한국 언론자유 악화와 정부의 언론탄압 행태를 지적했다. 그러나 정작 국내 언론은 이를 외면하고 있다. 언론 스스로 언론자유 훼손에 침묵함으로써 정부의 탄압을 방조하는 꼴이 되고 있는 셈이다.


KBS, 尹 감싸기에 혈안


지난 2일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KBS는 대통령의 발언을 여과 없이 전하고 우호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데 혈안이 됐다. 8꼭지의 관련 보도에서 단 한 차례도 기자회견의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았다. 이는 심지어 TV조선보다 더 심각한 수준이었다는 평가다.


KBS는 "대통령과 70여분간 진지한 문답" "질문 기회 얻으려는 기자들 손 바빴다" 등 기자회견 분위기를 극히 우호적으로 묘사했다. 그러나 정작 기자들의 질문은 문제가 많았다. 사전 질문지에도 없던 엉뚱한 질문, 대통령의 답변을 제대로 파고들지 못한 질문 등 부실한 질의가 많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자회견장서 기립박수까지


특히 기자회견 시작 전 사회자의 요청에 따라 대통령 입장 시 기자들이 일제히 기립해 박수를 치는 모습은 상당히 부적절했다는 평가다. 대통령과 언론이 수평적 관계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마치 대통령 앞에 신하들이 도열한 듯한 인상을 준 것이다. 일각에서는 "KBS가 아니라 KTV냐"는 비판도 제기됐다.


내로남불 기성 언론, 총선 보도 낙제점


방송기자연합회가 주최한 20대 총선 언론보도 평가토론회에서 기성 언론은 낙제점을 받았다. 친정부 매체건 진보 성향이건 총선의 민심을 제대로 읽어내지 못했고, 오히려 정쟁에 치우친 보도로 혼탁한 여론만 양산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민심 읽지 못한 기성 언론


정치권이나 전문가들의 예상과 달리 제1야당이 압승을 거둔 총선 결과는 기성 언론이 얼마나 민심과 동떨어져 있는지 보여줬다. 특히 기성 언론은 제3의 정당인 정의당의 돌풍을 애써 외면하거나 폄훼했다. 주요 정당과 인물 위주의 보도에만 치중한 것이 문제로 지적됐다.


반면 유튜브 시사채널과 탐사보도 언론은 독자적 시각으로 선거 흐름을 짚어내 호평받았다. 유튜브는 선거운동 기간은 물론 개표 방송에서도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했다. 탐사보도 전문 언론 역시 기성 언론과 차별화된 심층 분석으로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변화 요구에 귀 닫은 기성 언론


시민들이 정치권은 물론 기성 언론의 변화까지 요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언론계 내부의 반성은 찾아보기 힘들다는 게 토론회 참석자들의 한결같은 목소리였다. 언론에 대한 신뢰가 바닥을 치고 있는 상황에서 기성 언론은 존폐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경고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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