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비평

'명품백' '앙투아네트' '단두대 황후' 줄잇는 해외언론 김건희 보도

정치테러... 박근혜는 띄우고 이재명은 지우는 언론

2024-01-25 21:00:00

경호처 난동사건... 언론의 '가짜 중립'


지난 18일 전북 전주에서 열린 전라북도특별자치도 출범식에서 진보당 강성희 의원이 대통령실 경호원들의 과잉경호로 행사장에서 끌려나간 사건이 발생했다. 언론은 강성희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을 위협해 강제 퇴장시킨 것처럼 보도했지만, 당시 여러 각도에서 촬영된 영상을 보면, 대통령실 경호원들이 대통령 면전에서 쓴소리하는 국회의원을 밖으로 내쫓았다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

문화일보 1월 19일자 사설은 강성희 의원이 의도적으로 행패를 부렸다고 매도하는 것을 넘어 이재명 대표 테러범과 다를 바 없다고 몰아갔다.


커터칼 테러 박근혜는 '의연한 공주'로... 이재명 테러 부실수사는 침묵


지방선거를 열흘 정도 앞둔 2006년 5월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유세현장에서 커터칼에 찔려 큰 상처를 입었다. 박근혜 테러 당시 노무현 정부였고, 한나라당은 야당이었다. 

당시 언론들은 테러범의 당적 등 신원을 일제히 보도했고, 한나라당도 테러범의 배후를 밝히라고 정부와 여당을 향해 공세를 펼쳤다.

반면, 이재명 대표에 대한 테러 사건에 대해서는 축소 또는 왜곡하면서 경찰의 부실 수사에는 침묵했다.

2006년 5월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테러 사건 당시 주요 언론 기사 제목
2006년 5월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테러 사건 당시 주요 언론 기사 제목
2024년 1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테러 사건 당시 주요 언론 기사 제목
2024년 1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테러 사건 당시 주요 언론 기사 제목


언론의 이런 보도로 인해 포털에서의 댓글도 음모와 조롱 프레임이 주를 이뤘고, 진상 규명에 대한 댓글은 상대적으로 적었다.(출처 : 민들레뉴스)

언론들이 기사로 분위기를 만들면 댓글부대(?)가 동원돼 이재명 테러 사건의 진상 규명을 방해하고 국민들 기억에서 지워가고 있는 형국이다.

이런 와중에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이 중학생으로부터 벽돌로 머리를 맞는 일이 벌어지면서 정치인 대상 테러가 어떤 식으로 보도될 지 우려된다.

연세대 최선영 교수팀이 2024년 1월 2일 네이버 뉴스(CP 57개사) 댓글 30만건 분석 결과
연세대 최선영 교수팀이 2024년 1월 2일 네이버 뉴스(CP 57개사) 댓글 30만건 분석 결과


김건희 명품백 앙투아네트 줄잇는 해외언론 보도


대만 언론 중시신문망은 마리 앙투아네트를 '단두대 황후'라고 제목에 올리고, 한국 영부인 김건희 씨가 디올백 수수 사건으로 '단두대 황후'라고 조롱을 받고 있다고 지난 21일자로 보도했다.

이보다 앞선 지난 20일 인도의 타임즈 오브 인디아에서도 한국의 영부인이 마리 앙투아네트에 비유됐다고 보도했다.

국민의힘 김경율 비대위원이 마리 앙투아네트에 비유한 이후 국내 언론에서는 대통령실 눈치 보며 몰카 촬영 등 취재 윤리를 비판하거나 윤석열-한동훈 권력 다툼에 집중하는 사이 국외 언론들은 디올백 수수 사건으로 영부인 이미지가 추락하고 있음을 정면으로 다루고 있다.



인도네시아 트리뷴뉴스도 지난 25일 김건희 씨의 디올백 수수 사건에 한국 대통령이 주목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도네시아는 지난해 9월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초청으로 방문했던 나라다.

당시 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인도 뉴델리에서 나렌드라 모드 인도 총리와 수교 50주년 정상회담까지 했었다.

당시 인도네시아와 인도 방문에 김건희 씨도 동행했다.

명품백 수수 사건이 국제적인 조롱거리가 되고 있지만, 대통령실은 여전히 입장 발표 방법을 놓고 갈팡질팡하고 있고 국내 언론도 대통령실 눈치 보기에 급급해 보인다.

인도네시아 트리뷴 뉴스에 보도된 김건희 씨 명품백 수수 사건
인도네시아 트리뷴 뉴스에 보도된 김건희 씨 명품백 수수 사건


● 출연 : 이명재(민들레 대표), 김성재(민들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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