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게이트의 파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명태균 씨의 영향력이 윤석열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인사들의 공천에까지 미쳤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정치권이 술렁이고 있다. 한편 10월 16일 재보궐선거를 앞둔 전남 영광에서는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진보당이 치열한 3파전을 벌이고 있다. 뉴탐사는 영광 현장을 찾아 주민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어봤다.
명태균, 경남·강원지사 공천에도 개입 의혹
10일 뉴스토마토 보도에 따르면 명태균 씨가 경남도지사와 강원도지사 공천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보도에 따르면 명태균 씨는 박완수 경남지사를 데리고 김건희 씨가 있는 아크로비스타에 갔고, 김건희 씨가 명태균 씨를 '선생님'이라 부르며 반갑게 맞이했다고 한다.
박완수 지사 측은 "2021년 8월 서초동에서 명태균 씨를 만난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하지만 2022년 3월 보도에서는 윤석열 당선인과 만났다고만 언급했었다.
강원도지사 선거와 관련해서도 명태균 씨의 개입 의혹이 제기됐다. 당초 황상무 후보의 단수 공천이 결정됐으나 김진태 의원의 농성 끝에 경선으로 번복됐고, 결국 김진태 후보가 공천을 받았다. 명태균 씨는 김진태 후보에게 김건희 씨가 있는 장소를 알려줬고, 김진태 후보가 김건희 씨를 찾아가 '충성 맹세'를 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동훈 "도이치모터스 수사, 국민이 납득할 결과 내놔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10일 검찰에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수사와 관련해 국민이 납득할 만한 결과를 내놔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 대표의 이같은 발언은 윤석열 정부와 각을 세우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한 대표의 발언이 뻔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대표가 얼마 전까지 법무부 장관이었다는 점에서다.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은 최근 새롭게 드러난 사실이 아니라 한 대표가 장관 시절 이미 알고 있었던 내용이라는 것이다.
영광 재보궐선거 현장을 가다
12월 6일 전남 영광군수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진보당이 치열한 3파전을 벌이고 있다. 뉴탐사는 김시몬 기자를 영광 현장에 파견해 유권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직접 들어봤다.
한 주민은 "영광이 이렇게 관심을 받은 적이 없었다. 경쟁은 좋다"면서도 "밥그릇 챙길 때만 이렇게 관심 갖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다른 주민은 "민주당이 공천을 잘했고 지역 정치를 잘했다면 이렇게 시소게임을 하겠느냐"며 민주당을 비판했다.
진보당의 선전도 눈에 띈다. 한 주민은 "진보당이 8~10개월 전부터 모든 당력을 여기에 쏟았다. 평일에는 100여 명의 당원들이 온갖 곳을 다니며 바닥 민심을 닦았다"고 전했다.
조국혁신당에 대해서는 "쇄빙선 역할을 잘하고 있다"는 의견과 함께 "지방선거에 너무 힘을 쏟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한 주민은 "국정감사도 제대로 못하고 계속 내려오시는 것도 있는데, 저희 입장에서는 당이 여러 개 해서 경쟁하는 게 나쁘지는 않다"고 말했다.
일부 주민들은 선거 결과에 대한 언론의 해석을 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 주민은 "만약 조국혁신당이 이기면 10월 17일 날 신문에 '이재명, 호남에서도 버림받아'라고 나올 것"이라며 "그래서 민주당 쪽으로 표를 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는 영광 주민들이 단순히 후보 개인이나 정당에 대한 선호를 넘어, 선거 결과가 미칠 정치적 파장까지 고려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른 주민은 "조국혁신당을 좋아하지만, 이재명 대표 때문에 민주당이 이렇게 혼신의 힘을 다하는데 차마 그렇게 못하겠다"며 복잡한 심경을 토로했다. 이처럼 영광 유권자들은 지역 현안뿐만 아니라 전국 정세까지 고려하며 투표 선택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주민들은 "예전에는 무조건 민주당을 찍었지만 이제는 인물을 보고 투표한다"며 변화된 민심을 드러냈다. 한 주민은 "친구들끼리 만나도 누구를 찍을지 서로 말을 안 한다. 예전과 달리 생각이 다 다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번 영광군수 선거는 단순한 지방선거를 넘어 여러 정당의 미래가 걸린 중요한 선거로 평가받고 있다. 유권자들의 냉철한 판단이 요구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