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보도

도덕성 강조한 이낙연, 알고보니 동생들은 원룸왕족​

신림동에만 8개동에 250여개 원룸 보유​

2024-01-22 21:00:00

청년에 호소해온 이낙연, 형제들은 청년 대상 원룸 임대사업자


이낙연 전 총리가 국무총리 취임 다음 날 모친의 주소지를 세종시 국무조정실로 옮긴 사실이 드러난 이후 이낙연 전 총리의 동생들의 부동산 취득 현황에 대한 취재를 이어갔다.


취재결과, 이낙연 전 총리의 여동생 이금순, 남동생 이계연, 그리고 막내동생 이상진 씨가 공교롭게도 원룸 건물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낙연 전 총리의 동생들이 소유한 원룸 건물은 위치도 서울 신림동 역근처에 자리잡고 있으며, 부부가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다는 공통점도 있었다.



서울 신림동은 젊은 직장인 또는 학생들이 거주하는 곳으로 이낙연 전 총리의 동생들이 젊은 청년들을 상대로 원룸 임대 사업을 대대적으로 해온 것이다. 원룸 개수로 따지면, 약 250개는 족히 되는데다 2022년 5월 들어선 신림선 서울대벤처타운역에서 도보로 5분, 멀어도 20분 안에 갈 수 있는 거리다. 이낙연 전 총리가 평소 시시때때로 청년을 내세우며 지지를 호소해 온 진심이 무엇이었는지 무색한 이유다.



이계연 삼부토건 전 대표 부부, 원룸 2채 소유


먼저 이낙연 전 총리의 남동생이자 삼부토건 대표로 재임했던 이계연 씨 부부는 8층짜리와 5층짜리 원룸 건물을 소유하고 있었다. 이중 8짜리 건물은 2015년 19억원에 사들였다. 해당 건물에는 48개 원룸이 꽉 차 있다. 인근 부동산 중개인은 “원룸 하나에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65만원 가량인데, 지금은 방이 안 나와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해당 건물은 50억 정도는 간다”며, “당시 매도인이 급매물로 내놔서 무척 싸게 샀다. 돈이 있으면 내가 사고 싶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또 “인근에 2022년 5월 신림선 서울대벤처타운역이 들어섰고, 앞으로는 재개발이 진행 중이라 향후에는 상가로 써도 좋은 건물”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한 채는 2017년 20억 5천만원에 매입했다. 이 건물 등기부등본을 보면, 이계연 씨의 부인 이 모 씨의 주소지가 서울 도곡동 타워팰리스로 되어 있는 것도 석연치 않다. 해당 타워팰리스 주소지의 등기부등본 목록에서 이 모 씨의 이름은 나오지 않는다. 이 시기에 이계연 씨 부부가 타워팰리스에 실거주하고 있었는지 아니면, 주소지만 옮겨놓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여동생과 막내동생 부부도 원룸 6채 소유


원룸 임대사업은 이계연 씨 부부만 하고 있는 게 아니다.

이낙연 전 총리의 막내동생인 이상진 씨 명의로 한 채(2017), 이상진 씨의 부인 한 모 씨 소유로 한 채(2016), 바로 아래 여동생인 이금순 씨 부부 공동소유로 한 채 (2008년), 이금순 씨 남편 전 모 씨 명의로 한 채(2003), 이금순 씨와 아들 공동소유 건물 한 채(2014), 이금순 씨 온 가족 공동소유 건물 한 채(2023년)가 확인됐다. 또 2005년 5억원에 샀다가 6억원 이상의 차액을 남기고 11억원(2016년)에 판 건물도 있다.


"누나가 원룸 임대 사업 잘되니 동생들도 하게 된 것"


신림동 한 부동산 중개인은 “누나(이금순)가 원룸 임대 사업을 하다 잘 되니, 동생들도 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금순 씨 가족의 경우, 매도인이 매수할 때 산 가격보다 싸게 산 건물도 있었다. 예를들어, 2014년 산 이금순 씨와 아들의 공동명의 건물은 15억원에 샀는데, 이 건물을 판 전 건물주는 2008년 16억원에 샀던 건물을 1억원 더 낮게 산 것.

또 이금순 온 가족이 2023년 공동소유로 산 신림동 건물은 매도인이 2016년 15억 5천만원에 샀던 가격 그대로 2023년 매입했다.


신림동 부동산 중개인들은 “이 정도 건물들은 30억~35억은 나간다”라며, “더우기 근처에 서울대벤처타운역이 들어서면서 원룸 건물을 사려는 경쟁이 치열하다”고 설명했다.


매번 싼 값에 건물을 산 비결은 무엇일까. 다운계약서를 작성한 게 아닌지 의심해 볼 수도 있는 지점이다. 참고로 서울대벤처타운역은 신림선 중에서도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역으로, 강남과 여의도 쪽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이 밀집해 있다.


이낙연 당대표 시절 "청년들에게 미안하고 가슴 아프다."


한편, 이낙연 전 총리는 2020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지내면서 LH사태가 터지자, “청년들에게 참으로 미안하고 가슴아프다”, “청년 아픔에 충분히 대응못한 죄책감이 있다”라고 발언했고, 2021년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사과한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이 전 총리는 유난히 청년 지원을 원룸 형태의 주거 지원에 초점을 맞추기도 했다. 호텔방을 원룸으로 개조하고 임대 사업을 해 전세 난민 사태를 해결하겠다고 해 뭇매를 맞았던 적도 있다. '호텔방 임대' 발언 배경에도 형제들의 원룸 임대 사업이 있었던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 


또, 2021년 청년층 지지 확보에 나서며, ‘청년 주거지급 제도 전면 시행’을 공약으로 냈는데, 여기에는 1인 가구 전용주택 공급 확대와 흔히 '지옥고'라 불리는 지하, 옥탑방, 고시원 형태의 청년 주거시설 상향 지원도 포함돼 있다. 얼핏 보기에는 청년들의 고충에 공감하고 해결책을 내놓으려 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 이 전 총리 형제들의 원룸 임대사업자들인 것을 알게 된 이상, 그 의미는 퇴색된다.


이낙연 전 총리의 동생들 원룸 건물 매입 시점과 이낙연 이력과 비교
이낙연 전 총리의 동생들 원룸 건물 매입 시점과 이낙연 이력과 비교


이 전 총리는 최근 민주당을 탈당해 신당(새로운 미래)을 창당하면서, 민주당의 도덕적으로 깨끗하지 못하고 검찰 독재에 효과적으로 맞서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댔다.


흔히 민주당 내 이낙연 계열로 분류된 인물들이 개혁에 발목 잡고 검찰 독재를 비호해 왔다는 비판을 받았다는 점에서 민주당을 탈당하면서도 솔직하지 못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취재진은 지난 16일 새로운 미래 창당 발기인 대회가 열린 서울 대방동 여성플라자 현장에서 이낙연 전 총리를 만나 ‘형제들의 신림동 원룸 임대사업 사실을 아는지’ 등을 질의했지만, "무슨 얘긴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에 22일 문자메시지를 보냈으나, 답은 오지 않았다.


1월 16일 서울 대방동 새로운 미래 창당 발기인 대회에서 권지연 기자가 신림동 임대사업이 가족사업인지에 대해 묻자 무슨 얘긴지 모르겠다고 답변중인 이낙연 전 총리
1월 16일 서울 대방동 새로운 미래 창당 발기인 대회에서 권지연 기자가 신림동 임대사업이 가족사업인지에 대해 묻자 무슨 얘긴지 모르겠다고 답변중인 이낙연 전 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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